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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국문학과 국사의 입맞춤'(26)-민중이여 일어나라! - 기미독립선언서와 민족 대표 33인 (1)
이유진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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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8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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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남부고시학원 국어

국사전공지식 : 이재혁

올해 초, 예능과 교양의 성격을 겸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국사 강사의 강연 내용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적 정보를 재료로 해서 재미있고 유익한 강의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사를 접했습니다.

‘3·1운동’에 대한 강연에서 민족 대표 33인이 모인 ‘태화관’을 ‘룸싸롱’에 빗대어, 이곳에 간 이유가 손병희와 사귀는 ‘마담’ 주옥경과의 연애 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한 내용과 손병희가 술에 취했었고 민족대표 측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여 3·1운동이 무산될 뻔했다는 내용이 문제가 되었죠. 분개한 손병희 자손 측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넣었고 역사학계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사료의 해석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모 방송사에서는 단정적인 표현이 문제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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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학습 심리와 방법에 대한 칼럼을 쓸 때 교육 공학이나 교육 심리적 측면에서 이견이 있는 분들로부터 메일을 받기도 하고, 국문학과 국사를 접목한 이 칼럼을 쓰면서도 서적에서 부정확한 사실을 그대로 인용하여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이미 정정되었으나 여기에서 ‘새야 새야 파랑새야’ 편의 ‘파랑새’ 해석에 대하여 천안전씨 종친회에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사실과 의견을 넘나드는 수업을 하는 후배로서 선배님이 겪는 상황에 제 등에도 땀이 흘렀습니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기미독립선언서’를 제작하고 낭독했던 ‘민족대표 33인’이 있었습니다. ‘3·1’운동의 배경과 기미독립선언의 발표과정을 살펴보면서 ‘3·1’운동과 ‘민족대표’에 대해 저도 다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3·1’운동의 배경에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1918년 1차 세계 대전을 종식하는 파리 강화 회의에서 윌슨은 종전과 강화의 원칙으로 14개 조항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중 5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지배민족(식민지나 점령지역)에게 자유롭고 공평하고 동등하게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자결권(自決權)을 인정해야 한다.”

듣기에는 참 좋은 이 원칙이 독일 등 패전국의 식민지에만 적용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사실 미국 등 승전국에게 유리하도록 패전국의 식민지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었죠.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들 또한 이런 원칙의 본질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독립운동의 명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1)

한일 합방 이후, 조선 총독부가 조선인의 합법적인 단체 형성을 금하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독립의군부, 송죽회 등의 비밀결사가 항일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국외에서는 만주와 연해주, 미주를 중심으로 독립전쟁을 위한 기지 건설과 교육, 훈련 등이 이어졌죠. 이러한 국내외 조직들은 3.1운동이 전국적으로 또는 대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1910년부터 1918년까지 진행된 토지조사사업은 세원 조사, 미간지 무상 점탈, 일본 상업자본과 이주 일본들의 한국 토지 점유 합법화 등 식민지 토지 제도를 수립하기 위한 대규모의 약탈 사업이었습니다.2) 이를 통해 조선총독부와 일본인 지주, 일부 조선 지주들은 엄청난 이익을 본 반면, 소작농이 대부분인 조선 농민들은 경작권을 잃고 고달픈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민중들의 울분이 3.1운동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배경은 3.1운동이 어떤 일부 단체의 의지에 의해 발생했다기보다 전 국민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발생했다는 해석에 힘을 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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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독립운동사 강의, 한국근현대사 학회, 한울엠플러스
2) 위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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