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 민간과 호환성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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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 민간과 호환성에 초점 맞춰야
  • 법률저널
  • 승인 2017.08.24 19:4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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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안 되면 민간기업 취업에 빨리 나설 수 있도록 과목 호환성을 높이겠다”며 “300개가 넘는 공무원 시험 과목을 조정하고 복잡한 선택과목은 유불리가 없도록 보완하고 면접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7급 국가공무원 필기시험 영어 과목이 토익·지텔프 등 검정시험으로 대체된 것처럼 공무원 시험과목의 민간 호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채용에서부터 퇴직까지 공무원 인사관리 전반에서 기회는 평등한지, 과정은 공정한지, 결과는 정의로운 것인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개선하겠다”며 “블라인드채용(직무역량 중심 채용) 강화, 시험과목 개편 등 공무원 선발시스템을 개편하고, 민간 인재의 공직유입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폐지와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고시는 좋은 전통이다. 고시제도를 폐지하라는 의견도 있지만, 굳이 좋은 전통을 폐지해야 하나 싶다. 개선해서 계속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고시로 선발하는 것 외에 경력채용, 민간경력자 채용, 개방형 직위채용도 많이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날 변화의 ‘큰 틀’을 제시한 데 이어 구체적인 방안은 취임 100일이 되는 10월 중순경 ‘인사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김 처장의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시험과목 개편은 행정학 교수 출신으로 ‘인사행정’ 전문가답게 인사제도에 대한 이론과 식견은 물론 풍부한 실무경험에서 나오는 혜안으로 보인다.

우리는 일찍이 본란을 통해 현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의 시급성을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김 처장의 인식에 공감하고 지지한다. 그간 우리는 시험과목 개편에 있어 ‘공시 낭인’을 막기 위해 1차 필기시험의 경우 5급·7급·9급간의 통일성을 기하도록 단순화하고, 민간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공직적격성평가’(PSAT)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PSAT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민간과의 호환성을 높일 수 있다. 선택과목은 직렬별 전문 과목으로 단순화하면서 전문성 검정을 더욱 강화하고 면접에서 직무역량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장수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현 공무원 시험과목의 탓도 크다. 영어, 국어, 한국사 등 암기과목에 몇 년간 매달려보지만 합격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올 하반기 생활안전분야 국가직 공채는 429명 선발에 10만6186명이 몰렸다.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고작 0.4%로 ‘낙타 바늘귀 통과’보다 더 어렵다. 이중 9급의 경우 합격률이 0.3%로 합격자 찾기란 ‘모래 속 진주 찾기’만큼이나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월 시행된 국가직 9급 공채도 4910명 선발에 22만8368명이 지원했지만 합격률은 고작 2.2%에 불과하다. 서울시 7·9급 공채에도 13만여 명이 몰렸지만 합격률은 1.2%다. 비교적 합격의 문턱이 낮다는 경찰시험도 올 하반기 합격률이 3.8%에 불과하다.

이처럼 매년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지만 98%의 수험생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쉽사리 민간 기업이나 공사·공단 등으로 전환할 수도 없다. 수험기간의 장기화로 민간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사회 경험의 기회를 놓치게 되고, 그동안 공부에 매달렸던 공무원 시험과목마저 기업에서는 별 소용이 없는 탓이다. 결국 민간으로 전환할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되고, 또 다시 ‘공시족’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엄청난 국가적·사회적 기회비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공무원 시험과목의 개편은 단순 암기과목을 폐지하고 민간과의 호환성을 높이되 수험생들의 공부 부담과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덜어주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공시생들의 민간 이동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려면 현행 공무원 시험의 암기식 과목을 직무능력 평가 중심인 PSAT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특히 9급에도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같은 PSAT 도입이 시급하다. 또한 PSAT은 암기식 과목에 비해 학원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수험생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게다가 PSAT을 9급까지 확대할 경우 직급간의 벽이 낮아져 쉽게 이동할 수 있고 민간과의 호환성이 높아져 수험 장기화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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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ㄴㄴ 2017-08-30 20:11:16
9급마저 아이큐 테스트로 뽑겠다는건가?

공무원시험개편 2017-08-27 02:41:55
영어국어국사는 아예 빼자.
패스제도 비용이 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굳이 두어야 한다면 기준점을 최대한 낮추고
2-3년 유효기간을 두어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옳다.

그리고 전직렬 헌법은 필수, 각직렬마다 전공과목 2과목,
변별력 높이기 위해 과목별 문항 수 30-40문제로 상향 조정

일반행정 - 헌법, 행정법, 행정학
세무 - 헌법, 세법, 회계학
검찰 -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교행 - 헌법, 교육학, 기타 전공
사회복지 - 헌법, 사회복지학, 기타 전공
출입국- 헌법, 국제법, 출입국관리법 등등

법률저널PSAT장사 2017-08-26 10:13:13
9급은 선태콰목에서 수학, 사회, 과학 빼고 행정법, 행정학 등 직렬 전문과목 필수로 넣고 헌법정도 필수로 넣으면 된다. 영어,국어 능력검정으로 대체하고 한국사도 하던지 말던지.

다시 정리한다. 일반행정은 한국사,헌법,행정법,행정학은 필수. 국어, 영어는 능력검정.

PSAT은 무늬만 그렇지 위 과목들 짬뽕 비빔밥이다. ㅉ

ㅇㅇ 2017-08-25 14:36:10
psat도입하면 공시낭인은 더 많아진다. psat은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이 아주 중요하고, 행시처럼 공부해도 답이 없는 시험이거든. 설사 psat으로 중소기업을 갈 수 있더라도 사람들은 가지 않는다. 애초에 공시 들어온 이유가 기업에 가기 싫기 때문이고, 실력이 있더라도 중소기업에서 고생하기 싫기 때문이다. 차라리 지금 공무원 과목을 회사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게 지금 장수생들을 구하는 절묘한 방법이고, 더 현실에 맞다. 7급 토익도 부담되는데, 장수생들이 psat까지 공부할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ㅇㅇ 2017-08-25 14:25:16
한마디로 9급조차 행시정도의 난도로 올리겠다는 뜻인가. 지금도 어려운데 공부해도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psat도입은 어이없는 일이다. psat문제보면 알겠지만, 실력보다는 운빨이
매우 큰 시험이다. 그리고 7,9급에 왜 계속 psat이야기가 나오냐면, 문재인이 사시폐지하고 사지폐지에 불만있는 사람들이 갈곳이 없으니 psat으로 7,9급도 칠 수있게 해달라기 때문이다. 9급이 하는일은 동사무소만 봐도 아는데 그리 대단한 일은 하지 않지않는다. 닭잡는데 왜 소잡는 칼을 쓰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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