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제는 어떤 법조인 될 것인지 자문하며 미래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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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제는 어떤 법조인 될 것인지 자문하며 미래 준비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7.11.0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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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역사를 마감할 2017년도 제59회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이 1일 끝났다. 이번 2차시험에는 총 55명이 응시해 이제 최종 합격자 발표만 남겨두게 됐다. 심층면접 대상자가 없었기에 사실상 최종 합격이 확정된 상태다.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합격자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특히 사법시험 폐지라는 막다른 길에 몰린 절망적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법조인의 꿈을 이룬 그들은 진정 찬사를 받을 주인공들이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마침내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합격자들에게는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황금기’일 것이다. 연수원 입소 전까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인생에 있어서 두 번 다시 맛볼 수 없는 보상이다.

기나긴 법조인으로서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법조인으로 대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설계하고 미래를 보는 통찰력과 비전을 길러야 한다. 무엇보다 법조인의 자격을 얻었다는 데에 만족하거나 안주할 것이 아니라 ‘왜 법조인이 되려고 했는지’, ‘어떤 법조인이 될 것이지’ 곰곰이 자문하며 수험생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법조인이라는 직역을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 정도만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업의 사회적 소망이나 공익적 기여도를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또한 사회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방향설정도 필요하다. 재조·재야를 막론한 선배법조인, 로스쿨 교수들, 타 직역 전문가집단, 공무원 등 조언과 경험을 전해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혜안을 길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속히 달라지는 변호사 상(像)에 대해서도 치열한 연구가 필요하다. 법전과 판례를 달달 외우고 서면만 잘 쓰면 충분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한다. 지금은 의뢰인 및 타 분야 전문가와의 소통 및 협업이 원활한 변호사, 법정에서의 승패를 넘어서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변호사, 국제화·정보화 등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선도하는 변호사를 요구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법조인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직업 중의 하나다. 입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에도 많은 법조인 출신들이 진출하고 있고 더러는 핵심 요직에 올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현재 대통령도 법조인 출신이다. 한편에선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굵직한 사건들의 중심에는 법조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 각 분야의 부정을 외면하거나 타협·용인하고 나아가 부정에 편승해 자신의 안위에 초점을 맞춘 일부 법조인이 사법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급속한 사회경제적인 발전의 영향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빈약했다. 일부 사회지도층은 특혜만 있고 책임은 없는, 특권만 누리고 의무는 저버린 졸부적 가치, 천민적 의식의 행태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힘써야 한다. 특히 법조인에게는 선진국 상류사회의 규범, 섬기는 리더십-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강하게 요구된다. 법조인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를 옹호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온전히 지켜지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 항상 숙고하고 성찰해야 한다.

또한 ‘공익’은 법률가의 천부적인 의무이자 소명으로 여겨야 한다. 법조인에게 그만큼 태생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능력을 부여해 주고 권한도 주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정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 법조인의 소명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사법연수원이라는 관문을 통하여 법률가의 반열에 들어서겠지만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겠다며 사법시험에 도전했을 때 가졌던 처음 생각을 간직하며, 법률가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법조인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데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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