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찰시험 선택과목 폐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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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찰시험 선택과목 폐지돼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10.24 13:47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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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기자는 앞서 몇 차례 9급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 방향에 대한 생각을 전한 바 있다. 필수과목을 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안을 논의하기보다 현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안을 검토해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었다.

지난해 1월 초 연두보고에서 인사혁신처는 향후 선택과목에서 전공과목(전문과목)을 반드시 1개 이상 택하도록 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이는 검토에 그치지 않고 시행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기자는 우선적으로는 선택과목에서 전공과목을 1개 이상 택하도록 하고, 향후에는 선택과목을 아예 폐지해 기존과 같이 직류별 필수 5과목으로 정해 시험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일반직 공무원시험도 그렇지만 경찰시험도 빨리 선택과목이 폐지돼 기존 필수 5과목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선택과목 폐지는 일반직보다 경찰시험에서 더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각에서는 경찰시험에서 필수과목을 능력시험으로 대체하고 형법, 형소법 등만 시험을 봐 일정 수준만 갖추면 통과토록 하고 6개월~1년간 실습 후 최종합격 여부를 가리는 것도 좋은 방안(인턴제)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필기합격 절차는 간소화하고, 이 사람이 경찰에 적합한 인재인지 실무를 겪어보도록 하여 평가가 좋지 않으면 필터링을 하게끔 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영어, 한국사 등 소양과목은 경찰에 가서 써먹을 게 없는데 수험생활의 10분의 8이상을 이것들을 외우는데 소비토록 하는 현 시험제도가 마뜩치 않다는 의견이다. 차라리 필기합격을 빠르게 하도록 하고 인턴제로 해서 실무를 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그만두도록 하는 게 낫다는 것으로 기자는 풀이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기자는 처음부터 경찰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이만 필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경찰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수험생들은 선택과목에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등 고교과목보다 경찰학, 형법, 형소법을 택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 취재 시 경찰 선택과목에서 고교과목을 택하는 수험생들은 일반직 공무원시험과 병행하거나 중복으로 지원해 치른 이들이 많았다. 반면 정말 경찰이 되고 싶어 하는 수험생들은 선택과목 조정점수 유불리 상관없이 ‘경찰은 법을 알아야 한다’는 나름 원칙을 가지고 법 과목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경찰시험 선택과목을 없애서 직업의식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게 기자 생각이다.

또 지난 5월 정부가 바뀌면서 올 하반기 9월 실시되는 경찰 2차 선발인원이 크게 늘어났다. 내년 경찰 선발 규모는 어떻게 정해질지 아직 모르나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선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에 경찰도 예년 선발 규모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선발인원이 클수록 커트라인은 내려가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사실 자질이 떨어지는 수험생들이 경찰 조직에 들어올 확률이 높아졌다. 전에는 경찰시험에 합격 못 할 학생들이 선발인원 증가에 따라 컷이 내려가 대거 합격하는 경우가 벌어지는 것이다. 소위 실력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이 합격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나중에는 경찰 업무 전문성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경찰 측은 선발인원이 커짐에 따라 이런 상황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선발인원 증가라는 사실만으로 이같은 자질과 전문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데 법 과목 대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등과 같은 고교과목을 치러 합격해 경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경찰시험은 보험용 땜방 시험으로 위상이 전락할 수 있다.

경찰시험 선택과목을 폐지해야 한다는 데는 수험전문가, 경찰수험생 뿐 아니라 현직 경찰들도 공감하고 있단다. MB정부에서 공무원시험에 선택과목이란 것을 도입했고 5년째 시행중이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로 바뀐 만큼 시험과목을 다시 고칠 수 있는 틈이 보여진다.

시험과목을 다시 개편할 수 있긴 하나 경찰 자체에서 알아서 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 보인다. 일반직 공무원시험 쪽은 시험과목 개편에 대해 지켜보고 있고 논의하는 액션도 보이고 있지만 경찰 쪽은 시험과목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마음의 준비도 돼있는데 아직은 드러내고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워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

경찰인권, 경찰 수사권조정 등 최근 경찰 정책 동향은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경찰이 법을 알아야 하고 수험생들이 왜 법 과목을 택해야하는지 그 명분이 쌓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측이 눈치 보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경찰시험 과목 개편안이 여론화, 대중화되고 방침이 세워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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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18-01-15 18:42:41
과목이 문제냐 사람이 문제지ㅋㅋㅋㅋㅋㅋㅋ영어한국사40문제빼고 법과목3가지를 다한다고 해도
60문제인데 그 60문제가 경찰실무에 그렇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건가..?? 필기시험은 지식수준을 보는 시험도 아닌 그냥 개인의 '성실성'을 평가하는 관문이지ㅋㅋㅋ 지식수준을 논할 거면 학사학위 이상에서 전공자들한테나 수준을 논해야지ㅋㅋ 애초에 학력제한도 없는 시험에서 수준 수준 논하는 건 뭔지 궁금하네요. 실무에 필요한 건 중앙경찰학교 단계에서 충분히 배우고 그 안에서 시험도 보고 통과하는 인원들이 실무에 배치되는 건 아나..?

ㅁㅁ 2017-11-14 19:47:33
경찰에 선택과목 폐지는 좋은 방향이지만 시험통과 쉽게해서 인턴제이런거 하면 돈도 돈이지만 백프로 선발비리나옵니다. 근데 선택과목해서 합격할정도의 지식능력을 갖

경시갱 2017-10-28 21:58:59
경찰준비생으로서 필기 체력 면접 다 성실성을보는 거죠 공부잘하는사람은 타고난고 말고 그만큼 성실하게 공부하고 노력해서 오래는 걸리지만 합격 하는거같습니다 필수과목에 경찰학을 넣고 영어 대신 수사를 넣으면 좋겟습니다..

선택폐지 2017-10-26 17:14:09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 입니다. 정말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하는 직업인데 전문성도 없는 과목들로 뽑으니 .... 즉각 폐지를 주장 합니다....

선택과목폐지 2017-10-25 16:46:33
영어단어 하나 더 잘 외운 사람이 경찰이 되어야 하나?
형법 판례 하나 더 잘 아는 사람이 경찰이 되어야 하나?

물어보나마나 후자 아닌가?

근데도 그동안 경찰뿐만 아니라 모든 직렬이
영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무의미한 공부만 주구장창 해왔다

제발 이런 적폐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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