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91)
상태바
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91)
  • 박준연
  • 승인 2017.07.21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 시작 전에 살 것, 사지 말 것

로스쿨 진학 인터넷 게시판에서 종종 로스쿨에서 쓸 노트북 컴퓨터는 어떤 걸 사야 하는지 하는 질문을 본다. 이런 쪽에 문외한이지만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은 가능한 한 안정적인 노트북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가격대를 낮춘다고 해서 꼭 고장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고장의 가능성이 적다고 알려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로스쿨 3년동안 수업 노트를 작성하고 시험 준비를 하고, 로스쿨 시험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시험을 치르고, 더 나아가서는 바 시험까지도 치를 컴퓨터를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의 사양과 관련해서는 로스쿨 웹사이트에 시험 소프트웨어 설치에 필요한 최소 사양과 운영 시스템을 안내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리 서비스를 받는 것이 얼마나 용이한가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컴퓨터 선택의 중요성을 전해들은 나는, 로스쿨의 학생 할인을 받아 튼튼하다고 알려진 컴퓨터를 구입했다. 하지만 로스쿨 생활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는 빈도가 잦고 시간이 길어서인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하드 드라이브 고장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로스쿨 전산실에 보여주고 상담을 받았는데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컴퓨터 구입처로 가서 며칠을 기다려 수리를 받았다. 기말고사 직전에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안그래도 스트레스가 많은 로스쿨에 추가 스트레스였다. 그나마 캠퍼스 내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어서 덜 힘들었다. 그 일을 계기로 언제든 컴퓨터가 고장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업 노트와 시험 준비용 내용 정리 아웃라인은 자주 백업을 하게 되었다.

컴퓨터만큼은 아니지만, 로스쿨용 책가방을 고르는 것도 고민이다. 기숙사가 아니고 로스쿨 캠퍼스에서 떨어져 사는 경우 라커를 배정해주기는 하지만 수업 사이사이, 또 집에서 복습과 예습을 하기 위해서는 두껍고 무거운 케이스북을 가지고 다녀야 하고, 그 외에도 노트북 컴퓨터, 필기구와 노트, 로스쿨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간단한 간식거리까지 가지고 다니는 것을 감안하면 백팩만큼 효율적인 가방이 없다. 드물지만 바퀴달린 가방(트롤리)을 사용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주된 이동수단이 도보 아니면 지하철인 뉴욕이라서 트롤리 가방이 특히 유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로스쿨에 진학하고 필요성을 체감한 것은 정장이다. 1학년 마치고 인터뷰 (OCI)를 하기 전에 장만하면 되지 싶었지만 1학년 2학기에도 종종 로펌에서 개최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물론 이런 이벤트의 드레스코드는 캐주얼인 경우도 많고, 정장을 안입었다고 눈치를 주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가끔 정장이 아쉬웠던 적이 있다. 비슷한 이유로 정장과 함께 들 수 있는 가방을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도 좋다. 면접 과정에서는 가방을 맡기고, 이력서와 라이팅 샘플 (writing sample) 등을 포트폴리오 폴더에 넣어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이유로 정장 차림으로 백팩을 메고 다닌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가끔 아쉬울 때가 있었다.

문구류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필요성이 갈린다. 딱 펜 한 자루만 가지고 다니면서 그걸로 케이스북에 밑줄도 치고 필기도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종이 질에 따라 펜도 다른 종류를 쓰고 싶은 사람도 있다. 손으로 필기를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펜 사용은 로스쿨 케이스북에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는 것이다. 펜 선택에 까다롭다면 미리 대량으로 펜을 사두는 것보다는 케이스북의 종이질을 본 다음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펜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케이스북의 종이질은 일반 도서와는 자르게 두껍고 표면 코팅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색의 형광펜을 사용했던 나는 펜이 미끄러지거나 형광펜 잉크가 쉽게 마르지 않는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

입학 전에 참고서를 미리 사두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도 종종 받는데, 시간 여유가 있어서 특정 과목의 개설식 참고서를 보면서 내용을 미리 익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수업에 따라 참고서를 지정하거나, 권장하거나, 혹은 그 수업을 수강한 선배들이 추천을 해주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