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0명 미만 가르쳐 현재까지 50명 합격
한달 만에 장수생 합격시키는 등 합격신화 계속
공시생 ‘페이스 메이커’...9관왕 될때까지 같이 뛸 것
[법률저널=정인영 기자] 이제는 많이 알려진, 마라톤에서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라는 게 있다. 선수가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자기의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또 우승하기 위한 최고의 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그를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같이 뛰어주는 존재다.
공무원 합격의 꿈을 안고 시험공부를 하는 ‘수험’이 마라톤에 종종 비유되곤 하는데, 이 마라토너들의 완주와 합격을 돕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경제적으로 지원해주고, 상담해주고, 지식을 전달하고, 생활을 지도하는 등 모든 역할이 각기 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 역할을 모두 하면서 실제로 같이 뛰어주는, 즉 같이 시험까지 보는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기자님도 6개월 안에 합격시켜 드릴 수 있어요.” 확언하는 그의 말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인터뷰 말미에는 정명재 원장 같은 페이스 메이커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달 만에 6명을 가르쳐 3명을 7급에 합격시키고, 석 달 만에 장수생을 2관왕 합격하게 하는 등 소수 인원을 가르쳐 50명의 합격생을 배출시킨 그는 믿기 힘든 결과를 내보이면서도 겸손하고 담담하게 그간의 합격신화를 얘기해줬다.
실제 국가직 7급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도 했던 그가 다시 나와 수험생들의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한 이유와 그가 말하는 필(必)합격의 ‘전략’과 ‘공부기술’은 무엇인지, 그의 인생사와 고민까지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모두 청해 들어봤다.
공무원 수험 중고서점, 식당 주인에서 강사 되기까지
가장 신기했던 그의 ‘이력’은 실제 공무원으로 입직했음에도 다시 나와서 수험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 그러면서 또 시험을 봐서 공무원 합격 4관왕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이었다.
“저는 공무원이 뭐하는 지도, 공무원 수험생들이 어떻게 공부하는 지 관심도 없던 사람이었어요.” 그랬던 그가 처음 노량진에 들어오게 된 것은 ‘사업’ 때문이었다고 한다.
“제가 마흔 살 넘어 무역회사에서 퇴직하고 나와 노량진에 와서 중고서점을 냈거든요. 그런데 1주일에 한 명 오더라고요. 그렇게 두 달 지냈는데 손님이 거의 안 와서 전단지를 세 시간씩 붙여도 보고 했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정리하고 식당을 개업했어요. 3천원짜리 밥집요. 나름 잘 돼서 1년을 했는데 단가가 너무 싸다보니까 수익이 안 나더라고요. 안되겠어서 그것도 접고 노가다 인력시장도 다니고 하다가 예전에 30대 때 수학학원 했던 게 생각났어요. 사실 가르치는 업을 오래했었고 하기 싫어서 무역회사도 다니고 했던 건데, 식당에 찾아 온 공무원 장수생 때문에...”라며 공무원 수험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이야기 해줬다.
식당에 왔던 한 공무원 수험생이 한숨을 푹푹 쉬며 영어가 40점이 안 나온다고 하기에, 시험문제를 한 번 보여 달라고 했고, 좀 알려줬더니 한 달 동안 과외를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간청에 못 이겨 무료로 한 달간 봐줬는데 그 친구가 떡하니 합격했다고. 그래서 너같은(과락) 수험생들이 많냐고 물었고 전단지를 붙여 과락자 친구들 10명을 모아 가르쳤다고 한다. 그 중에 또 한 명 합격자가 나오고 그 소식을 듣고 한두 명씩 찾아오다보니 ‘학생수가 많아지면 제대로 가르쳐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공부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시험을 치른 이유를 묻자 “그야 증명하려고 했죠”라며 웃어 보인다. 학생들을 모으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한 수험생이 ‘당신이 뭔데, 무슨 근거로 공무원 수험생들을 가르치려고 하느냐, 공무원 시험이라도 한 번 봐 본적 있느냐’고 따져 물었던 것.
그가 고3 때 의대에 진학했었고 (뒤에 진로를 바꿔 서강대 경영학과) 30대에는 수학학원을 운영했던 것 등의 이력을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원래 공부 좀 했던 사람’으로 비쳐지는 게 싫어서 그런 이력들을 내세우는 대신 실제로 공무원 시험공부도 똑같이 하고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것으로 입증해보이려 한 것이다.
“제가 2015년도에 공부를 두 달해서 국가직 7급 방재안전직이랑 지방직 9급 일반행정직(강원도 원주, 408점으로 합격)에 합격했어요. 방재안전직은 그때 처음 알아서 직접 책도 쓰고 강의하면서 공부도 하고 시험까지 봤던 거죠. 그 계기도 수험생을 상담해주다가 책임지기 위해서였죠.”
그 해 국가직 7급 시험을 두 달 앞두고 한 7급 준비생이 찾아왔는데, 3년 이상 공부했고 30대인데, 계속 공부해도 떨어진다며 상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물어보니 검찰행정직을 지원한다는데 경쟁률이 200대 1을 넘더라는 것. 점수컷도 높고 두 달 만에 점수도 더 안 오를 거 같아 이번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그럼 합격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전체 직렬 경쟁률과 컷을 찾아보다가 방재안전직을 봤는데 포털에 검색해보니 정보가 한 페이지를 안 넘었다고 한다. 처음 생긴 직렬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제가 처음 생기는 직렬이라 과락만 넘어도 다 합격할 거라고, 무조건 원서 쓰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강사도 책도 없는데 어떻게 공부하냐고 되물어요. 그러니 어떡해요. 제가 책을 만들어주겠다 한 거죠.”
그날 저녁 그는 서점에 가서 ‘방’자 들어간 건 다 찾아봤다고 한다. 소방 관련된 것부터 해서 도시계획도 과목에 있어서 공인중개사 책도 사고 재난관리, 안전관리 관련된 책들을 다 사오고 봤던 것이다. “방재관련법규는 조문에서 90프로 나오기 때문에 다 모아서 제본했는데 법규니까 그냥 쭉 보면 무슨 소린지 잘 몰라요. 그래서 제가 밤새서 계속 보고 이해를 한 다음에 강의를 하게 됐던 거죠. 그래서 6명 학생들을 모아서 강의를 했어요. 딱 두 달 동안 전체 7과목을 다 가르쳐서 시험봤는데 저 포함 4명이 합격했어요.” 그의 ‘전략’과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공무원 아닌 공시생의 페이스 메이커 될 것”
국가직 7급 방재안전직에 최종합격해 실제 두 달가량 공무원 생활도 했다는 그. 다시 나와 수험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제가 그 당시 방재안전직 합격해서 들어간데가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에요. 거기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근무했는데, 그만두고 나온 이유는 저는 사실 공무원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공무원 해야지’하는 생각은 단 1%도 안했었죠. 공무원시험도 마찬가지였어요.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 공부하러 노량진에 많이 온다더라 정도만 알아서 처음 중고서점 하러 노량진에 왔던 거지, 실제로 수험생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또 5~6년씩 그렇게 오래 하는지도 몰랐어요. 어쨌든 노량진 와서 학생들 가르치다가 ‘네가 공부를 어떻게 가르치냐’는 사람들의 의심 때문에 시험을 봤고 합격했던 것이죠.” 애초에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 없이 증명의 목적으로 공무원이 됐기에 그만두고 나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결정적으로 두 달 만에 빨리 나오게 된 것은 사실 나오려면 빨리 관둬야 조직에도 피해가 덜 가기도 하고요. 또 주말에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을 보러 가니까 계획도 없이 놀고 있는거에요. 36살 넘은 한 친구가 있었는데 처음 공무원시험 준비한다고 들어와서 제가 4개월 가르치고는 공무원 생활을 하니까 이 친구가 경찰시험이랑 교정직 다 떨어지고는 술 먹고 독서실에서 자고 있더라고요. 대책을 물어보니 운전직 준비하겠다고 하는데 운전직이 경쟁률도 높고 그 친구가 운전직이 맞지도 않거든요. 나이도 7급 하면 좋은 나이여서 제가 한 시간을 설득했어요. 방재안전직 7급을 봐야 합격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작년 5월 12일에 퇴직하고 딱 한 달, 이 친구를 가르쳐서 같이 6월 17일에 서울시 7급 시험을 본 거에요. 결과는 저는 수석하고 이 친구는 서울시 7급 방재안전직, 그리고 일주일 전에 본 지방직 9급 방재안전직도 붙었어요. 그래서 우연찮게 방재안전직이 제 전문이 됐죠.”
원래부터 방재안전직 전문으로 나섰던 건 아니고, 어떤 수험생이든 오면 부족한 과목을 메꿔서 합격시키는 게 목표였는데 상담하면서 ‘전략적으로’ 방재안전직을 선택하게 했고 책과 강의로 도우며 같이 공부해 합격했던 것이다.
정 원장은 앞으로도 공무원 시험은 직렬을 바꿔서, 수험생과 같은 마음으로 감을 잃지 않으려고 응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율곡 이이 선생님이 9번 장원급제했다잖아요. 저도 내년까지 9관왕이 목표고, 9관왕하면 시험은 그만 볼 거에요(웃음).”
짧은 기간이지만 그의 공무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소회도 들려줬다. “두 달 간 공무원 생활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일단 공무원이 되지 않으면 몰랐던 것을 많이 알 수 있었거든요.”
중앙정부청사에 들어갈 때 신분증으로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된다는 것, 중앙부처는 7급이 말단이라 장차관들을 굉장히 자주 접한다는 것부터 중앙부처 7급은 2년간 해외연수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해외연수를 가면 월급 따로, 1년간 체류비 5만불까지 지원해줘요. 서울시 7급은 월급은 센 대신 해외연수 기회는 없고요. 굉장히 좋은 기회죠.”
에피소드 하나도 이야기 해준다. “한 번은 미 국토안보부라고 우리 행안부같은 곳인데 거기 차관보가 와서 브리핑을 영어로 해야 됐던 적이 있어요. 우리팀에서 영어브리핑, PPT 작성할 사람을 지원 받았는데 다들 고개 숙이고 있었고 저는 뭣모르고 고개 들고 있다가 얼떨결에 맡게 됐죠(웃음). 일주일동안 자료 만들었는데 다행히 잘 돼서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영어만 잘해도 우리 팀에 필요하니까 나가지 말라고 잡아주시기도 했고요. 또 제가 45살에 들어갔는데 그 나이에 어떻게 시험공부해서 들어왔냐고 대단하다며 좋게들 봐주셨어요. 거기 계신 분들 다 책임감들도 대단했죠. 제가 마흔 넘어서 공직에 들어왔는데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도 알게 되니까 나와서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거죠.”
합격비책(秘策)...방재안전직 등 소수직렬 전략적 선택
무려 19개 과목을 강의한다는 정명재 원장. 일반행정직 외에도 방재안전직, 도시계획직, 수산직, 보건직 같이 소수특정직렬의 과목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애초부터 소수특정직렬과목을 가르치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그가 소수특정직렬을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합격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남들이 잘 안하는 것, 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당연히 경쟁률은 낮고 합격률은 높아진다. 처음부터 남들이 안 하는 것 하려고 욕심부린 게 아니라 ‘합격률’에 초점을 맞춘 거란 설명이다.
“보통 사람이 공부를 6개월 이상 하면 힘들어져요. 그래서 수험생들 한 명 한 명 놓고 봤을때 1년 이상 공부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봐요. 1년 이상 해서 일행직 컷 400점을 넘게 해줄 수 있는지도요. 그랬을 때 안될 것 같으면 컷이 낮은 직렬을 선택하게 하고 필요한 과목들을 직접 가르치는 거죠. 소수직렬만 무조건 추천하는 것은 아니고 깜이 되면 일행직하게 하는데 그런 분들이 많이 찾아오진 않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전략적으로 소수특정직렬로 유도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소수특정직렬로 유도를 하면 그 다음은 정 원장의 몫이었다. 신설된 방재안전직은 그렇다쳐도 다른 소수특정직렬은 기출이 누적돼있는데도 그걸 분석해놓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
“서울시 및 지방직 일반행정직 7급만 봐도 그래요. 선택과목이 경제학, 지방자치론, 지역개발론이 있거든요. 분명히 선택인데 지역개발론은 아무도 선택을 안하는 거에요. 보니까 못하고 있는 거였어요. 생긴지 꽤 됐는데도 기출문제집, 강사 한 명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지역개발론 수험서도 썼어요. 편저자인데, 그 책으로 제가 실험해봤어요. 7급 수험생 두 명 놓고 4시간을 강의했죠. 그런데 한 명은 90점, 다른 한 명은 85점이 나왔어요. 경제학이나 지방자치론을 4시간 강의하고 그 정도 점수? 절대 못 나와요.” 심지어 7급은 조정점수도 없기 때문에 지역개발론을 선택하면 훨씬 유리한데도 공부할 자료가 없어서 선택을 못했던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또 지역개발론이 금방 성적이 잘 나올 요소가 있어요. 법이 아니기 때문에 늘 나오는 패턴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생각 못하고 강의도 안하고 아무도 신경 안 쓰니까 수험생도 선택을 못하게 되는 거죠. 다른 재난관리론, 안전관리론 다 마찬가지에요. 책도 구하기 힘들어서 교수님들 옛날 책이랑 논문 다 뒤져서 책 만들고 강의하고 했던 거죠.”
이렇게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그게 너무 재밌고 보람된다는 그. “제가 공무원이 됐던 것도 신기했지만 공무원을 만드는 강사가 되는 것, 또 책을 쓰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재밌죠. 또 이런 소수직렬 책이나 강의는 저만 할 수 있는 거니까 보람 있죠.”
단점은 선두주자라 너무 힘들다고. “없는 길 만드는 거라 고달픈 건 사실이죠. 또 증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한 명, 두 명 모집해서 강의하는 거라 사실 임차료 내면 적자에요. 수입 없는 일을 계속해오고 있어요. 완전히 돈키호테에요. 남들이 미쳤다고 할 거에요. 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어떻게 합격생들을 만들어 오고 있는지 입증하고 있는 거죠.” 체력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알아주길 바라면서 버티고 있다는 그는 남모를 속사정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제 여동생과 조카가 지적장애 3급이에요. 제 고1 조카가 공무원이 되는 게 제 가장 큰 소망인데요. 공무원 시험을 보면 장애인이나 저소득층은 구분모집하고, 군소지역도 구분모집하고 있더라고요. 어려운 계층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이런 좋은 제도가 있는데 정작 그 수혜자들은 이걸 잘 몰라서 미달이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공무원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실제 공무원 생활하면서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이런 공무원 제도와 관련된 각종 정보도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단기간 합격의 비결, 시험공부기술은 ‘압축기술’
경쟁률이 낮은 소수직렬 선택이 전략이라면, 시험공부의 기술은 무엇일까.
“시험공부의 기술은 ‘최대한 압축하는 것’이죠. 시험장에 가면,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시험에 나올 것만 압축하는 기술이 중요한 건데 이걸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아요.”
이 압축기술은 과목마다 다 있는데, 분량을 줄이고 암기를 쉽게 하는 기술 등으로 국어는 5일 만에, 행정학은 2일 만에 끝내게끔 한다. 남들이 몇 년 동안 공부하는 걸 이렇게 초단기간에 끝내도록 한다는 것. 이렇게 양적으로 무지막지하게 압축을 하면 나올만한 내용이 비껴가진 않을까. 듣고도 반신반의하며 되묻는 기자에게 말한다. “현재 서울시청에서 7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박찬도 군이 당시 시험장을 나오면서 제게 했던 말이 있어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시고 찍어 주신 게 거의 다 나와서 소름이었다고요. 수험생들이 저 보고 작두 탔냐고 해요. 괜히 압축기술이고 족집게 강의라고 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그의 압축기술이 녹아든 2015년도부터 만들었다는 공무원학습지. 수험생들이 실제로 이것만 보고도 다 합격했다고 한다. 10년치 기출을 분석해놓고 시험에 꼭 나올 것만 압축해서 정리한 독학 학습지인데 너무 얇아서 이것만보고 과연 합격이 될까 의아한 표정을 짓자 정 원장이 말한다. “이 책으로 독학하고 90점 넘었다고 찾아와요. 합격한 친구들이 공부한 주교재가 이거고 지금 이 책을 주교재로 강의도 하고 있어요. 그냥 이해하기 쉽게 막 썼는데 평이 좋아요. 이것만보면 합격한다고 해서 처음에 인기 끌다가 수험생들이 안 알려지길 바라서 그런지 쉬쉬하는 것도 같아요(웃음).”
그러면서 그는 이 압축기술이 분량의 압축뿐만 아니라 수험기간의 압축도 의미함을 내비쳤다. “3년 만에 합격한 사람은 3년짜리 합격기술을 가지고 있는 거죠. 2년 만에 합격한 사람은 2년짜리 기술인거고요. 저는 올해 합격한 이병진 수험생을 3개월 만에 2관왕으로 만들었어요. 6년차 일행직 준비생이었는데 저 만나기 전에 시험만 20번 넘게 봤다고 해요. 그 친구가 저랑 상담하고 직렬을 바꿔서 5과목을 새로 공부했는데도 3개월 만에 합격한 거죠.”
이렇게 압축기술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그는 그 압축을 위해 어느 수험생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말한다. “제가 근 2년 동안 거의 600일을 밤을 새웠어요. 수험생들은 공부만 하면 되지만 저는 그 수험생들 공부를 가르쳐야 되는데 자료가 없으니까 제가 다 찾아서 책을 만들고 강의 준비해야 되니까 시간이 모자라죠. 시간이 너무 없어서 밤샘강의도 했어요. 그렇게 몰아부쳐 공부해야지 한 달 만에, 석 달 만에 합격하고 하는 거죠.”
시험을 앞두고 ‘압축해서 공부할 것’을 강조하는 그. 일반적 수험생들이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해야 하나, 시간표는 어떻게 짜야되냐고 물으면 답답하다고.
“이건 그냥 공부가 아니고 시험공부에요. 만료가, 종료일이 있는 시험공부요. 시험보기 위한 공부니까 시험일, 그날까지 지식을 쌓아야만 해요. 계획표 세워봤자 실천도 안하고, 실천한다고 해도 하루에 얼만큼씩 정량 공부하다보면 시험일에 반은 못 보고 들어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럼 안 되거든요. 분량 중심으로 해서 시험보기로 한 날 전까지 최대한 압축해서 전체를 다 보고 들어가야 되는 거죠.”
단 기간에, 압축적으로 ‘몰아부쳐’ 공부하는 것이 합격을 위한 시험공부로 그의 비결이다.
“무턱대고 공무원시험 시작하지 말라”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당부하는 말도 남달랐다. 추상적으로 ‘열심히 하면 될 거야’라는 말은 아무런 관심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라고.
“저는 일단 수험생이 상담하러 오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하지 말라’는 말이에요. 겁을 잔뜩 주는 거죠. 다들 1~2년 생각하고 들어오지만 평균이 5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어서 실패하고 있는지 아느냐, 이런 것들 충분히 알고 시작하라고 말하죠.” 무턱대고 공무원 시험을 시작하지 말라는 당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명감과 책임감, 그런 소양을 가진 사람이 공무원을 해야 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충분한 마음자세와 각오가 돼 있는 다음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공무원 시험 뛰어들었다가 장수생 되고 오래 하다보면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게 돼서 못나가는 사람들이 여기 너무 많아요. 성실하기 그지없는 친구도 5년 넘게 공부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데요. 이례적인 게 아니라 일반적인 수험생들 이야기에요.”
그래서 그는 처음 공부하러 온 수험생들에게도, 상담하러 온 장수생들에게도 안될 것 같으면 하지 말라고 직언한다고 말한다. 아니면 차라리 다른 일도 좀 해보다가 정말 하고 싶을 때, 절박해졌을 때 다시 와서 하라고 주문하기도 한다고.
“막말로 노가다 1년만 하고 오면요, 공부가 너무 쉬워요. 저도 식당배달 6개월하고 고생하다가 책을 보니까 눈물이 날 정도로 공부가 쉽고 재밌더라고요. 공부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아는 사람들이 해야 된다고 봐요.”
그렇게 어려운, 절박한 사람들이 했을 때 ‘진심을 다해’, 그리고 ‘즐기며’ 하게 된다는 말이다.
“돈도 없고, 배경도 없고, 지식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공무원 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아요. 마지막 인생의 실마리로 공무원시험 도전해서 되는 분들이 실제로 많고요.”
그런 절박함과 각오 없이 무작정 시작해놓고 어렵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그. 다른 길이 없고 오로지 공부만 길이 될 수 있다는 그 절박함과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초시생은 공부하는 재미, 장수생은 숨통 틔우기부터”
그럼에도 ‘꼭’ 공무원시험을 하겠다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그의 ‘코칭’은 무엇일까.
“초보 수험생은 공부하는 즐거움부터 가르쳐야 돼요. 처음에 공부 시작하면 의자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해요. 그럴 때 억지로 버티라고 하기보다 저는 하고 싶을 때만 와서 하라고 해요. 일단은요. 그렇게 하고 싶을 때만 조금씩 하다가 공부가 좀 될 때 밤을 한번 새워서 공부하게 해요. 그렇게 양을 늘려 진도를 쭉 나가보면 공부의 재미를 알게 되거든요? 그 때 추진력이 생겨요.” 공부하는 재미를 알게 하고 그렇게 공부연습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도 공부를 즐기는 사람을 절대 못 이긴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초보 수험생에게 공부하는 재미를 알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 장수생은 가장 먼저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공부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쉬웠다가 오라고 말한다고. “6년 이상 공부한 장수생이 공부 재미는커녕 공부할 욕구가 있겠어요? ‘숨통 틔우는 게 먼저’죠. 또 공부를 오래해서 머릿속이 너무 꽉차있기 때문에 좀 비워야 돼요. 공부를 조금 해야 기억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가 장수생에게 하는 처방은 다름 아닌 ‘놀아라’라고. 새로운 것들을 해서 머릿속을 좀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장수생들한테 공부 다시 시작하기 전에 홍대 가서 맛있는 것도 사먹고, 마트 가서 사람 사는 것도 좀 보고, 새로운 옷도 좀 사 입고 그렇게 놀다 오라고 말해요. 그러면 처음엔 의아해하죠. 죽어라 공부해도 못 붙었는데 좀 놀라고, 쉬라고 하니깐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합격한 친구들은 합격한 뒤에 비로소 그게 주효했다는 걸 인정하더라고요.”
“또 아무리 좋은 여행지에 가도 체력이 안 되면 구경 못하는 것처럼, 공부 양을 아무리 줄여도 하다보면 힘든데 체력도 키워놔야죠.” 단기간 몰아치기 공부에 가장 중요한 체력이 뒷받침 돼 있어야 함은 당연한 말이다.
그리고 ‘영어’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친구들한테는 딱 하루에 10분씩만 매일 EBSi 강의를 들으라고 말한다고. 10분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누적되면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쉬운 걸 주문해도 안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에요. 한 학생이 처음에는 제 말 무시하고 안 하다가 영어 성적 안 오른다고 하니 옆에 앉혀놓고 10분 같이 들었거든요. 그러더니 너무 쉽고 재밌대요. 그러고 매일 듣더니 결국 그 친구 100점 맞았어요.”
결국 이 10분의 실천도 안 하는 수험생들이 많고, 이런 ‘정보’를 줘도 시도도 안하고 지레짐작 안 된다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시도도 안 해보고 ‘그렇게 해서 되겠어?’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하니까 안 되는 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 이렇게 소수직렬 경쟁률이 낮은 곳이 생기고 그 덕분에 초단기 합격도 생기는 거죠. 너무나도 다행히.”
“정보는 없고 광고만 있는 수험가가 장수생 만드는 것”
“저는 수험생들이 상담하러 오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말씀드렸듯이 ‘하지 말라’는 말이고, 그 다음 꼭 해야겠다고 하면 두 번째로 강조하는 말이 ‘책을 한 권만 보라’는 거에요.” 과목별로 책 한권만, 반복해서 보라는 거다.
“장수생들한테는 특히 이걸 더 강조해요. 장수생들 보면 귀가 ‘팔랑귀’에요. 유명하고 좋다고 하는 책은 다 사서 보거든요. 과목당 책이 10권, 20권, 30권인 분도 봤어요. 그걸 어차피 다 보지도 않거든요. 결국 시험 임박하면 요약집 보면서 장수생도 초보와 똑같이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는 공무원 수험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공무원 수험가에는 정보가 너무 없어요. 광고만 있죠. 초보수험생이건 장수생이건 정보가 없으니 애초부터 공부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죠.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는 사람들 천지에서 무턱대고 책사고 강의 신청하고 그렇게 공부하다보니까, 시험 떨어지고 장수생되고 하는 거에요.” 제대로 된 정보는 없고 광고만 넘쳐나는 공무원 수험가 시스템에서는 ‘오래하는 것’과 ‘떨어지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공무원은 뜻있는 사람만 해야 된다고 강조하는 그. 정말 공무원 할 사람만 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그렇게 온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고 합격을 위한 기술도 가르쳐서 빨리 합격시켜 내보내야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끔 기사 보면 공무원 수험가에도 저와 비슷한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상업화된 곳에서 가끔 바른말, 쓴소리하시는 분들요. 과열화되고 포장만 되고 있는 공무원 시장, 이런 거 우려하고 염려해서 그런 말씀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전략, 정보 제공하는 상담, 코칭 필요해”
현재까지 700여 명을 상담하면서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많이 봤다는 그. 한 시각 장애인 수험생이 밤새 점자 작업을 하며 번 돈으로 2년 동안 대학원생에게 영어를 배웠는데도 과락이라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배운 걸 좀 보여달라고 해서 봤더니 공무원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성문기초영어를 2년 동안 배웠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2년 넘게 돈을 쏟아 부어 공부를 했는데도 영어 점수가 안 나왔다는 한 수험생도 3일 강의해줬더니 처음으로 60점이 넘었다고 감사하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왠지 모를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오래했는데도 점수가 안 나왔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돈만 받고 점수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제대로 된 정보나 코칭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험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부를 하고 안하고는 본인 결정이지만 하겠다고 작심한 수험생들을 합격시키려면 분명히 전략을 짜주고 도와줘야 해요. 공무원 수험가를 보면 한 과목 가르쳐주는 강사만 있지 전체 과목 수험전략을 짜주는 ‘코칭’은 없거든요. 직렬선택부터 자세하게 알고 상담해 주시는 분들도 없고요. 그저 영어 못하면 영어 누구 강사한테 배워라 정도죠. 학원에 상담해주시는 분들은 ‘상담’이 아니라 매뉴얼을 알려주시는 것 아니던가요. 커리큘럼을 소개해주던가요. 실제 시험도 안 봐보고 노하우도 없는 사람들이 상담해주니까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팩트’만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공무원 시험을 꿰뚫고 제대로 상담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가 이제껏 보고 겪은 공무원 수험가의 단상을 말하며 그는 그가 이 길을 계속 겪는 이유도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똑같이 생각해요. 지역개발론은 어렵다, 7급은 어렵다, 남들이 많이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런 생각만 하니까 공무원 수험가가 이런 것 같아요. 깜깜한 곳에서 사람들 가는 데로 미역줄거리처럼 헤매다가 시간만 허비하는 모습이랄까. 방향을 제시하고 전략을 세워주고, 현재 위치를 판단해주는, 즉 진짜 ‘상담’을 해주는 조언자가 많이 필요한데 수험가에 그런 역할을 하거나 그런 역할을 해 줄 사람을 발굴하려거나 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보여요. 학원과 강사들은 어떻게든 수험생들을 많이 끌어 모으려고만 하지, 이렇게는 합격 못하니까 직렬을 바꿔보라든지 그런 코칭을 해주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게 답답한 거죠. 사실 누구든지 공무원의 뜻만 세우고 건강하고 의지가 있다면 아주 빨리 합격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걸 계속 입증해보이고 싶어서 경제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데도 버티고 있는 거죠.”
수험생 그리고 합격생에 당부하고 싶은 것
장수생들을 단기간에 합격시키는 그. 합격생들에게는 엄청난 은인일 터. 그런데 의외의 말을 털어놨다. “오랫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한 장수생들 합격시켰을 때 그 보람이 엄청 크죠. 고맙다는 연락 당연히 오고 집에도 초대받고 그렇긴 하죠. 그런데 배신감도 커요. 수험생들이 합격을 하면 변하거든요.” 씁쓸해하면서 그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합격을 하면 변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계절이 바뀌는 섭리같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좋은데, 9급 준비하던 친구를 7급 가르쳐서 합격시켜줬는데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시험 안된 친구들을 상처주고, 9급 준비한다고 무시하고 폄하하더라고요. 또 혼자 공부해서 합격했다고 하지 저한테 배웠다고도 안 해요. 길가다가 마주쳐서 불렀는데 외면하고 가기도 하고요. 슬프게도 그런 친구가 10에 9명 반이에요.”
인간적 배신감이 크겠다는 말에 그는 “어쩌면 섭리에 안 맞는 공부를 가르쳐서 그런가 생각도 든다”고 답하는 그. “고생할 거 다하고 피눈물도 흘려보고, 밤을 새워 안 되는 공부도 해 보고, 그렇게 본인이 고통스럽게 공부했다면 달랐을까 싶어요. ‘나쁜 공부기술’로 너무 쉽게 빨리 합격시켜 놓으니까 오래 공부하는 사람들 무시하고 하는 것 아닌가 하고요. 그래서 제가 공부 가르치면서 항상 강조하거든요. 내가 너희들 빠르게 합격시켜주는 이유는 빨리 합격해서 나가서 부모한테 효도하고 주변사람들한테 잘하라고, 인간답게 살라고 하는 거다 하고요. 그런데 합격된 순간 바뀌는 걸 보면 회의감도 드는 게 사실이에요.” 그런 그는 그 허무감이나 회의감을 극복하기 위해, ‘보람’을 느끼고자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몇 명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한다.
“대학시절 야학교사도 오래했었는데요. 그 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부 가르쳐줬던 것처럼 지금도 제 여건이 되는 선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지식을 나누는 건 큰 힘이 안 들거든요. 아무쪼록 수험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겸손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저 무시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7급 되고 나서 9급을 비하한다거나 오래 공부하는 수험생들 무시하고 하는 그런 친구들은 사실 빨리 합격시키는 기술을 알려주고 싶지 않기도 해요. 공무원이 되면 ‘권력’이 주어지는데 그 권력이 주어졌을 때 잘 쓸 수 있는 사람들만 가르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죠.”
오랜 기간 장수생들을 양산하는 합격 전략과 정보의 빈곤, 진정한 코칭과 상담이 부재한 수험가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단기합격’으로 쉽게 공무원이 돼 겸손함을 잃은 수험생들을 향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 그에게서 수험가에 몸담은 그의 책임의식을 넘어 ‘교육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애초에 공무원에 대한 관심도 없고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지도 않았던 그가 이 일에 헌신하며 계속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반드시 합격시켜주겠다고’고 한 수험생과의 약속 때문일 것이다. 그 무거운 책임감으로, 절박한 상황에서 반드시 합격해야만 하는 수험생들을 합격시켜 내보내겠다는 그의 노력은, 그들을 ‘살리고자’ 애쓰는 그 사명감은 마치 환자의 생명을 살리려는 ‘의사’의 그것과도 꼭 같은 모습이었다.
인터뷰‧글 정인영/ 사진 김현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