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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법정이야기(84) - 경찰은 독립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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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4  11: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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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법률사무소 누림 변호사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자문을 해 오던 A사로부터 고소를 대리하여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A사는 미국에 있는 B사부터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는 일을 하는 회사인데, 그 수입과 관련한 구매, 통관 등 업무를 C사에 위임하여 진행해 오던 중 C사가 상업송장 등을 위조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자 고소 의뢰를 해 온 것이다. 거래 구조를 이해해야 했고, 수 년간에 걸쳐 벌어진 일이었으며, 원래의 상업송장 등과 위조된 상업송장 등을 비교, 분석해야 하는 등 꽤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소사실을 정리해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담당 경찰관은 복잡한 거래 구조와 영어로 되어 있는 수 많은 문서 분석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다. 몇 차례 설명을 하였지만, 이해를 하였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힘이 빠진 A사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 경찰에서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범죄사실이 명백하다고 생각했는데 필자 또한 실망스럽고, 당혹스러웠다. 의뢰인은 경찰에서의 결론이 검찰에서 뒤집히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했지만, 수사종결권은 검찰에 있고 검찰은 경찰 보다는 법에 정통하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 얼마 후 검찰에서 전화가 와서 몇 가지 의문사항을 물어 보고, 자료 보완을 요구해서 보완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밝은 목소리의 A사 대표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검찰에서 고소한 내용 그대로 기소하였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후 C사 대표는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필자가 고소 대리한 사건 중에는 이처럼 경찰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였지만, 검찰에서 기소가 이루어지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 여럿 건 있다.

지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의를 받았다. 지인이 알고 지내는 甲이 경찰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수사기관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 것이 처음이고 이미 조사를 받은 다른 참고인으로부터 경찰이 너무 강압적으로 조사를 하여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야할지 두렵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필자에게 참고인 조사에 참여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으로 참여한 적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참고인 조사에 참여한 적은 없어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 참여가 가능한 이상 참고인 조사시 변호인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참고인 조사시에도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훈령(변호인 접견·참여 등 규칙)을 만들었다는 경찰청의 홍보기사도 생각이 나서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하였다. 그 후 통지된 참고인 조사 일자에 甲과 함께 경찰서를 방문하여 선임서를 제출하고 참고인 조사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경찰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담당경찰은 甲을 필자와 분리하여 다른 조사실로 부르더니 한동안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한참을 기다리다 담당경찰을 불러 왜 참고인을 변호인과 분리하여 조사를 하느냐고 항의하자 담당경찰은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냐며 화를 내었다. 필자는 어이가 없어 담당경찰에게 변호인의 참여권을 침해하고 있으니 즉시 시정을 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하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참고인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하면서 甲과 함께 귀가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담당경찰은 당황해 하며 변호인 참여하에 조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조사를 진행하였다. 나중에 甲에게 물어보니 담당경찰이 변호인은 어떻게 선임하였는지 물어보더니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으면 하고 있는 일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한다. 그날 최대한 진정을 하면서 조사에 참여하였지만 아직도 이러한 불법적인 수사관행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서울변호사협회로부터 온 메일을 보니 필자처럼 경찰로부터 변호인 참여권을 침해받은 사례가 여럿 있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경찰이 이제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인권을 보장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던 필자가 너무나 순진하였음을 깨달았다.

위 사례들을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형사사건의 변호인으로 참여한 솔직한 경험에 의하면 아직까지는 경찰의 결정보다 검찰의 결정에 더 신뢰가 가고, 경찰서에서 보다 검찰청에서 인권과 적법절차가 훨씬 더 보장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동안 잘못된 검찰권 행사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검찰이지만, 경찰의 잘못된 결정과 위법행위를 걸려주는 역할을 해 온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검찰 개혁을 위해 경찰에게 수사권을 독립시켜 주자는 안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에 경찰은 표정 관리 하기에 바쁘다고 한다. 하지만, 수사의 전문성, 인권 보장 장치, 경찰의 인식 변화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포함한 수사권을 독립시켜 준다는 것은 그 조직, 능력, 수사 관행 등을 보았을 때 다루지 못할 칼을 쥐어 주는 것과 같다. 오늘도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변호사님, 오늘 참고인으로 조사한다고 해서 경찰서에 갔다 오는 길인데, 경찰이 윽박지르고 너무 강압적이어서 기분이 무척 나쁘네요. 제가 피의자도 아닌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이제 경찰이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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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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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17-08-05 08:05:17

    어이없네요. 변호사님 잘 아시겠지만 그럼 검찰에 일반 형사사건 고소나 고발해보세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렇게 능력있는 검찰이ㅈㅏㄹ 수사해줄까요? 아니죠. 바로 경찰에 수사지시해 버리죠. ㅋ 검찰은 일반수사사건에 관심조차 없어요. 경찰이 다 해온 수사 자료나 볼줄알지..변호사니까 잘 아실텐데요..신고 | 삭제

    • 꼴갑이 2017-08-04 19:28:44

      대다수 중하위직 경찰들은 수사권에 관심 없어요. 오직 승진과 편한 보직에만 관심있어요.신고 | 삭제

      • 경찰은어렵다 2017-08-04 16:11:11

        솔직히 경찰조직은 경찰대출신이나 경간부, 변호사특채자등 엘리트소수 인력 빼고는 대다수가 전문성도없고 동네아저씨느낌나는 사람들로 이뤄져있다 경찰서 몇번가서 수사받아보면 알수있을것이다

        경찰을 이원화시켜서 수사국을 별도로 만들어 전문성을 줄거아니면 지금의 통경찰로는 어림도없다...
        경찰도 똑똑해졌다고들 하는데 아직도 멀고도멀었다
        지금 대량공채를 봐도 우려스럽다...수준이 공직준비자들중 최하위거든...신고 | 삭제

        • 우체통 2017-08-04 14:09:33

          위 예처럼 경찰이 불기소 의견(처분이 아님)으로 걸찰에 송치한 사건을 검찰에서 기소하는 경우도 있고, 이미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한 사건을 경찰에서 기소 또는 구속한 사례도 다소 있다 문제는 수사과정에서 증거(인적 물적)를 어떻게 확보하고 법원으로부터 증거능력을 인정 받는 냐에 따라 전문성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
          위 예와 경찰 수사권 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단 경찰 수사를 폄하 하는 필자의 행동임. (수사의 98%를 경찰이 하고 있고 두 기관인 검찰과 경찰의 영장 기각률, 무죄판결률 등을 상펴보면 알수있을 것임)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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