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문제집 vs 700제시리즈 2파전
수험가에 객관식 문제풀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집 시장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출판산업이나 서점들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베스트셀러 경쟁은 불황 타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본지가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주요 서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수 문제집’과 ‘700제 시리즈’와의 선두다툼이 문제집 출판시장을 한껏 달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집 시장은 하반기 출판가나 서점가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살벌한 정글이다. 한정된 규모의 소비자인 수험생을 놓고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의 책이 더 많이 나가면 반드시 다른 회사의 책이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여서 그야말로 먹고 먹히는 경쟁이 끝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문제집 시장은 교수 문제집과 700제 문제집은 서로 대체재의 성격을 띠면서도 보완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 영역에서 선두를 지키면서 전체 문제집 시장의 파이를 두고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교수 문제집은 ‘헌법[객관식]’(민경식, 동현), ‘민법학[단답식문제풀이]’(김형배, 신조사), ‘형법[객관식]’(김일수, 두성사) 등이 3각 편대를 이루면서 각 과목별 교수 문제집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 외 문제집에서는 ‘700제 헌법/민법/형법’(법률저널) 시리즈가 각 분야별 베스트셀러 1위로 최정상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형국이다.
민법 문제집은 김형배 교수의 ‘민법학[단답식문제해설]’(신조사)과 ‘700제 민법[혁신판]’(법률저널)이 문제집 시장의 양분을 도모하고 있다. 교수 문제집중 신조사의 ‘민법학[단답식문제해설]’이 선두를 지켰고, 이에 법률저널이 8월 초에 ‘700제 민법[혁신판]’을 내놓자 한달만에 1쇄가 매진되는 등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의 기세를 올리면서 시장 선점에 맞불을 지폈다.
헌법 문제집에서도 민경식 교수의 ‘헌법[객관식]’(동현)과 ‘700제 헌법[혁신판]’(법률저널)이 선점하고 있다. 오래 동안 베스트셀러 지위를 누려오다 잠시 주춤했던 동현출판사의 ‘헌법[객관식]’이 올해 슬림화로 개정돼 다시 수험생들로부터 시선을 끌면서 선두를 탈환했다.
교수 문제집 외에 기본서형 문제집으로 ‘700제 헌법[혁신판]’이 단연 선두로 나서면서 민경식 교수의 ‘헌법’과 문제집 시장 선점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헌법은 사법시험 뿐만 아니라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에서도 필수과목이기 때문에 문제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과목에 비해 훨씬 크다.
따라서 헌법 시장 선점을 둘러싼 출판사들의 경쟁은 실로 치열한 상황이지만 현재 민경식 교수의 ‘헌법’과 법률저널의 ‘700제 헌법’이 2강으로 과점하는 체제다.
형법에서는 김일수 교수의 ‘형법[객관식]’(두성사)이 교수 문제집중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도 ‘700제 형법’이 도전장을 내밀 태세를 하고 있다. 21일 출간될 예정이지만 몇 주전부터 ‘700제 형법’에 대한 문의전화가 출판사나 서점가에 쇄도하고 있어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형법 문제집에서도 1위 자리를 놓고 김일수 교수의 형법과 700제 형법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점의 한 관계자는 “문제집 시장은 민경식, 김형배, 김일수 교수의 문제집과 700제 시리즈가 양분하고 있다”며 “이미 수험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상당히 퍼져있기 때문에 쉽게 2파전구도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문제집 시즌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보다 많은 독자들이 서점을 찾아 침체에 빠진 출판시장이 좀더 활성화되길”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