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24)- 프로 정치 VS 아마추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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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24)- 프로 정치 VS 아마추어 정치
  • 강신업
  • 승인 2017.08.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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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정치인 김영삼은 정치는 세(勢)라 했고, 정치인 김대중은 정치는 생물(生物)이라 했으며, 정치인 김종필은 정치는 허업(虛業)이라 했다. 정치에 대한 위 3인의 정의는 그야말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오랜 정치생활을 통해 수많은 부침(浮沈)을 겪으며 정글과도 같은 정치 세계에서 살아남은 프로 정치인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소위 3김이라 불리는 세 명의 정치인들은 각각 나름의 공과가 있고 그들의 정치 이력을 두고는 이런 저런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정치에 대해 진지했고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치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했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당과 국가를 이끌었다. 정치 9단이라는 세간의 평처럼 프로중의 프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정치계에 걱정스런 것 중의 하나는 그릇 큰 프로 정치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가 처한 현안 문제를 정확히 인식한 후 세계사의 흐름에 맞춰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인은 드물고 그저 당장 박수 받을 일만 생각하는 아마추어 정치인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아마추어들에게 정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신성한 책무가 아니라 그저 여기 저기 생색내면서 꼬박꼬박 녹봉을 챙길 수 있는 폼 나는 직업일 뿐이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이 선거에 패하거나 임명직에서 밀려나 폼 나는 직업을 잃는 것뿐이다.

그러나 두말할 것도 없이 정치는 생계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또는 폼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근사한 지위를 얻어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그만두는 것이 옳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정치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하루하루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진실로 나라와 국민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한다면 오늘 내가 맡은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남이 성공한 것을 보면 “운이 좋다”라고 말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 사람이 성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노력 없이 운으로만 성공하는 경우는 현실 세계에서 있을 수 없다. 정치에서의 성공 역시 남이 모르는 사이에 불면불휴(不眠不休)로 지혜와 창의를 모으는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하다. 한껏 폼 나는 곳만 찾아다니면서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일에나 골몰한다면 결코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없고 그 생명도 짧을 수밖에 없다.

정말로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언뜻 작아 보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노자는 “큰 나무도 가는 가지에서 시작되고, 10층탑도 작은 벽돌 하나하나를 쌓아올리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라고 말했거니와 무릇 정치인은 너무 급히 큰 벼슬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더 큰 임무를 맡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아직 출사하지 못한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공직을 맡는 것만큼 몸을 망치고 집안을 망치는 일도 없다. 충분한 역량을 키운 후에 맡아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공직이다.

율곡 이이(李珥, 1536~1584)는 “옹졸한 사나이는 벼슬을 얻지 못하였을 때는 얻으려고 걱정하고, 벼슬을 일단 얻었을 때는 그것을 잃을까 걱정한다. 참으로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은 그 수단으로 무슨 것이라도 한다.”라고 말했거니와, 참된 정치인에게 높은 지위는 결코 목표가 될 수 없다. 소위 벼슬이라는 것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일에는 관심이 없고 자리에만 관심이 있는 자들은 공직이 자기의 명예나 권세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개 부정부패(不正腐敗)는 일이 아닌 자리를 위해 벼슬을 차지한 사람에게서 일어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단 정치에 입문했으면 프로가 되기 노력해야 한다. 좋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현방법을 찾아 국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는 정치인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결국 그 빛을 발하게 된다. 아마추어 정치가 위험한 이유는, 정치라는 업(業)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성장은 물론 국민 행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에 기여하는 진정한 프로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며 정치인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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