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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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
  • 정명재
  • 승인 2017.11.21 11: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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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방재안전직렬 - 재난과 안전을 생각하는 공무원

찬바람이 낯설지 않은 계절이 왔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고3 수험생들의 수능시험이 예정돼 있던 한 주(週)였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생각보다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언제든 재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되었고,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에 대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 결론을 내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공무원의 직렬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행정직을 비롯하여 경찰·소방·관세·세무직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공무원의 삶도 있지만, 방재안전직·도시계획직·수산직·자원관리직 등 낯선 직렬도 있다.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공무원의 역할은 다양한 곳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데, 이번 지진 대응으로 하루 만에 대학입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교육부의 발표를 보면서, 앞선 정부에 비해 그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칭찬을 하고 있다. 재난상황에서 정부의 대응, 정확히 말하면 공무원의 업무능력이 중요함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민 모두가 깨달은 바 있지 않은가. 위기대응능력의 선봉에 선 직렬 중에 하나는 행정안전부 소속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일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재난·안전관련 직렬인 방재안전직을 소개하기로 한다.

방재안전직은 18대 정부에서 ‘국민안전처’라는 새로운 부처의 탄생과 함께 선발된 직렬이다. 2014년 방재안전직 선발 당시에는 그 이름조차 생소한 직렬이어서인지 응시인원도 많지 않았고, 시험성적 과락자가 많아 임용예정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행정안전부(前 국민안전처)의 재난문자를 받으며 안전을 담당하는 전담 기구가 생겼음을 알고 있는 듯하다. 지난 정부시절, 필자는 국가직 7급 시험에 합격을 하고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근무하였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평시에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난상황을 수집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는 안전 최전선의 장소였고,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이른 아침이면 상황회의가 진행되는 곳이었다. 한켠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있었는데, 이곳은 긴급하고 중대한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의 대응·복구 단계에서 가동되는 곳으로 각종 제반장비가 구비된 곳이었다. 필자는 대한민국 재난안전 분야를 맡아 분주히 돌아가는 부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근무하며 느낀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인력의 공무원들이 재난에 대비하여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때로는 질책을 받았고, 가끔은 칭찬을 받으며 출범한 대한민국 안전담당 부처였지만, 국민안전처는 신설부처의 어려움과 태생적인 한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을 겪은 폐허에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일군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바삐 일하는 문화 속에서 안전에 대한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1994)와 부실공사로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 대구 지하철 참사(2003)같은 사회재난과 태풍 루사(2002)와 매미(2003) 등의 심각한 자연재해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재난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진국의 경우도 처음부터 재난대응을 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재난대응 역시 그러한데, 2001년 9.11 테러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의 피해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경험한 후,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난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성찰을 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아끼지 않는 문화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방재안전직렬은 9급과 7급 그리고 5급 시험에서 공무원 선발을 하고 있으며, 지방직·서울시·국가직에서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국어, 영어, 한국사 이외에 전공과목으로 재난관리론과 안전관리론, 방재관계법규, 도시계획이 시험과목이다. 필자는 국가직 7급·서울시 7급 방재안전직 시험에서 모두 합격하여 최종적으로는 국가직 7급 공무원으로 근무를 하였다.

방재안전직 시험은 전공과목에 대한 자격증 가산점 제도가 아직은 도입되어 있지 않고, 시중에 강의와 강사가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준비하는 수험생도 많지 않고, 커트라인이 높지 않은 직렬로 수험생들에게 알려져 있다.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을 가진 필자는 합 격에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 방재안전직렬 시험을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공직에 입문하는 것은 직업으로서 평생직장을 얻는 과정이다. 방재안전직이 하는 업무를 잠시 소개하니, 그에 맞는 적성과 가치관을 가진 유능한 인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방재안전직은 재난에 대한 예방·대비·대응·복구과정을 맡아 안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위험대비 매뉴얼을 준비해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방직에서는 9급 공무원을 선발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안전 소요 인원에 맞춰 선발하고, 서울시에서는 9급과 7급을 동시 선발하고 있다. 국가직에서는 9급·7급·5급을 모두 선발한다. 서울시에서는 2017년 10명의 7급 인원을 선발하였는데, 예년에 비하면 2.5배 증가된 많은 신규채용을 한 것이다. 2017년 국가직에서는 5급 4명, 7급 6명, 9급 7명을 선발하였다. 정부의 관심이 늘어나고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다 보니 점차 선발인원이 증가되고 있다.

방재안전직이 무슨 일을 하느냐에 관한 질문이 많다. 방재안전직 공무원은 재난·안전에 관한 전문가는 아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대학과 연구소에 의뢰하여 기술적인 부분은 연구전문가에게 맡기고, 행정적인 업무와 정책 그리고 위기대응메뉴얼의 작성은 방재안전직 공무원이 맡고 있다. 공무원의 일은 주로 서류업무가 많고 현장에 나가 긴급안전점검을 할 수도 있다. 국가직의 경우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시행되는 재난관련 업무와 안전에 관한 지침을 지방에 하달하고 지원하며, 교육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직 공무원은 지방직에 비하면 현장근무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세분화되며, 경제안정을 이룬 선진국으로 갈수록 안전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수명은 의약의 발달로 길어지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생활하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힘과 의지로 달성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재난 앞에서는 인간은 언제나 무력하고 힘없는 존재이다. 대한민국은 위기의 시간을 걷고 있다. 일본에서는 공무원 인기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지원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경제호황에서 일자리가 많아져 굳이 공직으로 가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더 좋은 일자리가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서도 우리만큼의 공무원 인기는 없다.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공무원 인기가 높다. 이는 대한민국 경제가 어렵고 청년들의 실업(失業)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傍證)일 것이다. 고도성장(高度成長)을 이룬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청년실업과 재난에 대한 대응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유능한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필자가 잠시나마 생활했던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오늘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주말도 없이 일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조금은 힘들고 지친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고,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때 국민들은 편안한 단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무원들이 그곳에 있다.

공직에 입문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평생직장과 안정적인 노후대책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하기 전에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보기 바란다. 나는 진심을 다해 나의 가족과 이웃들의 안전에 대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렇게 방재안전직렬을 택한 것인지를 수험생에게 묻고 싶다. 만일, 꼭 필요한 인재(人才)가 되어 대한민국의 재난안전 분야에서 일할 포부와 꿈을 가지고 있다면 필자는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이것이 필자가 방재안전직렬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가르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필자가 근무했던 2016년 당시, 국민안전처(現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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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2017-11-26 12:53:18
으휴
웬만하면 방재직 오지마세요
인생낭비입니다
공무원은 평생직장이라는데
방재직으로 들어오면 퇴직까지 버티기는커녕
당장 다음시험부터 준비하고 사표생각만합니다
정말 말리고싶네요
후회합니다

2017-11-21 22:28:30
그래봤자 아류조직임. 주류부서가아니고 문과위주 공직사회에서 기술직은 별볼일없음

dd 2017-11-21 18:50:36
이제 글 그만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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