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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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06)
  • 박준연
  • 승인 2017.11.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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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인포메이셔널 인터뷰

로스쿨, 로펌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로스쿨에서는 종종 인포메이셔널 인터뷰(informational interview)라는 말을 듣게 된다. 채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뷰와는 다르게, 정보 수집을 위해 하는 미팅을 이렇게 부른다. 이런 용어를 알기 전에도, 로스쿨에 가기 전, 알음알음으로 미국 로스쿨을 졸업한 분들을 만나고, 또 로스쿨에 가서도 면접 전에 그 회사에 일한 로스쿨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금은 반대로 가끔씩 이런 미팅을 부탁받거나 이메일로 질문을 받기도 한다.

누구를 만날 지는 어떻게 정하는가. 질문의 내용에 따라 직접 아는 사람, 지인을 통해 소개받을 수 있는 사람,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을 한다. 물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지만, 로스쿨의 데이타베이스를 통해 재학생, 졸업생에게 연락을 취할 수도 있다. 또 학생 신분으로 변호사 단체에 가입할 수도 있는데, 이때 단체 회원 정보를 통해 연락을 취할 수도 있다.

만날 약속을 잡고 나면 궁금한 내용을 정리하게 된다. 질문에 맞고 틀린 것은 없지만,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가장 잘 대답해줄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혼자서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미리 알아본 다음 그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질문을 하는 입장에서는 질문의 내용이 직접 찾아봐서 쉽게 알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질문을 받는 사람은 질문을 하는 상대방이 많은 고민을 해서 질문을 했다는 인상을 받으면 더 성의있게 답을 해주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굳이 나를 통해서가 아니라도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받으면 힘이 좀 빠지기도 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나누어준 상대방에게 고마워하되, 그 내용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자신의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하기 때문에 그 내용이 자신의 상황에 100% 적용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리서치를 하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적이 있다. 2학년 여름방학때 로펌 서머 어소시에이트 채용을 위한 학내 인터뷰(on-campus interview)를 진행하면서 처음 콜백 인터뷰 제안을 받고는 열심히 리서치를 시작했다. 또 인터뷰 예정의 변호사 명단을 받고는 로스쿨을 통해 소개받은, 그해 여름에 그 로펌에서 일한 한 학년 선배와도 만나서, 인터뷰를 할 변호사들에 대해 묻기까지 했다. 하지만 첫 콜백 인터뷰에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나머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물론 최소한의 준비를 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미팅을 마치고 나면, 이야기를 나눈 상대방에게 고맙다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예의이다. 거기에 더해서 특히 이야기가 잘 통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더 친해지고 싶다고 느낀 사람이라면 구체적인 질문이 없더라도 이후 종종 이메일로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로스쿨 학생일 때는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로스쿨 생활이나 취업에 대해 질문을 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을 때 대부분이 선뜻 질문에 답해주어 새삼스럽게 놀랐고 또 고마웠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있기 때문에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나역시 가능한 한 질문에 답을 해주려고 한다. 굳이 직접 만나서 묻지 않아도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면대면 미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건조한 정보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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