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중세시대를 머금은 에스토니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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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중세시대를 머금은 에스토니아(2)
  • 제임스리
  • 승인 2017.10.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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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지난 호에 이어...

오늘은 아침에 올드타운(구시가지)을 한번 둘러보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페리를 타기로 일정을 잡았다. 창밖을 보니 계속해서 구질구질하게 비가 오고 춥기도 해서 이번 여행은 상당히 고전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이곳 시간으로 오전 6시30분.
모두들 곤히 잠을 자고 있어서 살며시 방을 빠져 나와 샤워부터 한 후, 이번에도 예외 없이 배낭에서 컵라면 하나를 꺼내 끓여먹고는 라운지에 앉아 인터넷을 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비가 엄청 내리고 있었다. 비가 그치길 계속해서 기다렸으나 그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나는 시간관계상 어쩔 수 없이 그냥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

마침 밖에 택시가 있어 “투어버스 타는 곳으로 갑시다!”라고 말했는데, 택시기사는 일반 버스정류장으로 길을 잘못 안내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도로 올드타운으로 돌아왔는데, 짧은 거리이지만 비싼 택시비를 그냥 날려버려 엄청 흥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지도를 한손에 거머쥐고, ‘평소 가고 싶었던 곳만이라도 가보자’는 일념으로 열심히 골목골목을 누볐다.

수도 ‘탈린’의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스페인 마드리드 근교에 있는 ‘톨레도’처럼, 북유럽에서 제일 오래된 중세도시답게 내 마음에 다가왔는데, 특히 빨간 색 지붕과 중세시대의 성곽은 압권이었다.
 

▲ 70여 년 된 레스토랑의 입구

일단 ‘탈린’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톰페아 언덕’에 올랐다. 이곳은 옛날부터 정부 관료들의 거주지였던 관계 때문인지, 지금도 외국대사관 등 외국공관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저지대로 내려가는 ‘롱 스트리트’와 계단으로 가로질러 내려가는 ‘쇼트 스트리트’가 있었는데, 미로처럼 뚫려있는 골목길은 마치 동화 속을 헤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1300년대에 만들어진 카페골목인 ‘비루 거리’로 통하는 2개의 탑과 2개의 출입문으로 구성된 ‘비루 게이트’를 정점으로 이곳 여행은 마무리 된다.
 

▲ 비루 게이트 - 맥도날드 간판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길거리에는 중세시대 복장을 한 현지 젊은 여성들이 “우리 레스토랑으로 오세요!”라고 말하며 팜플렛을 주는 호객행위는 이방인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마침 식사시간도 되고 해서 들어간 ‘중세시대의 음식을 판다’는 레스토랑의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있노라니, 실제로 ‘중세시대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식사 후 레스토랑 문을 나서는데, 비는 계속 쏟아져 내려 할 수 없이 비싼 택시를 타고 페리선착장으로 향하였다. 선착장으로 가면서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은, 궂은비에 중간에 몇 번이고 ‘이 여행을 포기할까?’하는 마음을 먹었다가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라는 생각에 몇 시간 가량을 비를 흠뻑 맞아가며, 결국은 가보고 싶었던 명소들을 포기하지 않고 거의 다닌 것 같다.
 

▲ 이곳 명물인 아몬드 노점상 모습

마침 오후 1시에 핀란드 헬싱키로 가는 페리가 있었다. 시계를 보니 10분밖에 남지 않아 부랴부랴 표를 끊고 페리에 올랐는데, 인터넷 정보와는 다르게 약 30 유로를 지불한 페리는 ‘핀란드 헬싱키까지 약 4시간이나 걸린다’고 하였다.

페리 안에는 국가 간을 항해하는 배답게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카지노, 극장, 식당, 면세점, 슈퍼마켓 등등 각종 시설이 구비되어 있었다. 작년에 스페인 남부도시 ‘알헤시아스’에서 모로코 ‘탕헤르’로 가는 페리보다는 규모가 단연 큰 것 같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페리 갑판에서 ‘탈린’쪽을 찬찬히 응시하였다. 점차 멀어져 가는 ‘탈린’을 마음에 더 담기 위해 갑판 위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동안 ‘탈린’은 시야에서 점차 멀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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