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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 왜?
이성진 기자  |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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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3  15: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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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공개” vs 법무부 “불가”➜서울행정법원 “공개”
“정확한 합격률 공개 통해 로스쿨 투명성·신뢰 제고”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모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유진현)는 지난 2일 법무부장관이 변호사시험의 로스쿨별 응시자 수, 합격자 수 및 합격률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선고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 6월 로스쿨 평가 및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법무부장관에게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에서 각 로스쿨의 합격률(합격자 수/응시자 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법무부는 7월 정보를 관리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비공개 대상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사건이다.
 

   
▲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행정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로스쿨에는 적지 않는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16년 제5회 변호사시험 고사장의 모습 / 법률저널 자료사진>

◆ “합격률 통계 없다는 건 어불성설”

법무부는 각 로스쿨 합격률을 작성, 취득, 관리하지 않는다는 항변이지만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생산, 관리 가능한 것이라며 대한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공기관이 공개대상정보의 기초자료를 전자적 형태로 보유·관리하고 있을 경우 청구인이 구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법무부는 응시원서 접수 시, 응시자의 출신대학 및 학부전공, 출신 로스쿨 등을 입력하도록 하고 있고 또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는 성별, 학부 전공, 선택과목 현황, 입학기수별 합격자 등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공개해 왔다”며 해당 정보의 보유·관리 개연성을 인정했다.

“합격률은 결과일 뿐...시험 공정성과 무관 ”

정보공개법 제9조 등에서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또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역시 채점표, 답안지, 그 밖에 공개하면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법무부는 이를 이유로 각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비공개 대상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공개함으로써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 이익을 비교·형량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시중하게 판단돼야 한다”면서도 “사법시험의 경우에도 출신대학별 현황 등을 공개하고 있고 또 언론에서도 로스쿨들로부터 제공받는 자료를 기초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고 있다”며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시험의 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비공개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업무는 시험의 공고, 출제, 실시, 채점, 응시자별 응시제한 사항의 확인, 합격자 결정 등 변호사시험법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이미 결정된 합격자 등의 통계에 관한 사항은 변호사시험에서 정하는 시험업무의 수행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공개한다고 해서 법무부가 시험 공고, 문제 출제, 채점, 합격자 결정 등의 업무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는데 어떠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

◆ ‘과다경쟁, 서열화 우려’는 별개의 문제

법무부가 합격률 공개가 시험업무 수행에 구체적으로 무슨 지장이 있는지를 입증하지 못했을 뿐더러 합격률을 공개할 경우 로스쿨마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과다경쟁과 대학 서열화의 문제가 발행될 우려만을 주장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과다경쟁과 서열화 우려의 문제는 법무부가 다른 고민과 방법에 의해 해결해야 할 일이지, 정보공개법이 비공개로써 보장하고자 하는 ‘시험 업무수행의 공정성’과는 직접적이거나 상당한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5년 합격자 개인 성적 공개와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법무부는 동일한 이유를 들었지만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가 오히려 로스쿨 서열화 내지 고착현상을 깨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성적 비공개를 위헌으로 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아이클릭아트

◆ “합격률 공개가 오히려 제도안착에 도움”

법원 또한 합격률 공개가 오히려 로스쿨 제도 안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합격률이 공개될 경우 로스쿨별로 그 교육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 중 하나로 기여할 수 있고 또 기존의 사법시험 합격인원 통계 등으로 낮은 서열로 인식되는 대학에 설치된 로스쿨로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통해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입증할 기회를 가져 기존에 형성된 대학 간의 서열이 로스쿨의 서열로 그대로 고착화되는 결과를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같은 판결에 대해 대한변협은 당연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변협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는 로스쿨 평가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로스쿨 지원자들에게는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은 물론 로스쿨의 투명성과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협은 “이번 판결로 학교의 명성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로스쿨에게는 격려가 되고, 부진한 로스쿨에게는 분발을 촉구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지난 6월에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의 권민식 대표가 지난 6월 전국 25개 로스쿨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정보공개이행 의무이행심판을 청구했지만 행심위는 법무부의 ‘정보 부존재 등’ 이유로 청구인 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31일까지 대한변협, 법원행정처, 대검찰청, 교육부, 로스쿨협의회, 로스쿨학생회, 법학교수회 등 유관기관에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에 대한 의견조회를 실시한 것으로 본지가 확인한 바 있다.

취재결과, 이번 법무부의 합격률 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대한변협을 비롯해 로스쿨 재학생, 법과대학 교수 등은 공개찬성 의견을 낸 반면 로스쿨 교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공개반대 의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가 이번 1심 판결을 끝으로 합격률을 공개할지, 아니면 2심, 3심으로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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