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로스쿨, 지방·지역대학 출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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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로스쿨, 지방·지역대학 출신이 없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7.11.01 12:27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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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로스쿨 4곳, 지역대학출신 20% 밑돌아
지방 로스쿨 합격생 중 ‘서울 주소지’ 수두룩
오영훈 의원 “법 취지에 맞게 의무화 필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중 14개 대학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11개 대학은 지방에 소재한다. 지역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전국 분산 인가됐지만 취지와는 달리 서울지역 거주자가 지방 로스쿨에 대거 입학하고 또 지역대학 출신도 기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지방대학육성법 시행 3년째 ‘18.3%’...큰 진척 없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인재의 육성 및 지역 정주를 유도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에서 해당지역 고교, 대학 출신을 일정비율로 선발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육성법)」이 2014년 제정, 2015학년도부터 시행됐다.

이 중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도 포함되며 해당지역 지방대 졸업자(예정자)를 20%이상(강원도, 제주도 10%)을 모집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지난 3년간 ‘해당지역 인재’ 모집 비율을 준수하지 않는 대학이 상당수인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은 평균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제공: 오영훈 의원실

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제주시을)이 지방대로부터 제출받은 ‘2015~2017학년도 지역 인재 선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다.

지방 로스쿨 11곳의 전체 평균 준수비율이 시행 첫해인 2015학년도에는 19.1%(180명/941명)로 권고비율에 가까웠지만 2016학년도에는 17.5%(165명/944명)로 하락했다. 2017학년도에는 총 합격자 943명 중 지역인재 합격자는 173명으로 18.3%였다. 11곳 중 4곳이 ‘20%’ 비율을 준수하지 못한 결과다. 작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권고비율보다 1.7%포인트가 부족한 셈이다.

올해 미충족 4곳을 보면 충남대 로스쿨 19.4%, 충북대 18.9%, 원광대 17.5%, 영남대 11.3%였다.

의학전문대학원 4곳은 2015학년도 12.9%(23명/178명), 2016학년도 17.4%(25명/144명), 올해 16.8%(25명/149명)으로 역시 20%에 미치지 못했다.
 

▲ 자료제공: 오영훈 의원실

특히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은 2015학년도 0%, 2016학년도 5%, 2017학년도 12.5%로 가장 저조했다. 반면 치의학전문대학원 2곳과 한의학전문대학원 1곳은 20%를 훌쩍 넘었다.

지역할당제 적용 대상 전체 법학전문대학원 중 36.4%, 의학전문대학원 중 50.0%가 권고비율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방대육성법에서는 지방대 의·약학계열의 경우에도 해당지역 고교졸업자(졸업예정자 포함)를 30%이상(강원도, 제주도 15%이상) 모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지방대 의·약학계열 전체 합격인원 중에서 지역인재 선발비율은 2015학년도 38.1%, 2016학년도 40.7%, 2017학년도 41.9%로 증가추세다. 의과대학(44.0~47.4%)이 가장 높고, 한의과대학(30.0~31.3%)이 가장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 비율에 미지지 못한 경우 18개 약학대학 중 3곳, 23개 의과대학 중 3곳, 5개 치과대학 중 2곳, 9개 한의과대학 중 5곳이었다. 전체 의·약학계열 55곳 중에서 13곳인 23.6%가 권고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

이처럼 지역 인재 선발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오영훈 의원측은 법률이 ‘권고’ 사항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 의원은 “최근 지역 교육대에 타 지역 출신자들이 입학하거나, 지역 교사 임용시험에 타 지역 출신자들이 합격한 이후 그 지역을 떠나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며 “이는 지역 출신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지방대학들은 대학 스스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방대학육성법에서 정한 지역 인재 선발 권고 비율을 준수해야 한다”며 “정부도 법률의 권고 사항이 의무적으로 준수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지방 로스쿨의 지역대학 출신할당제에 대해 일부 로스쿨 관계자들은 “제도 취지를 따르려고 해도 지원자 자체가 권고비율에 밑도는 상황”이라며 “설령 지역대학 출신자들이 많아도 변호사시험 합격률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의 한 로스쿨 관계자는 “말이 권고비율이지 대학기관으로는 강제규정과 마찬가지”라며 “뿐만 아니라 2019학년도부터는 비율충족 여부가 로스쿨평가심사에 반영되는데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 타 전문대학원과 달리 로스쿨에는 타교, 비법학, 특별전형 등의 쿼터가 이미 있는 상황에 여기에 더해 지역대학출신 쿼터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 로스쿨이 지역할당제까지 떠 안다보면 수도권 로스쿨에 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저조 등 경쟁력 저하는 필연적이라는 볼멘소리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 출신의 보다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하고 싶은데, 이런저런 할당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방대학을 살리려면 오히려 수도권 로스쿨에서 지방대학 출신을 일정비율 뽑아주도록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전했다.
 

▲ 2009학년~2016학년도까지 9년간 지방 로스쿨 입학생들의 지역대학 출신 현황 / 법률저널 자체 분석 자료

참고로 법률저널이 보유한 자료(2009학년도~2016학년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2015학년도 19.7%, 2016학년도 18.3%로 미세한 차이를 보였지만 크게 다르지 않는 비율이다. 지역인재할당제를 적용하기 이전과 이후의 연간 평균 비율이 비슷하다는 결론이다.

■ 서울 거주자가 지방 로스쿨 입학 휩쓸어

오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학년도 전국 로스쿨 입학생 주소지 현황’에 따르면 자료제출 14개 대학 로스쿨 입학생 중 12개 대학에서 서울 출신 학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이화여대, 한국외대와 같이 서울에 소재한 대학은 최고 85.0%(건국대)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대는 66.2%, 이화여대는 66.2%, 한국외대 67.3%, 서울시립대 51.9%로 타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서울 거주 입학생의 비중이 높았다.
 

▲ 자료제공: 오영훈 의원실

뿐만 아니라 충남대, 동아대를 제외한 지방대 7곳에도 서울 출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입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대는 강원도 거주 입학생이 서울과 경기에 이어 15.6%로 세 번째 비중을 기록했으며 충북대 입학생 중에서도 충북 거주 학생은 8.1%에 그쳐 지방대에 로스쿨 설치를 배려한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것이 오 의원측의 평가다.

오 의원은 “더구나 주로 서울 및 수도권에 소재한 대학들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입학생 주소지 관련 자료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서울지역 출신 집중 현상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4개 대학에서만 연간 6백명 내외의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생을 배출하는 서울지역을 25개 자치구별로 분류하여 살펴본 결과, 관악구를 주소지로 둔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 의원은 “관악구는 로스쿨 입학정원이 가장 많은 서울대와 고시촌이 인접한 지역이라는 특성을 감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다음 순위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같은 강남 3구가 차지해 로스쿨 입학에 경제적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자료제공: 오영훈 의원실

반면 금천구, 강북구, 구로구를 주소지로 둔 로스쿨 입학생은 중 2~5명에 불과해 강남 3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오영훈 의원은 “지방에 거주하는 지역민들도 충분한 법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로스쿨 졸업 후에도 정주 가능성이 높은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위 ‘금수저’ 입학 방지를 위해 블라인드 전형 방안을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가산점 등 지방 학생들을 우대하기 위한 조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 로스쿨 지원자 절대 다수가 수도권 출신...태생적 한계?

한편 로스쿨 입학생들의 거주지는 로스쿨 입문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 출원자들의 시험응시 지역과도 연관이 있다. 수험생 절대 다수가 거주지 지역에서 응시하기 때문이다.

법률저널이 10년간(2009~2018학년도)의 리트 출원자들의 응시지역 선택을 분석한 결과, 서울지구 고사장 선택이 평균 75%안팎을 차지했다.
 

▲ 2009학년~2017학년도까지 10년간 법학적성시험 지원자들의 시험응시 권역별 현황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자료를 토대로 법률저널 자체 분석한 자료

또 8년간(2009~2016학년도) 전체 로스쿨 입학생들 중 서울소재 대학 출신은 82.1%인 반면, 지방소재 대학 출신은 16.1%, 외국대학 출신은 1.8%였다.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학사학위 과정(일반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 등)의 대학교는 201개이며 이 중 서울소재 대학은 39개로 19.4%였다. 전국 대학교 재적학생 수는 총 2,172,939명 중 서울소재 대학 재적생은 507,708명으로 23.4%였다.)
 

▲ 2009학년~2016학년도까지 9년간 로스쿨 입학생 권역별 출신대학 점유율 / 법률저널 자체 분석 자료

 

▲ 2009학년~2016학년도까지 9년간 권역별 대학출신자 로스쿨 입학 평균 점유율 / 법률저널 자체 분석 자료

이를 종합하면, 수도권 거주 및 수도권 대학 출신자들의 로스쿨 지원경향이 지방에 비해 상당히 크고 진학률 역시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론이다.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서는 오 의원의 주문처럼 지역가산점 등과 같은 특단이 없는 한 지방로스쿨에서의 지방대학 출신 공동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인가주의, 총원제(2,000) 등을 따르는 현 로스쿨 제도 하에서 지나치게 지역대학 출신들을 위한 특혜가 주어질 경우, 그 이외 지역 및 대학 출신들의 학문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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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04 21:52:35
지역인재가 어딨냐 동홍숙 로스쿨 인가 못되고 지방준게 더 웃긴거지 서울권 역차별하냐 유능해도 역차별 당하고 지금 부산대도 국숭세단급 수능 점수인거 알기라도 하고 쓰는건가 . 법조인을 뽑는데 지방의무는 또 뭔 개코 같은 소리인가. 지역인재가 진짜 어딨냐 인서울 못가서 지방가는 하타치들이지.

88 2017-11-02 09:49:31
지역인잭 어케지방대학 출신이 지역인재냐
주소지가 오래동안 지방에 있어야 지역인재지....

아참 원광 9기에는아프리카 비제이도 합격햇더라
로스쿨 ㅋㅋㅋㅋㅋ

^^ 2017-11-01 22:21:36
기득권 제도 로스쿨 만세 !!

ㅋㅋ 2017-11-01 19:17:53
지방대도 많은데ㅋㅋ 서울출신이 많은이유는 서울이 리트학원도 많고 학원시스템이 잘 갖춰져있으니까 그런거지ㅋ 하여튼 선동하는것들ㅉ

아니시발 2017-11-01 18:05:36
상식적으로 국숭세단까지는 학점따기 어려운거 인정하는데 광명상가 이하부턴 쉽잖아.

예컨대 한성대 4.5랑
서강대 4.5랑은 엄연히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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