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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 법체계 “바뀌어야” 주장
김주미 기자  |  hova@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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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5  10: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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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지구와 사람, 지난 4일 지구법 강좌
동물윤리와 법...동물의 도덕적 지위 고찰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포럼 지구와 사람(대표 강금실)이 지난 4일 저녁 7시,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동물윤리와 법’을 주제로 지구법 강좌를 진행했다.

강사로 나선 강원대 인문사회과학대학 최훈 교수는 “동물을 물건(재화) 정도로만 인식하는 현행 법체계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최근 파동을 일으킨 살충제 계란과 함께 부상한 다단식 닭장(battery cage, 일명 ‘A4용지 닭장’)에서의 닭 사육 문제를 비롯해 동물실험, 육식을 위한 동물 학대 등의 화두는 ‘제동을 걸어야 할 인간의 무자비한 만행’으로 꾸준히 지적되어 온 문제다.
 

   
▲ 이미지 출처 : 아이클릭아트

최훈 교수는 “동물을 인간에게 속한 하나의 물건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현행 법의 시각대로라면, 동물을 이런 식으로 다루는 행태를 정확히 비판하기 어렵다. 단순히 ‘동물은 예쁘고 인간의 친구니까 보호해줘야 한다’는 식의 감정적 차원이나 ‘동물의 주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니까 안 된다’는 식의 간접적 주장을 하는데 그치게 되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기에 현행 법이 갖고 있는 동물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그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로 ‘종(種) 차별주의(speciesism)’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종 차별주의란 ‘인간이라는 종의 이익을 위해 (인간 종 이외의) 동물을 다르게 대우해도 된다’고 보는 시각이다.

최훈 교수는 이를 들어 “인종 차별주의와 성 차별주의가 옳지 않듯 종 차별주의 역시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바꿔 말해, 인종 차별주의와 성 차별주의가 옳지 않은 이유가 그대로 곧 ‘종 차별주의 역시 옳지 않다’는 주장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먼저 인종 차별주의와 성 차별주의가 옳지 않은 이유를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를 침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죽고 싶지 않다, 이유 없이 맞고 싶지 않다, 피곤하면 쉬고 싶다, 배 고프면 먹고 싶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다, 타고난 재능을 개발하고 싶다’ 등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인종과 성에 따라 차별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것이다.
 

   
▲ 사진 김주미 기자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인간과 같이 종에 속하는 생명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가 있으며, 이를 종에 따라 차별하여 침탈하는 것은 종 차별주의에 해당하여 옳지 않다고 봤다.

최훈 교수는 이처럼 종에 상관없이 동물이라도 인간과 같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할 욕구란 ‘고통받지 않고 싶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동물마다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욕구가 다를 수 있다. 동물마다 그에 맞게 존중해주면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어쨌든 동물의 욕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의식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헌법상 많은 기본권이 보장되는 것처럼 동물에게도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서 기인한 동물권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며, 그 내용은 ‘동물이 자연 상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본래의 습성을 존중 받으며 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상은 선언적으로는 동물보호법 제3조에 이미 반영되어 있지만, 실제적으로 육식의 빈도라든가 동물의 사육방식, 동물원 등 인간 관습의 변화까지 따라오기 전에는 아직 구호 차원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편 변호사 인정연수로도 진행된 이번 강좌에는 많은 변호사들이 참석해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강좌가 마쳐진 이후 플로어에서는 “고통을 기준으로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판가름했는데, 식물과 같은 종도 생존과 번식 등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가 있으니 똑같이 존중해주어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나왔다.

이에 대하여 최훈 교수는 “현재까지의 과학에서는 식물이 동물처럼 중앙 집중적으로 조직된 신경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따라서 고통 등의 감각은 포유류나 조류에서만 눈의 띄게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권 관련 논의가 과학의 연구 단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은 명확히 밝혀진 사실에 근거하여 논리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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