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재판, 부자의 格(빚쟁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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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재판, 부자의 格(빚쟁이의식)
  • 오시영
  • 승인 2017.08.2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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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악은 강하다. 뒷골목 깡패의 주먹이 강하고, 부정한 권력질 또한 강하고, 돈지랄을 해대는 탐욕의 갑질 또한 강하다. 악은 지탄의 대상이지만, 이는 약자들의 혼잣말일 뿐 악은 원래 강한 것이다. 그러기에 악한 강자가 되려고 수많은 인류가 온 몸으로 몸부림쳐왔음을 역사가 생생히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오늘과 내일을 역사라고 하지 않는다. 역사는 오로지 어제만이, 과거만이 역사가 될 수 있다고 자신의 지위를 정의한다. 역사가 되고프면 최소한 하룻밤을 지새야 한다고. 하지만 역사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짓이 진실로, 아니면 진실이 거짓으로 뒤바뀌어 존재하거나, 혹은 진실이 진실로, 거짓이 거짓으로 올바르게 존재하기도 한다. 또는 역사는 과장되거나 축소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역사라고 배워온 과거는 과연 그 역사가 진실인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품고 있는 그릇의 한계, 모양의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접할 때 혼란에 빠지거나 쉽사리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는 역사가 왜곡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다. 역사의 진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담보되는 세상이 되었다. 과학의 발달은 사람 모두를 역사의 기록자로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 발가벗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세상 풍조가 이를 더욱 그렇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스티브 잡스의 위대함을 또 한 번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스티브 잡스는 알렉산더 대왕이나, 몽고의 징기스칸보다 더 위대한 역사 속 정복자라고 평가될 것이다. 어쩌면 예수보다 더, 부처보다 더 위대한 혁명가로 칭송될 지도 모르겠다. 역사 속 위대한 영웅들의 정의는 무엇일까? 수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필자는 “얼마만한 영향력”을 행사했는가에 의해 영웅의 크기가 평가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한 영항력을 기준으로 평가되어져야 할 것이지만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이폰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야말로 온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자가 아닐까 싶다. 현대인치고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으로부터 자유로울 자가 과연 누가 있겠는가?

현대인의 역사는 “자신이 사용한 아이폰의 추억”이라고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편리성 추구라는 간사(?)한 DNA가 더 많은 아이폰 사용에 유혹당하고, 자신의 삶을 아이폰 내장칩에 저장시키고 있다. 모든 흔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저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오직 하나 편리하고, 신속하다는 이유만으로 더욱 그러하다. 까닭에 모든 범죄의 단초가 핸드폰에서 밝혀지고 있다. 예수가 쇠퇴해가고 있는 세상, 부처가 퇴락해가고 있는 세상, 마호멧이 더욱 무력해지고 있는 세상, 공자가 공허해져가고 있는 세상에 유일하게 인간이 붙잡고, 매달리고, 애지중지하는 물신(物神)이 되어버린 것이 바로 핸드폰 아니겠는가? 스티브 잡스의 그 한 번의 발상의 전환이 우리 현실사회를 이렇게 변화시키고 말았으니, 그보다 더 큰 영웅이 어디 있겠는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나 뉴톤의 만유인력 이론 또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역시 그 자체로 위대하지만, 우리 범인들이 현실 속에서 실감하기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은 “핸드폰중독”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우리의 일상에서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 버리고 말았으니, 그 영향력의 크기를 어찌 더 말로 할 수 있겠는가?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개발을 통해 강자의 정보수집과 이를 활용한 인간 조작을 가능하게 했지만, 한편으로 약자의 무한한 팽창을 통한 연대를 가능케 하고 있다. 그리고 한 방에 강자를 훅 가게 만드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대는 “벌떼 같은 집단지성의 시대”이다. 스마트폰은, 핸드폰의 명칭이 어찌 되었든지 간에 인류를 벌떼로 만들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부정적 사용이 인간을 들쥐떼로 만들기도 하였다. 들쥐떼라는 말이 듣기에 거북할 수도 있고 표현이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현상학적으로 볼 때 쥐구멍에 숨어 있다 주인 몰래 먹을 것을 훔쳐가는 쥐들처럼 어둠 속에서 음험한 짓거리를 하게도 만들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정원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난 정권 때의 “국정원 댓글동원사건”이다. 하지만 그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질렀던 수많은 밀행(密行)과 암행(暗行)이 모두 다 중앙서버에 기록되고 저장됨으로써 자신들의 목에 비수가 되어 꽂히게 되었으니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벌떼 같은 집단지성의 시대”는 모든 개체를 블루투스로, 와이어레스의 연결로 형성되고 유지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지성이 심각한 오류를 유발하여 그 누군가를 치유될 수 없는 폭망(暴亡)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악함이 되기도 하지만, 약자의 연대를 통한 구원의 길에 이르거나, 옳음의 길을 찾아가는 이정표 구실을 톡톡히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팩트체크를 통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렇게 보면 손석희 앵커에 의해 진행되는 JTBC의 “Fact Check”라는 한 코너의 영향력도 대단하다고 할 것이다. JTBC라는 한 종편에서 운영되고 있는 팩트 체크(사실 확인)라는 한 꼭지의 진행이 “대한민국을 거짓으로부터 구원”하는 “생명의 역사”가 될 줄 어찌 알았겠는가 말이다. 유언비어와 거짓으로 점철된 거짓 선지자들의 선동과 마타도어를 한 방에 날려버리며 “진리 또는 사실은 이런 거야!”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좌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도 팩트 체크가 친근한 행위규범이 되고 있다.

이렇게 시대가 변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세상의 변화를 깊이 체감하고 이러한 세상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하는지를 깨닫고 있는듯하다. 국민의 높은 지지도는 국민 스스로가 문재인 정부의 방향 지향성에 동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야당은 아직은 이러한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다. 자칭 보수라고 일컫는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매달려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억지가 내재되어 있고, 박근혜 정권의 불법과 부조리를 인정하기 싫어하며 반발하는 일부 세력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포용의 양 갈래길을 오락가락하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 방향을 잡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과 친박 중심 세력의 당내 배제로 방향을 잡은 듯하지만, 역부족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듯하다.

홍준표 대표를 보면 “격(格)”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때가 종종 있다. 왜냐하면 격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적수공권에서 한때 집권당의 당대표이기도 했고, 야당이 된 후 야당의 대통령 후보이자 현재의 당대표인 그를 보면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에 지나치게 함몰된 격이었지 않나 하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류에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며 힘의 유불리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을 갈지자의 행보로 투영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물론 본인은 이러한 평가에 자신의 초지일관성을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처럼 좌충우돌식의 행보로서는 결코 일관된 격을 만들 수 없고, 일관된 격이 없는 자는 결코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格은 나무(木)와 각각(各)이 합쳐진 단어이다. 다시 말해 나무에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 참나무는 소나무가 아니고, 감나무는 사과나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나무가 언제나 소나무이고, 참나무가 언제나 참나무이듯 사람의 격 역시 언제나 같을 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각료를 비롯해 중용되는 이들을 보면 일생 동안 하나의 격을 유지하며 살아온 분들이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시민운동이 되었든, 민주화운동이 되었든, 인권운동이 되었든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한 길을 걸어온 이들이 많다. 물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졌듯 소소한 위법이나 부당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소아에서 벗어나 공의와 올바름을 향한 어떠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격을 스스로 만들어 온 흔적들이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끼리끼리라는 동류, 다시 말해 코드인사일 뿐이라고 폄훼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락가락 하는 것보다는 한 길을 꾸준히 걸으며 자신의 격을 만드는 삶이 오히려 나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러한 정점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가 있다. 그가 발탁되기 전까지는 이런 사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미미한 존재일 수도 있지만, 발탁되는 순간 주변이 환해지며 빛을 발하는 것은 그가 일생 동안 쌓아온 格이 있기 때문이다. 법원 내에 자체 학술단체 중 많은 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학회로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있다. 두 학회 모두 국민의 인권보호를 어떻게 잘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학회이다. 그런데 위 두 학회의 회장을 모두 역임하면서 조용히 사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실천해 온 분이 바로 후보 지명자이다. 이처럼 소리 소문 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격을 만들어왔기에 지명에 무리가 없는 것이다.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면 지명과 동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지겠지만, 옳은 방향을 지향하며 묵묵히 걸어온 길에는 격이라는 보다 높은 지성의 탑이 세워지는 것이다. 앞으로 사람의 격 형성에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다. 일부 인사들이 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이 과거에 했던 말이나 행동에 발목이 잡혀 낙마한 것처럼,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나중에 모두 기록되고 역사가 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깊이 자각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격을 바로 세우고, 소나무로 살 것인지 참나무로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순간의 이익을 좇아 참나무가 되었다가 소나무가 되었다가 변화무쌍한 삶을 살 수도 있지만, 이는 결코 격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돈 많은 이가 돈 때문에 쇠고랑을 차고 재판을 받는다는 것이 참 웃기는 일이다. 만일 이재용 부회장이 “부자의 격”을 알았더라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싶다. 세상의 부자는 모두 빚쟁이이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많이 받아 빚쟁이가 아니라,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많은 것을 가졌음은 결국 그들이 평균적으로 가져야 할 일부를 더 가져와서 자신의 재물로 삼았다는 점에서 세상에 대한 빚쟁이라는 것이다. 까닭에 부자는 기본적으로 “빈자에 대한 빚쟁이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세상에 대해 보다 더 겸손해야 하고 친절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부모로부터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함이 가장 큰 불행이라는 생각이다. 어찌 보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 역시 그의 선친으로부터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DNA에는 “빚쟁이의식” 자체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많은 사회적 기부를 해 온 구글의 빌 게이츠나 페이스북의 마크 쥬크버크처럼 혹은 강철왕 카네기처럼 “돈 좋아!”의 선한 역할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삼성! 하면 세계적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어두운 권모술수”가 함께 연상되는지 참으로 알다가 모를 일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얼마나 더 큰 부자가 되어야 “부자로서의 철”이 들까? 누구든지 자기 역할에 철이 들지 않으면 어린 아이일 뿐이다. 사법부가 그의 뇌물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할지 무죄를 선고할지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 없다. 수많은 간접증거들을 맞춰보면 유죄의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라는 단 한 줄로 수많은 간접증거들을 배척해 버릴 수도 있다. 필자의 법률가적 견해로는 유죄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만, 재판부의 자유심증주의라는 무기가 수많은 간접증거를 배척하고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할 말은 없다. 사법부의 격을 생각게 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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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빤다 2017-08-24 23:22:08
솔직히 박근혜탄핵은 억지가 맞지~

법률가라면 인정해야되는거 아니냐???

그리고 아재용이 뭔죄냐??? 솔직히 말해보자~

진보가 이런식이면 솔직히 보수가 인간적이고,

합리적이다. 현재 진보는 치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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