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발트3국의 중간 기착지, 라트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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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발트3국의 중간 기착지, 라트비아
  • 제임스리
  • 승인 2017.09.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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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2010년 9월,
이곳 새벽시간이면 한국시간으로는 점심시간이기에 허기가 져서 눈이 먼저 떠지곤 하는데,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준비해 간 컵라면을 배낭 깊숙한 곳에서 꺼내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끓여먹었다. 새벽에 어디 나가서 먹을 곳도 마땅치 않고, 또한 배낭여행자로서 식비 또한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컵라면이 안성맞춤이었으나, 자꾸 먹다보니 먹고 나면 뱃속이 항상 더부룩하였다. 특히 배낭여행자로서 장거리 버스 또는 기차여행 시 식사 시간을 놓칠 때가 많기에 배낭에는 항상 간단한 과자 등을 준비하면 상당한 도움이 되었는데, 특히 컵라면의 위력은 몇 년 전 방문했었던 스위스의 ‘융프라우요흐’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던 추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 가만히 들여다보았더니, 라트비아는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사이에 샌드위치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관계로, 역사적으로 주변 강대국들에게 수많은 시달림을 당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자동맹’ 당시 지금의 수도인 ‘리가’라는 도시에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큰 도시가 형성되었고, 이에 얽히고설킨 역사적 유산 때문에 더욱 더 볼거리가 많다는 역설을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 광장에서 바라다 본 전경

흥미로운 사실은, 예를 들어 호주에 ‘불법체류자’가 제일 많은 국가는 다름 아닌 호주를 식민지지배 했었던 영국이라는 통계가 있듯이, 현재 라트비아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 ‘비시민권자’가 약 10% 이상인데, 그 중에는 라트비아를 지배했었던 러시아인이 상당수라는 통계가 있다.

아침 7시40분에 출발하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행 버스를 타기 위해 호스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일찌감치 나섰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거쳐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까지는 오늘 중으로 예정대로 도착해야, 다음 방문국인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 같아 동선을 이렇게 잡았다.

버스 차창에 비쳐지는 라트비아의 풍경을 보다가 갑자기 한국의 국민가수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의 원곡이 원래 러시아 노래가 아니라 라트비아 노래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 버스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4시간 후에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오는 내내 차창을 통해 푸르게 펼쳐진 넓은 초원을 보니, 마치 호주의 어느 지방풍경 같아 아주 마음이 편했다. 내 눈에 비쳐진 라트비아의 첫 인상은, 라트비아 사람들의 자존심이 그들만의 특색을 잘 지켜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 스웨덴 군 점령시 만들어진 스웨덴 문

버스 터미널에서 내리고 나니 터미널은 약간 어수선하게 보였지만, 그 규모는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버스터미널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나는 일단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마음 편하게 미리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끊고는 구 시가지로 향하였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나라 수도를 여행하게 되면 제일먼저 찾는 곳이 바로 구 시가지인데,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의 구 시가지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어있고, 이곳 역시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활달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국가 정책적으로 문화지역을 잘 보존하고, 새 건물들은 예술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 구 건물들과 조화롭게 건축을 해서 그런지, 도시 전체가 화려하면서도 반면에 꽤 짜임새가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13세기 성당부터 19세기 ‘아르누보’ 건축양식에 이르기까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이곳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흔히 목격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어제 보았던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의 구 시가지는 이곳과 비교하면 아주 소박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유로화가 잘 통용이 되지 않아 이곳에서 쓸 얼마간의 돈을 환전하려고 환전상 벽에 걸려있는 환율표를 보니, 유로화보다 이 나라 환율이 더 높아 잠시 당황하였다. 1라트비아 ‘라트’가 한국 원화로 환산해보니 약 2,300원대에 달했으니 말이다.

환전 후 일단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기에 식사를 어디서 할까 망설이다가 마침 일식당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스시와 미소수프를 시켜 먹었다. 일본인 식당주인은 동양인을 이 먼 곳에서 만났다는 반가움 때문에 그런지 아주 반갑게 대해 주었다.

식사 후에는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펼쳐 들고 약 18곳에 달하는 ‘관광 포인트’를 순서대로 볼펜으로 표시를 한 후, 미로 같은 골목골목을 열심히 누비며 구 도시의 모습을 마음에 담기에 바빴다.

800 여 년의 질곡의 역사를 거친 이곳에 오게 되면, 제일먼저 구 시가지 입구에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먼저 마주치게 된다. 1차 대전 종전 후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국민의 성금으로 이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었는데, 들고 있는 3개의 별은 ‘발트 3국’을 의미한다고 한다.

‘성 피터(베드로) 성당’은 123 미터의 첨탑을 자랑하지만 수많은 전쟁 중에 파괴와 복원이 반복되었다고 하는데, 성당 입구에는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파괴된 석상이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었다.
 

▲ 성 베드로 성당

그 다음으로는 ‘검은 머리 전당’을 찾았다. 이곳은 무역상인들이 결성한 ‘길드 조합’이 사용했던 건물로서 지금은 박물관, 음악 홀로 쓰인다고 하는데, 700 년 전통의 ‘길드 조합’의 옛 영화를 다시 보는 듯하였다.

이 부근에 있는 돔 성당은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양식 모두를 볼 수 있는 성당으로서, 내부에는 약 6,700여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오르간이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나란히 붙어있는 ‘삼형제 건물’은 15세기, 17세기, 18세기에 각각 세워져 현재는 ‘건축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곳은 현존하는 석조건물로서는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한다.

또한 동화 ‘브레멘 음악대’에 나오는 나귀, 강아지, 고양이, 닭의 동상은 ‘직접 만지면 복이 온다’고 해서 방문하는 관광객들마다 하도 만져서 그런지 동상 끝이 반질반질하다.
 

▲ 동화 브레멘 음악대에 나오는 동물 동상

마지막으로 일정으로, 구 시가지 입구에 있는 현대식 쇼핑센터를 들러 이곳 사람들의 살림살이 수준 및 물가 등을 눈여겨 본 후에, 카페에서 차 한 잔을 시켜 마시며 짧게나마 여행메모에 열중하였다.

라트비아가 ‘발트 3국’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지만, 단순한 ‘중간 경유지’가 아니고 그 위치에 걸맞게 ‘발트 3국의 중심’이 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음을 이번 여행을 통해 실제로 피부로 많이 느꼈다.

시계를 보니 버스 출발시간이 다되어 카페를 부지런히 빠져나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걸어갔다. 마침 여행자에게는 불청객인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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