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의 시기가 무르익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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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의 시기가 무르익는 계절
  • 오시영
  • 승인 2017.08.0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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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진실은 언제나 침묵한다. 진실은 스스로 진실이라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진실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이 진실을 거짓으로 왜곡하거나 조작하려 할 뿐, 진실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진실은 구태여 진실이라고 강변하지 않아도 진실인 것은 진실이 과거이기 때문이다. 과거는 시간 속에서 영원하고, 어떤 경우에도 변경될 수 없다. 까닭에 과거는 언제나 진실이다. 다만 과거는 못된 거짓말쟁이들이 진실을 감추거나 과장하여 잘못 알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을 뿐 진실 자체가 퇴색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침묵하는 진실은 맞춰지지 않은 마지막 퍼즐 한 조각처럼 언제나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설령 그 마지막 퍼즐 하나를 맞추더라도 신기하게도 여전히 또 한 조각 맞춰지지 않은 퍼즐조각으로 남아 있다. 진실 주변에는 수많은 진실이라는 또 다른 친구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확장성이 대단히 크다.

국방부 보고에 의하면 북한이 지난 7월 28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유효사거리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비거리능력을 갖게 되었다고 군사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북한 제재에 무력을 포함한 강경정책을 계속하여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남북군사회담을 제의한 후 답신을 기다리던 7월 27일을 넘긴 다음 날 5차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북한의 속셈은 무엇일까? 한편 문재인 정부도 남북대화 및 상호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한 신베를린 구상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되자 미배치된 사드 4기를 임시적으로나마 조기 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북한은 무엇 때문에 남쪽의 계속 되는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실험을 계속 하는 것일까? 김정은으로부터 속마음을 직접 들어보지 못했으니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핵무기 보유국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겠다는 의지가 작동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본다.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후 이러한 무력을 배경 삼아 미국 및 한국 등과 유리한 대화를 추진하려는 속셈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ICBM 개발이 기술적으로 성공단계에 들어선 북한으로서는 이 기술을 완전히 성공시킴으로써 핵무기 기술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확보하려는 속셈으로 추정된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올브라이트는 지난 1월 30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 미북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된 현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하였다. 올브라이튼 전 국무장관은 2000년에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을 만난 경험이 있는 유일한 미국 국무장관이다.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는 미국의 대북한 직접 대화창구의 복원, 다시 말해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급기야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마저 지난 1일자 사설을 통해 “2017. 7. 28. 23시 41분경 제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발사를 실시한 북한에 대해 제재만으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으며, 트럼프 정권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또 다른 고위 공직자를 평양에 파견하여 ‘북-미 직접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사이로 틸러슨 국무장관은 “우리는 어느 시점에 북한이 추구하는 안보와 경제적 번영의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국무부 브리핑을 하였다. 또한 북한 정권교체나 정권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미군의 38선 이북으로의 전개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필자의 눈에는 점차 북한과 미국, 북한과 한국, 북한과 일본 사이에 직접 대화 시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상징되는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 될수록 대화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 북한의 대미 및 대일 협상력 강화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북한은 첫째 자신들 정권의 체제 보장을 가장 원한다고 할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자신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1945년 또는 1948년에 세운 북한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습받아 3대째 정치지도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신의 지위가 위협받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싫어할 것이다. 까닭에 북한 체제의 유지는 결국 자신의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지위를 보장받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지위가 부정당하는 암살 또한 권좌에서 축출이 전제된 북한의 체제 개방이나 개혁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처럼 핵무기 개발이라는 위험한 승부수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체제 보장,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위를 보장하는 대북한 정책을 쓸 수밖에 없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과 미국이 “국교 수립”을 하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는 현실적 문제가 있지만, 계속 이를 탓하고 있으면 허송세월만 보내는 격이 될 뿐 어떠한 진전도 이루어낼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이 통 크게 양보하는 외교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미외교수립을 통해 양국이 상호 대사를 파견하여 평양과 워싱턴에 외교관을 상주시키고 직접 대화를 통한 현안 해결을 도모하면서, 서로 외교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무력 침공을 상호간에 하지 않겠다는 외교적 행동을 직접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김정은이 자신의 북한 통치자로서의 지위를 보장받게 되었다고 신뢰한다면 대화에 나설 것이다.

북한은 둘째 자국의 경제부흥, 즉 인민들의 의식주 향상을 원한다 할 것이다. 북한이 잘 살게 되어 북한 인민들의 경제적 지위가 향상된다면 주민 불만이 줄어들어 자신들의 체제가 공고화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36년간의 일제통치에 대한 손해배상, 남한이 대일청구권자금지원의 방식으로 대일 외교정상화를 추구했던 것처럼 일본과 북한이 경제적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 역시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2002년 9월 17일 평양을 방문하여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조일평양선언을 조인한 바 있다. 조일평양선언의 주요 내용 중에는 2002년 10월부터 조일국교정상화회담 재개, 과거 식민지배로 인한 조선 인민에 대한 손해에 대해 국교정상화 이후 상당기간에 걸친 무상자금협력, 저이자장기차관 제공 및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의 경제협력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약 100억 달러의 무상자금지원 방안이 논의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제공하는 100억 달러(물론 지금은 더 높은 금액이 될 것이다)의 무상자금지원금 등을 바탕으로 북한은 경제발전의 종잣돈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2004년 5월 22일에도 다시 방북하여 25만 톤의 식량과 1000만 달러 상당의 의료품을 지원하며 국교정상화를 진전시키기도 하였지만, 2006년 9월 21일 자민당 총재직을 잃게 됨에 따라 동력을 상실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북미, 북일관계가 개선될 것처럼 보였지만, 미국의 클린턴 민주당 정권의 재집권 실패로 인한 부시 공화당 정권의 출현과 아베 신조 총리의 등장으로 북미관계와 북일관계가 냉각되면서 거의 15년 이상 관계 냉각으로 인해 북한 역시 제 살 길을 찾아 그 방편의 하나로 ICBM 개발에 목을 매는 결과가 되고 만 것이다. 북한이 바라는 세 번째 희망사항은 위와 같은 첫째와 둘째 조건의 충족 속에서 남북한 휴전체제를 상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한반도 2국가체제의 안정적 정착이라 할 수 있다. 상호 통일이 전제되지 않는 현체제 유지를 통해 북한 정권 지도자들의 기득권 보장이라 할 것이다.

북한은 이처럼 첫 번째 대미관계 외교수립, 두 번째 대일관계 외교수립 및 식민지배에 대한 손해배상(무상자금지원) 등을 통해 정치 및 경제적인 안정과 도약을 도모하고, 세 번째 남한과의 평화체제 정착을 원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명백하다. 국제 외교가에서 거의 정설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결방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긴장관계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이러한 해결방안이 모색되는 것을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정치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위와 같은 절차들이 진행되면 우선 남북 간의 평화체제가 정착될 것이고,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결국 남북 평화 통일이 될 것이다. 경제적 수준의 향상은 북한의 진정한 민주화를 앞당길 것이고, 북한 지도체제의 개편이 이루어지는 내부적 민주화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남한이 박정희 독재정권과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거치면서 민주화과정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북한 역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인민들의 자발적 민주화 욕구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는 내부적 변화가 자동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남북한통일국가의 형성은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에 대한 필요성, 일본의 대한반도정책에 대한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무력경쟁 중에 있는 미국의 대외전략 및 일본의 강대국이 되어 버린 통일한국에 대한 외교력 약화를 싫어하는 또 다른 매파들의 방해행위가 계속되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무기 보유의 확정은 북한과 전쟁을 할 것인가 아니면 협상을 할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계속 엄포를 놓은 방법으로는 이미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북한에게 으름장 이외 별반 효력이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구체적 침략행위를 하고 있지 않은 북한(북한의 핵실험은 북한 내부의 실험단계일 뿐 외부 다른 국가에 대한 침공행위와 같은 적극적 적대행위는 아닌 상태이다)을 직접 타격점으로 삼는 미국의 무력공격이 용인될 수도 없다(만일 무력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는 북한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는 중국을 직접 공격하는 행위로 간주되는 심각한 국제분쟁이 될 수 있다). 결국은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으로 대두된다. 이를 촉구하는 미국의 대표적 여론이 올브라이트와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구체적 발언과 이전의 워싱턴 저널과 뉴욕타임스의 대화촉구 사설 내지 보도라고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무력도발에도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복구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미국 또한 대화를 통한 해결방안의 필요성을 점차 심각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일본 역시 우경화를 치닫던 아베 신조 정권의 아베 스캔들로 인한 국민 지지도 급락으로 곧 새로운 내각의 출현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역시 일본 본토 타격이 가시화된 현실을 결코 부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북한이 국제기준으로 볼 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핵무기 개발을 뒷심으로 하는 억지 외교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제재와 무력공격가능성이라는 겁박을 통해서만은 결코 문제해결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이야말로 남북대화, 북미대화, 북일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 북미문제는 직접 풀어야 할 국제관계이지, 중국이 중간에 다리를 놓아줄 징검다리 정책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나선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옛말에 천 냥 빚도 말 한 마디로 갚는다는 말이 있다. 결국 소통, 즉 대화야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자 끝이다. 대화 아닌, 협상 아닌 무력이나 폭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깡패집단의 해결방법이다. 아무리 하는 짓이 밉더라도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김정은을 보고 있으면 벼랑 끝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불쌍한 청년이로구나 싶을 때가 많다. 참으로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고권력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힘을 사용하고 있으니 어찌할 수가 없다. 불쌍한 녀석 등 한 번 또닥거려주고, 한 번 품에 안아 준다 셈치고, 달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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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ㄴㄷㄹ 2017-08-07 19:24:00
미국과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핵으로 남한 공갈 협박해서 날로 먹고 세계10대 종교인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조국통일 이게 북의 목표입니다. 에효--

ㅇㅇ 2017-08-04 15:21:04
뭐, 김정은이가 불쌍한 청년? 뭐, 등 토닥거리며 달래? 그 새끼가 하는 짓은 친족조차도 쳐죽이고 국민의 피와 땀을 자기 사치에 써먹으며 공포정치로 통치하는 악마조차도 울고 갈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쓰레기 수준인데 무슨 선량한 청년이 철없이 행동하는것처럼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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