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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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
  • 정명재
  • 승인 2017.10.17 17: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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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2017년을 위해 달려온 시험일정도 어느 덧 마무리를 하였고 그 결과를 숙연히 돌아보는 날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어떤 직렬을 선택할 것인지,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것인지에 관한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초보 수험생부터 몇 년 간 수험생활을 했던 수험생 모두가 한결같은 고민일 수 있습니다.

필자는 2년 넘게 수험생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700여 명의 상담을 진행하며 많은 생각을 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를 찾아온 수험생 중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수험생 두 분을 소개합니다.
 

어느 날 아침, 사무실 앞에 세 분이 서 계셨습니다. 경상도에서 새벽 첫 차를 타고 찾아오셨다는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10년 가까이 수험생을 하고 있다는 언니 분이 주인공이셨습니다. 세 모녀는 한참을, 그간의 수험생활 보따리를 제게 풀어놓으셨습니다. 처음에는 1년 만 하면 될 것이라고 믿었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미련이 남아 계속 해 온 공부가 10년이 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10년! 어쩌면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시간이었을 그 세월을 세 모녀는 잘 견뎌낸 것이라 경외감과 안쓰러움을 가지고 상담에 응했습니다.

어머니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걱정 가득 주름진 모습이었고, 여동생은 10년이 되어가는 현직공무원이었습니다. 언니가 너무 오랫동안 공부하는 것이 안타까워 함께 자리를 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또 한 명의 수험생을 만났습니다. 6년이 되어가고, 일반행정직만 늘 응시해 20번의 낙방을 경험한 수험생이었습니다. 여자 친구는 이미 공무원이 되어 생활을 하고 있었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상담을 하였습니다. 함께 시험 공부한 정(情)으로 연인이 되었지만, 한 명은 합격하고 남은 남자친구는 계속 수험생활을 하다 보니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오로지 합격을 위한 경쟁에서 전쟁 같은 시간을 계속 겪다보면 수험친구도 좋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오롯이 혼자서 견뎌내야 할 시간에 누군가가 힘이 되어주고 용기가 되어 준다면 이러한 만남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 수험생의 이야기를 통해 공무원 수험생들의 고민과 그 해결책을 지면으로나마 나누려 합니다.

1. 직렬에 대한 고민

공무원 시험에서 처음 부딪히는 고민은 직렬에 대한 선택입니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정보, 들은 이야기, 자신이 생각하는 어휘에 대한 편견으로 구체적이지 않고,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직렬을 선택하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합니다. 수험 상담을 진행하며 수험생에게 방재안전직렬을 추천하는 경우, 통상 돌아오는 대답은 “방재안전직이 뭐 하는 거지요? 방재? 제방 쌓는 일을 하나요? 기술직인데 저는 기술직은 아닐 것 같아요. 더군다나 저는 여자라서...”

“교정직은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수산직이요? 그게 뭐 하는 것이지요? 혹시 멸치 배따는 거 감독하나요?”

“도시계획직이요? 그런 직류도 있어요? 시설직렬에서 본 것 같은데...”

필자는 2015년 방재안전직 7급에 합격하여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방재안전직렬에 합격하면 무엇을 하는지부터,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 그 대답을 들려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험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들은 직렬에 대한 상담을 받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직렬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었습니다. 통상의 학원 상담은 이러합니다. 일반행정직 시험에서 많은 인원을 선발하니 당연히 일반행정직에 응시하면 될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직렬은 일관되게 일반행정직입니다. 다른 직렬에 대한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고, 관심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며 만난 많은 수험생들은 직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 선택한 직렬을 몇 년 간 공부하다보니, 다른 직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은 더 커지고, 조금 더 노력해 합격점에 이르기 위해 직렬을 고수(固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적어도 다른 직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직렬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이가 없었기에, 큰 고민 없이 무턱대고 일반행정직렬 합격을 찾아 나선 발걸음들이 많았습니다. 세무직, 관세직, 검찰사무직, 교정직 등 누구나 용어에서 풍기는 느낌으로 공무원의 임무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행정직의 경우 막연히 행정업무를 보겠다 싶어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공무원의 임무는 대개 행정적인 서류 업무를 봅니다. 방재안전직 공무원이 제방을 쌓거나, 수산직 공무원이 멸치 잡는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공무원이 되면 자신이 맡을 임무가 주어지고 그 안에서 서류 업무를 주로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공무원은 법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배운 고등학교 지식을 착각해, 행정직 공무원만 행정업무를 보고 나머지 공무원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가진 수험생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공무원이 되어 보고 공직에서 경험을 해 보니, 모든 공무원의 임무는 서류 업무가 주된 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직에 들어가는 관문으로 직렬과 직류가 있는 것이고, 그 역할 분류에 따라 각급 부처가 구분되듯이 그곳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선발하는 일도 이러한 구분에 맞춰 존재하는 것이고 모든 공무원의 업무 형태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함을 알아야 합니다. 앞서 저를 찾아온 두 명의 수험생은 모두 일반행정직만 고수했던 전형적인 장수생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분의 여자수험생은 10년의 시간 동안 지치고 피로한 수험생활을 그만 둘 것을 추천하였고, 만약 계속 공부를 하기로 결심이 서면 다시 상담을 해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 수험생은 직렬 선택을 행정직에서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으로 바꾸게 하였고, 서울시 7급 방재안전직으로 추천하였습니다. 3개월 간 저와 공부를 하여,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최종합격을 하였고, 서울시 7급 방재안전직 필기합격을 하여 현재는 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3개월 동안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전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수험전략을 잘 세워 올바른 공부법으로 수험생활을 한다면 이러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입니다. 2016년부터 일반행정직 합격 커트라인은 400점에 육박하는 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직렬의 경우 정보가 전무(全無)하여 선택하는 수험생도 많지 않고 커트라인 역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처럼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이지만 5 : 1의 경쟁률을 보이는 직렬도 있습니다.

2. 소수직렬의 발견

기회는 늘 있었습니다. 우리 바로 곁에서 늘 손짓을 하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가 눈길을 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소수직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수험생과의 상담이었습니다. 시험점수는 낮았으며 공부 하는 방법을 잘 알지도 못한 채, 오랜 수험생활을 견딘 수험생의 현재는 고단함과 쉼 없는 걱정으로 자심감이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을 도울 유일한 길은 가장 빨리 합격으로 인도하는 것이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연구하고 고민해 찾아낸 것이 소수직렬에 대한 지식이었습니다. 필자는 도시계획직, 수산직, 방재안전직, 지역개발론 등에 관한 유일한 수험서를 가지고 있고 상담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행정직렬에 대한 강의와 집필활동도 하고 있으며 19과목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상담을 찾아오는 수많은 수험생과의 대화에서 이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하나 둘 시작한 소수직렬 시험공부가 2년이 넘어가니 19과목이 된 것일 뿐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 50 : 1의 경쟁률, 7급 공무원 시험 100 : 1의 경쟁률입니다. 평균적으로 공무원 시험 2%의 합격률이지만, 소수직렬의 경우는 합격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소수직렬이 쉽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농업직이나 운전직의 경우 누구나 쉽다고 생각하고, 경력채용직은 시험 과목수가 적어 쉽다고 생각하여 응시자도 많고 커트라인도 높아지는 것을 보면 시험공부에는 분명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턱대고 공부를 시작하지 마십시오. 시험에 대한 고찰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할 때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열풍으로 대한민국이 뜨겁지만,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시험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준비해야만 합니다. 몇 시간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자료와 정보가 추상적일 뿐 실제와 맞지 않는다면, 더구나 광고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자료에 불과하다면 당신의 전략은 올바른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틈새전략이 필요합니다. 소수직렬은 분명 존재하며, 누군가는 아주 빠르고 효과적으로 공부하여 합격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 시험공부는 기술이다

600일 간의 밤을 새우며 찾아낸 것이 있습니다. 시험공부는 기술입니다.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2015년부터 시험에 응시하여 4번의 합격을 하습니다. 7급 합격은 두 달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험공부를 기술이라고 이름붙이고 몇 명의 수험생을 맡아 공부를 가르치고 지도하였습니다. 빠른 합격에 이른 수험생은 2개월의 시간에 합격을 하였으며, 장수생으로 찾아온 수험생에게는 ‘멈추는 법과 노는 법 그리고 쉬는 법’을 가르치며 약간의 공부를 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결과는 저 역시 놀라웠습니다.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코치로서 그리고 멘토(mentor)로서 역할을 하였고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서 함께 밤을 새우며 지냈습니다. 그들은 합격생이 되었습니다. 6년을 수험생으로 살았고 늘 도전을 멈추지 않았지만, 한 번도 필기합격 경험이 없던 수험생을 합격생으로 단박에 인도한 것은 시험 기술을 전수한 것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지 말고, 한 권의 책을 보더라도 생각하는 공부를 하도록 연습시켰습니다. 지식을 압축하는 것은 기술이며, 시간을 두고 누구나 연습하면 가능한 일이기에, 특별히 지적수준이 높거나 사전에 배경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시험 기술을 전수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차이는 있을 지라도 어느 정도 연습을 하면 누구나 합격에 이르는 것을 지금까지 상담사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려의 대문장가인 이규보는 지금의 공무원 시험에 해당하는 국자감시에 4번이나 떨어지고 나서 합격을 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천재라고 불리는 이규보도 머리는 좋고 집안도 좋았지만 번번이 불합격을 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상담을 진행한 수험생 중 명문대 출신의 수험생이 다수 있었습니다.

너무 학벌이 좋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을 시험공부를, 굳이 제게 공부방법을 상담하러 오는 것에 의아해 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명문대 출신의 수험생 또는 천재라 불릴 정도의 수험생들이 빠지는 함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공부를 하는 것이었고, 시험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객관식 시험에 맞는 공부를 하여야 하지만 학문하듯이 공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이것을 경계하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상담요청 문자와 방문상담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아픔을 한꺼번에 모두 겪고 있는 지금이라고 말을 하던 수험생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을 제안 받았고 노량진에서 600일 이상의 밤샘 작업을 하며 얻은 지혜와 지식을 앞으로 본지를 통해 전할 수 있음에 감사를 전합니다.

칼럼을 통하여 합격에 이르는 길을 함께 고민하고, 올바른 공부법과 소수직렬에 대한 그간의 연구성과를 수험생들에게 전하며 전략적 선택에 조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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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개발론 2017-10-18 03:51:40
좋은 글이네요,

그리고 지방직7급에서 정명재 선생님의 지역개발론 책을 보고 큰 도움받았습니다. 95점 획득. 가성비 최고의 과목입니다. 어려운 문제가 3문제 정도 있었던것 같은데,, 아무튼 다른 과목이 저조해서 조마조마하고 마음 졸이고 있지만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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