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수험생들이 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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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험생들이 바라는 것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07.28 1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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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수험전문지의 기자로서 가장 신경을 쓰고 동시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취재는 바로 시험장 취재다. 막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응시생들에게 시험의 체감난이도나 응시소감 등을 취재하는데, 장시간 집중력을 쏟아 부어 신경이 곤두서고 지친 수험생들에게 제대로 숨도 돌리기 전에 그 시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싫은 일일지 알기에 항상 미안하고 또 친절하게 응답해주는 수험생들에게는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든다.

올해도 기자는 1월 변호사시험을 시작으로 지난 일요일 변리사 2차시험까지 수많은 시험장에 나갔고 앞으로도 노무사 2차, 법원행시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래도 어느새 한 해의 반이 지났고 각종 고시와 전문자격사시험은 모두 1차시험을 마치고 2차, 3차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일찍 시험 일정을 시작한 입법고시는 벌써 최종합격자 명단까지 발표됐다.

시험마다 과목이 다르고 시험시간도 달라 매번 취재를 나가기에 앞서 기본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전년도의 반응과 결과 등도 정리해둔다. 가능한 한 수험생들에게 불필요한 질문을 하지 않고 원활하게 취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시험장에서의 취재 자체는 어떤 시험이나 비슷하게 이뤄진다. 시험장을 나서는 응시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각 과목별 체감난이도나 전체적인 난도 변화, 출제경향 변화 등을 묻는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는지, 불의타는 없었는지, 기억에 남는 문제가 있는지 등을 묻기도 한다.

시험 종료벨이 울리고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떠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굉장히 짧다. 길어야 15~20분 남짓일까. 그 안에 최대한 많은 응시생들에게 정보를 얻어야 하는데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다. 응시인원이 적은 시험은 더욱 힘들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시험장에서 취재한 내용에 대한 비판을 접하게 되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한 것이 인터넷을 통한 응시생 설문조사다. 시험장에서 취재한 결과를 정리한 기사와 연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현장 취재에서 시간적·장소적 제한으로 충분히 취합하지 못한 응시생들의 의견을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듣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시험의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하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점은 출제자와 시험을 관리하는 기관 측에서 보다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진짜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운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게 공부한 수험생들이 노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몇 년이나 그야말로 ‘피 땀 눈물’을 흘려가며 노력한 결과는 수험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지나치게 지엽적이거나 자격시험으로서의 범주를 벗어난 내용이 출제되기도 하고 과락 제도를 이용해 합격인원을 조정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선발인원이 정해져 있는 시험은 차치하고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등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모두 합격시키는 최소선발인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시험들도 자격시험의 취지에 맞지 않게 인위적으로 합격인원을 조정하려다보니 매년 난이도가 들쑥날쑥하고 과목별 난도 편차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선택과목이 있는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원성이 높다. 바로 지난주에 치러진 변리사 2차시험은 매년 선택과목 논란을 빚어왔고 올해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응시생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선택하는 회로이론이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되면서 다른 과목 선택자와의 형평성이 문제되고 있다.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은 내년부터 50점 이상을 획득하면 통과하고 평균점수 산정에서는 배제되는 P/F 방식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과목간 편차 문제는 다소 완화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제자 및 관리 기관의 책임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수험생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도 수험생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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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 2017-07-28 19: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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