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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
김종민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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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8  10: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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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법무법인(유) 동인 

법무부장관 후보를 사퇴한 안경환 교수에 이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의혹으로 낙마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보면서 공직의 길을 다시 생각한다. 수많은 직업 가운데 공직의 길을 가려는 사람은 누구보다 확고한 직업관과 목표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공직은 단순한 직업을 넘어 국민과 사회에 대한 봉사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공직자로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그 자세와 의지는 분명한지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공직자는 자신의 책임과 사명을 깊이 인식하고 열정을 다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나갈 때 존재이유가 있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된 이유도 검찰 스스로 존재이유와 사명을 망각한 채 일부 검사들이 권력을 추구하며 주요 사건의 검찰권 행사를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공직자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 뿐 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공직의 존립기반이 국민의 신뢰임을 명심하여 오직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해 정진하여야 한다.

특히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는 그 자리가 권력을 취하거나 개인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다하여야 하는 자리임을 한시도 잊으면 안 된다. 고위공직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 자리를 감당할 만한 능력과 식견, 인품과 도덕성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무능은 죄악이고 부패보다 더 심각한 폐해를 가져온다. 부패는 개인적 범죄에 그치지만 무능한 고위공직자는 국가 전체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을 제안 받더라도 본인의 그릇을 잘 살펴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스스로 사양하는 것이 개인과 국가의 불행을 막는 지름길이고 도리다.

한비자는 “어리석은 사람이 등용되어 다스림에 쓰이거나 공적이 없는 사람이 높은 지위를 얻게 되면 아랫사람이 원망하고 그렇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과거 정권의 교훈을 벌써 잊었는지 정치약사 출신의 류영진 식약처장의 경우처럼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도 대선캠프 출신에 대한 논공행상과 코드인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 북한 핵 위기가 국가의 존망을 위협하는 비상시국에 외교의 최일선에서 국가안위를 책임져야 할 4강 대사 내정자가 하나같이 관련 외교경험이 별로 없는 대선 공신인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훌륭한 인재의 등용 여부에 달려 있고 그 요체는 다양성과 개방성이다. 미국이 20세기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도 전 세계의 인재들을 포용한 덕분이었고 로마나 당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고기는 잡어일수록 무리를 지으려고 하는 법이다.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나방처럼 권력을 탐했던 자들이 주요 공직을 차지하는 불행한 역사는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심각한 국가안보상황과 경제위기 극복, 양극화로 인한 사회통합의 과제가 시급한 때인 만큼 최고의 인재를 구하는데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동파는 인간의 삶을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雪泥鴻瓜)’이라고 했다. 공직자의 자리도 곧 사라지고 녹아 없어질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 같은 것이다. 공직이란 그 자리를 감당할 능력과 자격을 갖추어 일을 제대로 할 때 의미가 있다. 탁월한 역량과 인품, 리더십을 갖출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일을 성취할 마음은 없고 어떻게든 권력자의 눈에 들어 출세해 보려는 권세욕에 가득 찬 사람은 조직을 파멸시키고 자신까지도 파멸시킨다.

의롭지 못한 채 부귀를 누림은 뜬 구름 같다고 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쓰이면 목숨 바쳐 나라에 충성할 것이요 쓰이지 못하면 농사지으며 살아도 족하거늘 권세 있는 자에게 알랑거려 뜬 구름 같은 영화를 훔치는 것은 나의 수치로다”라는 충무공 이순신의 말씀을 새기면서 소명의식과 능력을 겸비한 우수한 인재들이 공직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쳐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만들어 가기를 염원해 본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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