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17년 공인회계사 수석 주나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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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2017년 공인회계사 수석 주나현씨
  • 주나현
  • 승인 2017.09.06 10:12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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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공인회계사 수석 합격 주나현씨
대원외고卒/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제가 맞다고 생각한 공부법과 계획을 믿으려 했다"
 

들어가며

합격하면 정말 기쁠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대 밖의 결과에 오히려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이 공부를 했던 선배들이나 친구들보다 더 나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지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합격 수기를 남기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저 또한 다른 합격수기를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 글의 특정 부분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전반적 수험생활

2016년 3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 2차 시험 전 각 한 달을 제외하고 매주 2~3회 아침 요가 강습을 받았습니다. 운동을 한 날은 아침 9시 반부터, 하지 않은 날은 8시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밤 11시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주말엔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보통 오전 10시 정도에 자리에 앉았습니다. 통학시간이 왕복 2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을 적어두고 그 내용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세법 세부사항과 같이 암기성이 짙은 내용을 표시해두고,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특히 오가며, ‘스스로 강의하기’를 했는데, 당일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많은 선생님께서 강의에서 강조하시는 방법대로, 통학 시간이나 잠들기 전에 그 날 배웠던 주제 한 가지를 중심으로 어떻게 세부 내용이 파생되는지 그려보려 했습니다. 다음 날 책과 비교하는 식으로, 어떤 흐름을 놓쳤고, 그 흐름이 왜 중요한지 등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또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혼자서 생활했고, 사람이 많은 점심시간을 피해 3시 쯤 점심을 먹고, 8시쯤에 간식을 먹으며 산책했습니다. 1차 끝난 직후 5일 여 정도는 제외하곤, 매일 이와 같은 일과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수험 기간 초반에는 주별, 일별 계획도 세워봤지만 각 과목에 대한 이해 정도나 복습량에 편차가 커, 크게 의미가 없다고 느끼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데에 의의를 뒀습니다.

시기별 공부 방법

(1) 2016년 3월 ~ 9월 초순 : 기본강의 수강시기

회계원리 > 중급회계, 원가회계 > 재무관리, 세법 > 상법, 일반경영 > 고급회계, 경제 순으로 기본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회계원리 수업을 들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아, 회계원리 수업을 1주일 동안 수강했는데, 이후 중급회계 강의를 수강할 때 크게 도움이 된 기억이 납니다. 이후엔 보통 아침에 한 과목을 듣고, 복습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한 과목을 듣고 복습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복습만 하는 날을 만들어, 배운 내용을 학습했습니다. 인강은 보통 1.0 혹은 1.2배속으로 들으며, 실강과 같은 현장감을 느끼려 했습니다.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포기하게 된다는 조언을 듣고, ‘합병과 분할’ ‘상증세’ ‘양도소득세’ 등 강의도 같이 들었습니다. 이 기간엔 ‘누적 복습’을 하지 못했고, 당일 배운 내용을 각 단원의 연습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만 이해, 암기하려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매일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가, 잠시 머릿속에 관련 내용을 ‘꾸역꾸역’ 집어넣은 기분으로 하루를 끝냈습니다. ‘한 번 제대로 복습하면, 나중에 다 기억난다’는 많은 선생님, 선배들의 조언을 믿으려 했습니다. 특히 당시 재무관리와 세법이 이해가 정말 되지 않아, 복습을 소홀히 했는데, 때문에 이후 1.5차, 2차 공부 때 다른 과목보다 시간 투자가 많았습니다.

(2) 2016년 9월 중순 ~ 11월 중순 : 1.5차 강의 수강시기

재무회계, 세무회계 > 재무관리 순으로 1.5차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이론 부분 강의를 들은 후, 강의를 멈춰두고, 먼저 관련 연습문제를 꼭 풀어보았습니다. 해설을 들으며, 어떤 부분에서 잘못 생각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았습니다. 누적 복습이 가능해졌는데, 과목별 ‘복습 노트’에 기억해야 할 주제 (예. 주요 3법의 간주임대료 비교)를 써놓고, 다음 날 그에 해당하는 내용을 빈 종이에 써본 후, 틀린 내용을 비교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계속해서 이를 반복하고, 어느 정도 특정 주제가 익숙해졌다고 판단되면 ‘복습 노트’를 읽기만 하며, 어떤 내용을 지금까지 공부했는지 정도만 파악했습니다. 또, 교재에 틀린 문제와 횟수를 표시해두었는데, 같은 선생님의 교재로 2차 공부를 했기 때문에,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동차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이대로 객관식 준비를 하면, 동차 기간에 재무관리를 포기하게 될까봐 걱정되어, 재무관리 1.5차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침에 들은 1회차 강의 내용을 하루 종일 복습해도 시간이 부족해, 생각보다 오래 재무관리를 붙잡고 있었지만, 최대한 조급해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3) 2016년 11월 중순 ~ 2017년 2월 말 : 1차 객관식 시험 준비시기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 때문에, 객관식 강의는 당시 이해가 가장 부족하다고 판단한 세법과 원가회계 강의만 수강했습니다. 각 과목별 객관식 교재를 구입해, 비교적 이해의 비중이 큰 경제학, 재무관리, 재무회계, 원가회계를 먼저 공부했고, 1월쯤부터 상법과 일반경영을 공부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던 세법은 계속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과목별 누적복습은 계속 진행했습니다. 1월초 즈음에, 국세기본법과 정부회계 강의를 들었고, 단기암기력에 의존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고 이후 거의 매일, 이 두 과목과 상법과 일반경영을 조금씩 보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시험 2주 전이 되어서야 세법 개정강의를 들은 것인데, 때문에 새로운 개정 내용에 익숙해지고 계산법을 바꾸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2월쯤부턴 무리를 해서라도 모든 과목을 30분 ~ 1시간 30분 정도 보려고 했습니다. 모의고사는 격일로 있었던 위너스, 나무 모의고사를 봤고, 오답풀이는 거의 하지 못했지만,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할지 판단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1차 시험은 시간싸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 풀이를 하면서 답이 맞더라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 문제는 모두 표시해 두었습니다. 대개 모든 과목을 문제 순서대로 1회독, ‘가로 풀기’로 1~3회독 정도하고, 이후 틀린 문제나 시간이 소요된 문제를 위주로 만족스러울 때까지 풀어보았습니다. 기출문제에 집중했고, 특히 2월쯤부턴 상법이나 세법 정도를 제외하고, 기출문제를 프린트해 풀어보는 식으로, 현행 규정과 관련되어있다면 모두 다시 보았습니다. 모의고사와 실전에선, 특히 ‘답을 확정지은 문제나 모르는 문제를 다시 돌아보지 않고 넘어가는 연습’을 많이 했고, 두 번의 모의고사에선 1,3교시 모두 시간이 부족했지만, 실전에서는 모두 시간이 맞았습니다. 어느 정도 확신이 생기면, 다른 보기를 보지 않고 답을 확정할 지 등도 생각해봤습니다.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고, 언제 시계를 확인할지 등을 정해놓고 연습했는데, 개인적으로 1교시는 '재무관리 > 일반 경영 > 거시, 국제 경제 > 미시 경제’ 순이, 2교시는 ‘어수법 > 기업법 > 국기법 > 상증세 > 부가가치세 > 소득세 > 법인세’ 순이, 3교시는 ‘정부회계 > 원가회계 > 재무회계’ 순이 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차 시험에선 482.5점을 받았습니다.

(4) 2017년 3월 ~ 2017년 6월 : 2차 서술형 시험 준비시기

4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다섯 과목 강의를 모두 듣기 무리라고 판단해, 자신이 없었던 세무회계와 회계감사 유예 강의만 수강했습니다. 세무회계 유예 강의 중 이론 부분은 주요한 개정사항이 포함된 내용 정도만, 문제풀이 부분은 미리 풀어 틀린 내용 정도만 다시 보았습니다. 동차 기간엔 특히 ‘균형’에 주의했습니다. 처음 몇 주는 하고 싶은 공부에만 집중하다 보니 좋아하는 과목들만 진도가 빨리 나가고 부족한 과목은 안했습니다. 그래서 다섯 과목을 모두 공부한 뒤에야 다시 다섯 과목을 보기로 하고, 과목별 4~5시간을 공부하고 하루 반 정도를 주기로 다섯 과목을 한 번 봤습니다. 보는 순서 자체를 통일하진 않았습니다.

이 기간엔 모든 문제풀이를 2차 답안지에 직접 했습니다. 회계감사 정도를 제외하곤, 실전처럼 답안을 작성하는 데에 초점을 뒀습니다. 회계감사는 키워드를 답안지에 적고, 문장을 머릿속에서 만드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경쟁률이 높아 올해 시험은 난이도가 높을 것이 예상됐고 따라서 시험장에 들어가면 급하게 풀이하게 될 것 같아 가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답을 먼저 쓰고, 답에 네모 표시를 한 후, 해당 답에 별표를 달아 근거를 작성했습니다. 문제를 풀며 추가로 한 가정은 별표에 동그라미를 친 후 서술하는 식으로 답안을 썼습니다. 여러 문제를 풀며 답과 근거 사이에 어느 정도 빈칸을 두면 좋은지, 법인세 세무조정과 같은 특정 양식의 문제에는 어떻게 빨리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감을 익혔습니다. 2차 모의고사는 시간이 없어 학원에 가서 보지 못하고, 시험 1주 전에 하루 동안 우리 모의고사를 주문해 풀어보았고, 특히 세법과 회계감사에서 문제풀이 속도를 높여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틀린 문제를 모두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두고, 다음 공부 시간에 포스트잇이 표시된 부분을 앞에서부터 다시 풀어보며, 두 번 연속 맞으면 포스트잇을 버리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나 풀이법이 특이한 기출 문제 중 시험장에서 풀어낼 자신이 없다면, 따로 표시해두고, 시험 2주전쯤에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세무회계와 재무회계, 회계감사는 연습서를 전수로, 재무관리와 원가회계는 기출문제와 선생님께서 표시해주신 핵심문제만 보았습니다. 기출 문제가 아닌 문제 중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문제는 시간 문제 상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목별 ‘복습 노트’를 만들었는데, 개념을 잘못 이해했거나 아직 암기하지 못해 틀린 것은 물론, 숫자를 잘못 읽어 틀렸거나 계산기를 잘못 눌러 계산이 틀렸더라도 어떻게 틀렸는지를 기록해두고 반복해서 봤습니다. 계산을 틀린 경우엔, 강경태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방법대로, 똑같은 계산을 연속해서 10번 맞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시험 전 마지막 주엔, ‘복습 노트’에 적어 놓은 내용을 모두 읽어보며, 아직 미숙한 것이나 반복해서 틀려서 꼭 주의해야 하는 내용들을 과목별로 A4 1~2장 정도로 정리해 시험장에 들고 갔습니다. 시험 직전까지 이를 보았습니다. 2차 시험에선 431.2점을 받았습니다.

과목별 공부 방법

(1) 일반경영

여름에 최중락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었는데, 암기성이 짙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강의 복습을 할 때, 엑셀 파일에 번호를 매겨 앞글자를 따거나 단어 연상을 이용해 암기법을 만들어 적어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지만, 더 나은 암기법을 생각해내며 수험 기간 나름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몇달이 지나 다시 복습할 때도 효과적이었습니다. 또한, 기출에 나온 지문이 모두 수록되어있는 선생님의 ‘워크북’이 특히 유용하다고 느꼈는데, 시험에 가까워지며, 이 워크북과 엑셀 파일만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무한정 범위를 늘리기보단, 기출문제와 이로부터 파생되는 개념에 집중했습니다. 마지막 2주 정도엔 2016년부터 역순으로 기출문제를 풀어봤는데, 적어도 기출된 내용은 숙지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2) 상법

김혁붕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수업을 듣고, 어느 정도 내용을 익힌 다음, 본문을 참고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배운 흐름을 가르쳐주신 그대로 이해하려 했고, 이해 및 암기는 밑줄 쳐주신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누적 복습은 하지 못했지만, 수업시간에 다시 언급된 내용이나 앞서 비슷한 내용이 있는 경우엔, 다시 확인하고 넘어갔습니다. 이 기간엔, 통학 시 상법전을 읽으며, 파생되는 신강 내용을 떠올리려 했고, 이를 신강과 다시 비교하는 식으로 학습했습니다. 다시 12월 말에 객관식 상법 공부를 했는데, 이 때부턴 매일 상법을 조금씩 봤습니다. 밑줄 친 내용을 반복해 읽으며, 다른 비슷한 규정과 연결했고, 기출문제는 ‘가로 풀기’를 했습니다. 첫째날 1장을 공부하고 1번, 6번, 11번 ... 을 풀고, 둘째날 2장을 공부하고, 1장의 틀린 내용과 2번, 7번, 12번 ... 을 풀고 2장의 1번, 6번, 11번 ... 을 푸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어려운 기출 지문은 형광펜으로 표시해뒀고, 이와 헷갈리는 상법 조문을 모두 엑셀 파일에 정리해, 시험 직전까지 보았습니다. 시험 전날엔 수업시간에 언급된 상법 조문을 모두 읽었습니다.

(3) 경제학

김판기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예습은 꼭 15분여 하고 수업을 들었고, 시간이 걸려도 교재에 수록된 연습문제를 모두 풀고 넘어갔습니다. 이해의 비중이 높은 과목이라 판단했기에, 수업이 끝나면 빈 종이에 오늘 배웠던 내용을 수업 흐름대로 적어보고, 모르거나 헷갈리는 내용에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예습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완강 후에도 약 6주간, 미시와 거시 책을 각 3등분 해, 주말마다 한 부분을 보며, 틀렸던 문제만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본격적인 객관식 준비는, 11월에 김판기 선생님의 객관식 교재를 구입해 이를 2회독 정도했고, 이후엔 틀렸거나 시간이 많이 걸렸던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시험 전엔 최근 기출문제를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도저히 암기할 수 없었던 내용(예. 경제지표의 구분)은 미리 교재에 표시해두고, 시험 전에 교재에서 뜯어내 스테이플러로 찍어 시험장에 가져갔습니다.

(4) 정부회계, 국세기본법

각 다섯 문제만 출제되지만, 버리고 가기엔 불안한 과목이었습니다. 늦게 시작했고, 양도 생각보다 많아, 공부하며 조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강호 선생님의 정부회계와 강경태 선생님의 국기법을 들었습니다. “조금씩 맨날 보자”라는 생각으로 1월부터 매일, 관련 교재를 지하철에서나, 자기 전후로, 반복해 읽었습니다. 완벽한 이해를 하기 보단, 관련 내용을 눈에 익히고자 했습니다. 기출문제 외에는, 수업시간에 언급된 문제만 봤습니다. 특히 국기법과 세법 말 문제 대비용으로 주민규 선생님의 ‘하루의 끝장내기 세법’의 뒷부분 o,x 파트만 봤는데, 개정 사항을 모두 반영하고 있어 정리하기 좋았습니다.

(5) 재무관리

2016년 봄에 김종길 선생님의 재무관리 기본강의를 들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아 복습을 소홀히 했습니다. 중간부터 복습을 하려 해도, 앞부분과 내용이 연결되어 있어, 복습을 포기했던 기억도 납니다. 교재 뒤에 있는 연습문제도 거의 풀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뒤늦게나마 김종길 선생님의 2016년 1.5차 동차 강의를 들었는데, 이왕 시작했으니 조바심 내지 않고 필요한 내용을 모두 익히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공인회계사 수험 과목 중 가장 호흡이 긴 과목이 재무관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크게 기업재무, 파생상품의 흐름이 있는데, 효용함수와 같이 앞부분의 기본적인 내용을 놓치면, CAPM이나 기업가치, 투자안 계산과 같은 뒷부분도 연쇄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1.5차 강의가 정말로 유익하다고 생각했는데, 주제별 ‘연결’을 강조하시며 수업해주셔서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누적복습도 더 철저히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한 번 흔들리고 나면, 배운 내용이 꾸준히 기억나는 과목'이라는 식으로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 와 닿는 말이었습니다.

1.5차 강의를 들으며 재무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객관식과 2차 공부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공부 시간을 줄였습니다. 고루고루 공부하기 위해, 한 번 기업재무 쪽을 공부했다면, 다음번엔 파생 쪽을 공부하는 식으로 배운 내용을 환기시켰습니다. 2차 공부는 1.5차 때 공부한 교재로 했는데, 당시 틀린 횟수를 표시해 놓은 것이 공부하면서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이전에 틀린 문제를,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틀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깨달았고, ‘복습 노트’에 이를 기록해, 실제 시험을 볼 때 잊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6) 재무회계

김기동 선생님의 회계원리, 중급회계, 고급회계, 1.5차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처음 기본강의를 들을 땐, 누적 복습은 못하고 뒤에 있는 연습문제를 느리게나마 풀 수 있는 정도로 내용을 익혔고, 고급회계를 배운 이후부턴 회계의 논리에 조금 익숙해져 누적복습이 가능했습니다.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회계는 이해관계자들이 내린 일종의 정치적 합의이며, 공부하며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재무회계는 ‘워크북’에 단권화했는데, 다른 색깔의 펜으로 왜 어떤 규정이 생겨난 것 같은지,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말씀해주신 배경들도 이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해가 안되어 암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생기면, 또 다른 색깔의 펜으로 암기법을 적어두었습니다.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인터넷 카페에 질문을 했는데, 바로바로 답변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1차 전에 두 차례의 모의고사를 보며, 재무회계 풀이 시간이 가장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론을 어느 정도 숙지했는데도,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점이 아쉬워, 사이 기간에 재무회계 문제풀이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김재호 선생님의 "객관식 Final”에 있는 모의고사를 풀며, 무엇보다 시간 관리에 신경썼습니다. 어느 정도의 침착함과 정확성을 가지고 풀되, 아는 유형의 문제 속도를 크게 높이는 연습과,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면 별표를 치고 넘어가야하는 지 등의 느낌을 연습했습니다. 6~7회 모의고사를 풀 즈음에, 얼추 시간이 맞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1차 직전 한 주는 IFRS 개정 이후의 기출문제를 하루에 한 회분 씩 풀었습니다. 2차 말문제 대비론, 2차 연습서에 있는 예제들을 핸드폰 사진에 담아 학교에 오가며 봤습니다.

(7) 원가회계

김용남 선생님의 기본강의와 객관식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기본 강의를 들을 땐, 개인적으로 다른 과목과 비교했을 때 쉽다고 느꼈습니다. 가을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2~3분이라는 제한 시간안에 도저히 어떻게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지막막해객관식강의를듣기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가회계는 기본적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만, ‘빠른 풀이법’ 자체를 암기, 학습 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객관식 말 문제 대비용으로 A4 용지 양면에, ABC의 장단점 등 자주 나오는 개념들을 정리해 책상 앞에 붙여놓았습니다. 출제된 적이 없는 주제는 보지 않았습니다.

원가회계 2차 강의를 듣지 않은 분들의 수기를 참고했는데, 김용남 선생님 교재의 예제 문제와 주요 문제 리스트를 확실하게 푸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2회독을 하고, 틀린 문제를 추가적으로 봤는데, 관리회계 부분은 시간이 없어 기출 문제만 봤습니다. 2회독을 할 때, 이미 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은, 눈으로 풀이과정을 그려보고, 맞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접근해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말문제 대비는, 재무회계와 같이 연습서에 있는 예제를 계속 봤습니다.

원가회계는 문제 배점이 크고, 풀기 어려운 문제가 꼭 나오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아야 하는 과목임에도 연습할 때 실수가 잦았습니다. 따라서 2차 시험장에 들어가며 가장 걱정됐던 과목이 원가회계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쉬운 문제의 초반부에는 빨리 계산을 검토 해보기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연습했습니다. 또한, 답을 내지 못해도 풀이 과정이 있으면 점수를 후하게 주는 과목이라고 알고 있어, 연습할 때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어떤 식으로 풀이과정을 쓸 지 구상해봤습니다.

(8) 세무회계

강경태 선생님의 기본, 1.5차, 객관식, 2차 유예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처음 기본 강의를 접했을 때 난생 처음 접해본 개념들이 나오고, 이해 암기할 사항이 너무 많아 복습을 포기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하루에 인강만 하나씩 듣고, 필기는 하되, 복습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수험생들이 기본 강의 때 익힌 내용을 1.5차 때야 공부했고, 1.5차때 달성할 이해 정도를 객관식 때에야 이뤘습니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후엔, 세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학교에선 전체적인 틀과 문제풀이 방법을 익혔고, 학교에 오가는 길에 세부사항을 외웠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써머리’에 단권화를 했는데, 공부하며 누적된 이해, 궁금증, 암기법을 반복해서 보며, 실력이 느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1,2차 때 모두, 시험에 가까워지며 소득세법과 같이 암기가 많은 세부 과목의 공부 비중을 늘려갔습니다. 다양한 상증세 과세가액 계산 등 특히 암기성이 짙은 부분은 미리 표시해두었다가, 시험 전 주에 눈에 익히고, 일부는 시험 직전에 보았습니다. 2차 때 약술세법은 보지 못했습니다.

2차 답안작성의 경우, 선생님별로 각 문제 유형을 접근하는 소위 ‘와꾸’라는 문제풀이 틀이 있는데, 채점하시는 교수님들이 제가 쓴 내용들을 이해하기 어려우실까봐, ‘와꾸'를 나름대로 변형, 풀어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또, 10장이란 답안지 매수가 특히 부족한 과목이란 말을 들었기 때문에 답안 작성 세부과정에 익숙해지려 했습니다. 답은 원 단위로, 근거는 “(단위: 백만원)”이라고 쓰고 백만원 단위로 적었습니다.

(9) 회계감사

2차 공부는 권오상 선생님의 유예 강의를 들으며 시작했는데, 무작정 암기만 하는 것 같아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스터디 가이드’에 있는 문제 상황이나 사례만 읽으면서라도 회계감사 공부 시간을 채웠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말씀해주신 실제 감사 경험들도 최대한 떠올려보며, 회계감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제시된 상황에서 어떤 독립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안전장치가 필요한지, 왜 다른 안전장치보다 어떤 특정의 안전장치가 우선시 되는지, 등을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이러한 사고 방식에 조금 익숙해지니, 천천히 암기와 문제풀이도 가능해졌습니다. 3~4월에 회계감사를 공부할 때는, 항상 '회계 감사 절차' 페이지를 책을 보지 않고 그려보고, 제가 전에 배운 내용들이, 절차의 흐름 속에서 어디에 해당하는 지 확인했습니다. 6월 초에 2016년도 기출문제를 서술형으로 써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실전에선 정말 필요한 내용만 적어야 겠다고 유의했습니다.

나오며

아직도 조심스러운 점은, 제 공부법이 제겐 맞았지만, 다른 수험생들에겐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험을 준비한 선후배들, 친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눠봤지만, 모두 각자의 성격과 공부해오던 방식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공부를 우직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저도, 주변 진도에 신경을 덜 쓰고, 제가 맞다고 생각한 공부법과 계획을 믿으려 했습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준 친구들, 교수님, 선생님,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수험생이었지만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운도 많이 좋았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이런 과분한 결과를 받은 것 같습니다. 부족한 만큼 더욱 노력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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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현팬 2020-04-21 11:11:19
세원세무법인 기사 인터뷰에서 모나미펜을 일주일에 5~6개씩 썼다고 하셨는데

공부하다 화나서 부러뜨린거 포함입니까?ㅋ

어떻게 하루에 펜 1개를 쓸수있죠?

ㅇㅇ 2018-09-01 02:53:53
수기가 꽤 구체적이어서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ㅇㅇ 2018-06-29 01:53:34
예쁘고 서울대에 똑똑하기까지..

정말잘읽었어요 2018-03-07 21:50:19
많이 느끼고 갑니다.. 이런 수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나현 2018-02-21 10:09:0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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