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직·지방직·서울시 공무원시험 한날 치러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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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가직·지방직·서울시 공무원시험 한날 치러진다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9.22 15: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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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최근 민주당 김용석 의원이 서울시와 지방직 시험을 한날 치러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시험은 지방직 시험에 속하나 타 시도와 달리 응시 거주지제한이 없다. 이에 타 시도에 거주지를 둔 수험생이라도 서울시 시험에 응시를 할 수가 있다.

반면 서울시를 거주지로 둔 수험생은 거주지제한 요건이 있는 타 시도 지방직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 거주한 수험생을 역차별 하는 것으로 보고 서울시와 지방직 시험을 한날 치러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말이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기자도 변화를 줘야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의 말대로 서울시 시험이 지방직과 한날 실시되든지 아니면 서울시 시험에도 타 시도와 같이 거주지제한 요건을 정하던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일전에도 공무원시험 일정에 대해 언급을 몇 차례 한 바 있다. 김용석 의원은 서울시 수험생의 역차별 문제로 시험이 한날 치러져야한다고 했으나 기자는 중복합격자들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험일정이 한날 정해져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시험일정 이야기가 나와서 이를 다시 한 번 짚어보겠다.

최근 공무원시험 면접 취재를 하면서 올해도 적잖은 면접응시자가 중복합격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테면 국가직 9급 최종합격자가 지방직 9급 시험에도 붙어 면접에 응시했거나, 서울시 9급 필기합격자가 서울시교육청 9급 시험에도 합격해 면접을 봤거나 하는 경우다.

기자는 면접 취재 시 응시자 몇몇 인터뷰를 통해 중복합격자 여부를 유추하곤 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로 중복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로 인터뷰이 60%가량은 중복합격자였던 것 같다.

중복합격자는 말 그대로 2개 이상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자를 말한다. 국가직, 지방직 2개 시험에 다 합격했거나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등 3개 시험 모두 합격했거나 하는 상황이다.

가령 두 시험에 최종합격했다면 합격자는 어디서 근무를 할지 근무기관을 택해야 하고 근무를 포기한 다른 기관에서는 이탈한 합격자의 자리를 공석으로 두거나, 메우기 위해 추가합격자를 정하곤 한다. 추가합격자 발표인원이 많은 시험일수록 중복합격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시험을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단번에 끝내는 게 손도 많이 안가고 또 업무 연속성을 위해서도 당초 선발키로 한 인원대로 최종합격자가 정해지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중복합격자 입장에서는 업무강도가 낮거나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규칙적이거나 출퇴근 이동이 용이한 시험을 최종적으로 택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에 중복합격자의 선택이 어느 한 시험으로 대거 쏠릴 경우 다른 시험에서는 정원에 미달 등으로 추가합격자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몇 해 전 국가직의 경우 업무강도가 높은 편에 속한 직류는 최종합격자 상당수가 중복합격자였고 이들이 근무기관을 최종적으로 국가직 부처가 아닌 지방직 시도 등 타 임용기관을 택해 이탈하여 정부부처 인력운용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각 부처는 선발인원을 확정지을 때도 미리 중복합격자 이탈자 수요까지 반영해 정하기도 한다. 한 부처 관계자는 “선발인원이 수요조사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 부처의 경우 최종합격자 절반 이상이 중복합격자로 이탈해 선발인원을 정할 때 중복합격자 이탈 분까지 감안하여 확정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복합격자는 2013년 모든 공무원시험과목이 일원화되면서 크게 늘었다. 이에 2014년부터 중복합격자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시험일을 아예 한날 치르도록 해 수험생들이 중복합격을 못하도록 하거나 최종 합격 시 임용기관의 선택의 폭을 좁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기자는 얼마나 많은 공채 시험이 그간 한날 치러졌는지 알고자 2014년~2017년 한날 치러진 공무원시험 일정을 찾아봤다.

1년에 치러지는 굵직한 공채 시험을 찾아보니 국가직, 서울시, 지방직 7‧9급 외 경찰, 지방교행, 소방직, 군무원, 사회복지, 법원직, 국회, 소방‧경찰간부, 지역인재 등 대략 22개가 나왔다.

이들 공채 시험 중 한날 치른 시험을 분류해보니 2014년에는 지역인재 7급과 법원직 9급, 해경간부와 사회복지직, 국가직 9급‧소방직, 지방직 9급과 지방교행 9급, 지역인재 9급과 경찰 2차 시험이 한날 치러졌다. 10개 시험이 2개씩 각각 한날 치러진 것이다.

2015년에는 국가직 9급과 기상직 9급‧소방직, 지방직 9급과 지방교행 9급, 국가직 7급과 기상직 7급‧지역인재 9급이 한날 실시됐다. 2014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2016년에는 지역인재 7급과 법원직 9급, 해경간부와 사회복지직‧경찰 1차 시험, 국가직 9급과 기상직 9급‧소방직, 지방직 9급과 지방교행 9급, 국가직 7급과 기상직 7급‧지역인재 9급이 한날 치러졌다. 13개 시험이 2~3개로 묶여 한날 실시된 결과다.

올해는 지역인재 7급과 법원직 9급, 경찰 1차 서울시 사회복지직, 국가직 9급과 기상직 9급‧소방직‧사회복지직(전국 통합), 지방직 9급과 지방교행 9급, 국가직 7급과 기상직 7급‧지역인재 9급, 경찰 2차와 해경 순경 공채, 지방직 7급과 경찰간부시험이 한날 치르는 일정이었다.

무려 17개 시험이 한날 치르는 시험으로 정해진 것이다. 공무원시험을 한날 치르는 추세로 이미 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김용석 의원대로 진행된다면 2019년에는 거의 모든 공채 시험이 다른 시험과 한날 치러지는 모양새로 갈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이렇게 한날 치르는 것도 시험 주관 기관의 노력이라 보지만 일전에도 말했듯 수험생의 문어발식 지원, 셈법을 확 막기 위해서는 국가직과 지방직, 서울시 3대 공무원시험을 한날 치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중복합격도 막을 수 있고 수험생도 더 고심해서 응시할 시험과 직렬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문제를 인사혁신처가 모두 출제하는게 가능하다면 과목별 같은 문제지를 3개 시험에서 보기 때문에 출제 부담,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이에 문제의 질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어떤 제도를 수립하든간에 결과에는 역기능, 순기능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시험과목 개편 등 공무원 채용 제도 변화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시험일정도 다각도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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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2017-11-06 16:50:30
한번으로 줄이지 말고 서울시도 거주요건을 두는게 좋습니다 즉 서울시 시험도 중복으로 보고싶으면 노량진 공시촌에서 3년간 살면서 공부하면 됩니다 중복합격하면 기간을 정해 하나만 고르라고 하고 이미 다니고 있으면 6개월 전보금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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