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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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96)
  • 박준연
  • 승인 2017.08.25 11: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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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 3학년을 보내는 법

로스쿨 1, 2학년 때는 학교 공부, 구직활동 등으로 상상조차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3L(3학년)때에는 학교 안팎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유, 경력을 쌓을 목적, 졸업 후 변호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경험을 할 목적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일단 일을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면, 먼저 필요한 허가와 제약 사항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유학생이 학교 밖에서 영리 활동을 할 경우 허가가 필요할 뿐더러, 일을 할 수 있는 총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또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수입이 있는 경우, 매년 하는 세금 신고시 신고할 필요가 있다.

나는 3학년때 두 종류의 프로젝트의 연구조교(research assistant)로 일했다. 일을 하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인 여유였다. 로스쿨 3학년이라는 시기가 절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시기는 아니었고, 학과 공부 이외에도 저널 편집일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 정도는 아니었다. 흔히들 MPRE라고 줄여서 부르는 바 시험의 직업 윤리 시험(Multistate Professional Responsibility Examination)도 대개 3학년때까지 미루기 때문에 이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학년 여름 프로그램을 마치고 졸업 후 취업 오퍼를 받은 경우라도, 그 오퍼를 수락하거나 거절할 때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구직활동을 계속하는 경우도 많다. 3학년때의 학점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신없던 1, 2학년이 지나고 취업이 결정되자 그 부담이 사라진 것만으로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로스쿨 선배에게서 자신은 패션 관련 법에 관심이 있어서 로스쿨 3학년때 뉴욕의 모 디자이너 브랜드의 법무팀에서 일했다는 얘기를 듣고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허가 절차, 학교 밖으로의 이동 시간, 기말시험 준비에 바빠지는 시기에 공부와 일을 양립하는 문제 등을 고려하면 학교 밖에서보다는 학내에서 일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소규모의 리서치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여 일을 시작했다. 수업을 수강한 적이 없는 교수님과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졸업 후 회사 업무 시작 전까지 이 교수님과 함께 일할 기회도 있었다. 긴 시간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내가 시간이 날 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교수님 역시 단지 업무를 한다는 관점이 아니고, 피드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그런 이유로 다른 로스쿨 동기들은 집에 가고 없는 명절에 혼자 리서치를 하면서도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로스쿨에 대한 흔한 고정관념(?) 중에, 1학년은 무섭고 (scare you to death), 2학년은 바쁘고 (bore you to death), 3학년은 지겹다(bore you to death)는 이야기가 있지만, 내 경험으로도 주변을 보아도 3학년도 바쁘게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졸업하면 바로 바 시험 준비를 시작해야 하고 일을 시작하면 당연히 바빠질텐데 로스쿨에서까지 굳이 일을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 1, 2학년때의 전공 필수 수업때문에 충분히 수강하지 못했던 관심있는 영역의 심화된 수업을 수강하는 것, 세미나 수업에 참여하는 것, 로스쿨의 클리닉을 통해 공익 (public interest) 업무를 경험하거나, 로스쿨의 저널 편집 활동에 참여하는 것, 아니면 로스쿨이나 법학과 아예 관련이 없이 외국어를 배우거나 다른 대학원, 예컨대 경영대학원의 수업을 수강하는 것도 선택지이고 내 자신도 조금씩 경험을 했다. 결국은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결과적으로 보람 있었던 3학년을 보내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다행히도 학교 차원에서, 아니면 선배, 동기들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수없이 많다. 결국 선택은 학생 자신의 몫이지만.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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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2019-04-06 00:28:29
저는 3학년1학기때 교환학생을 갔었습니다 ㅎㅎ 근데 본문에 "2학년은 바쁘고 (work you to death)"에요 (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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