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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법조인의 역할과 법학교육
이성진 기자  |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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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1  12: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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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근래 들어 우리사회의 갑질이 태풍급으로 터지고 있다. 새 정부가 더불어 사는 서민중심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분출되는 갑질문화가 이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은밀하고 고질적인 악습이 곪고 곪아서 이제야 터져 나오는 양상이다.

한 육군 장성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의혹은 과거 노예제를 연상케 한다. 국방부는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현역병이나 예비역들이라면 ‘왜 이제야 호들갑이냐, 우리 모두 알고 있던 사실 아닌가’라며 새삼스런 호들갑에 오히려 놀랄 판이다.

乙이 있어야 甲도 있는 법이다. 갑을관계는 그릇된 관계라고는 하지만 경쟁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생성되는 한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로서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부정하기도 어렵다. 애초부터 경쟁조차 성립되지 않는 종속관계가 소위 노예제도다. 엄연히 갑을관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번 공관병 사태를 두고 과거 노예제도를 빗댄다. 상명하복의 군조직에서 20개월 의무복무해야하는 사병들은 분명 약자다. 봉급, 대우, 명령체계 등에서 어느 하나 장교보다 나은 것이 없는 힘없는 을들이다.

사병, 장교 간에는 상호존중과 국방을 위한 의기투합의 관계여야지 갑을, 주종의 노예 관계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헌법가치다. 해당 장성은 평생을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군인으로, 특히 수십만 병력을 호령하는 지휘관으로서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이러한 국가를 지키기 위해 병역을 수행하는 사병들에게는 더욱 극진한 예우로 섬겼어야 마땅하다.

염전노예, 사장의 기사 폭행, 가맹점 갑질 사태를 넘어 최근에는 언론사의 갑질마저 특종이 되고 있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이 광고주에 아양을 떠는 적나라한 모습들은 갑 위에 더 상위의 갑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법조인과 언론인이 바로 서면 그 사회는 정의롭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언론이 이 지경일 진데 어느 국민이 신뢰를 할까 싶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법조비리 역시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법조인은 법리와 변론을 통해 사회정의를 세우고 언론인은 펜으로 사회정의를 바로 잡는다고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사회정의는 법조인의 몫이라는 국민적 기대는 여전하다.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지며 국가라는 한 공동체를 이루고 살진데, 의무만 있고 권리는 내버려지는 공동체는 한 순간 소멸하는 것이 반복되는 역사였다. 그 최후의 보루가 법조인이라는 희망을 국민들은 잃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권리와 의무, 나아가 헌법적 가치가 빠진 맹목적 법교육과 법조인 양성은 마치 교조주의와도 같다. 법조문을 외우고 판례를 암기하고 학설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법조인이 되기에는 우리사회가 너무나 복잡다기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법조인력양성과정에서 법철학, 법제사, 형사정책 등의 교육도 내실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5일 치러진 금년도 제8회 법조윤리시험을 두고 응시생들은 설왕설래다. 지나치게 지엽적인 법조문에다 억지로 합격률을 낮추기 위한 듯한 출제형태라며 불만들이 많다. 언제어디서든 찾아 검색할 수 있는 법조문 중심 출제가 제대로 된 법조윤리시험이냐는 아쉬움들이다.

사법시험에서는 선택과목으로나마 치러지던 법철학과 형사정책이 변호사시험에서는 제외된 채 시행되고 있다. 법의 뿌리를 파고들고 분쟁과 갈등해결의 대안적 방안까지 학문하는 로스쿨 교육과정을 기대하는 기자로서는 법조윤리시험에나마 이러한 뿌리 법학이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갑을 갈등이 짙어지는, 주종관계가 부활하는 21세기 대한민국. 올바른 법과 그의 지배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 각 개인의 권리 보호, 헌법적 가치 유지에 일조할 미래 법조인 양성을 위해, 단순히 법실증주의 교육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철학과 정책까지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파고드는 법학이 이뤄지길, 로스쿨뿐만 아니라 전국 법과대학에도 기대한다면 기자의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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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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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 2017-08-20 10:00:29

    법철학 형사정책 선택과목으로 몇명이나 신청한지 스스로도 알고 있잖아?
    사시가 다양성을 확보? 지랄싸고있네 설법 그나마 고법 이하로는 인간취급도 안하던게 ㅋㅋㅋㅋ 법학교육의 부실화? 고시생들 등골뽑아먹던 법률저널 따위가 언제부터 이런 걱정을 해주었던거지?신고 | 삭제

    • 맞아 2017-08-11 22:09:04

      사시때가 더 다양했어.
      제도구조상 사시가 연령,계층,학문,전공선택 등등에 있어서 다양성을 확보하기가 더 용이했어.
      반면에 로스쿨은 어린연령,부유계층에 집중되고 학문에 있어서도 도구학문수준의 어학에 편중되는 경향도 있고. 사시때가 진짜로 다양한 사람들 많이 뽑았지.
      걍 사시로 이천명뽑았으면 좋겠다ㅋㅋ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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