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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152 / 신고가액과 과세표준액 (2)
이용훈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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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1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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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이번 주 종영한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호평 일색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주중 TV시청권이 없어 주말마다 재방으로 꼭 챙겨보는 바람에 슬쩍슬쩍 눈길을 주다 고정 시청자가 됐다. 보통 드라마보다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 건, 현실감이 넘치는 대사 때문이다. 어떤 유명 드라마 작가는 재벌 파트너를 만나는 여주인공 설정을 그렇게 좋아한다. 작가 내면에 충만한 ‘백마 탄 왕자와의 로맨스’가 그렇게 표출되는 게 아닐까. 그런 면에서 현실의 소소한 부분을 잘 긁어낸 이 드라마는 담백했고, 30대 초반에 불과한 작가의 관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 과세 영역에서 ‘형평성’이란 용어는 최빈치에 해당한다. 앞선 드라마에서도 지적했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과세는 신데렐라 지향 드라마와 같은 여운을 줄 뿐이다. 세금을 더 걷어보려는 지난 정부의 꼼수에 기가 찬 경험은 불과 얼마 전에 하지 않았는가. 인상된 담뱃세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목적세가 아니라 구멍 난 세수를 채우려는 전략적 조치였다. 오죽하면 당시 여당 대선후보도 담뱃세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이런 식의 실질적인 과세 부담도 문제지만, 몇 년 간 지적했어도 개선되지 않는 조세불평등 현상의 폐해도 적지 않다. 실제 거래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 과세표준액으로 작동하는 현실이 거기에 해당한다.

누구나 다 적정하게 거래됐다고 인정하는데, 유독 과세표준액의 결정 체계가 미비해서 어쩔 수 없이 높은 과세표준액을 기준으로 취, 등록세를 부과한다는 게 상식에 맞지 않다. 실거래가 검증을 위한 공시가격이 없어 그렇다는 변명이 어제오늘 같고, 인력과 예산이 없다는 하소연도 식상하다. 재산세와 관련된 논문은 줄곧 ‘역진성’의 문제를 지적해 오고 있는데, 실거래가액이 과세표준액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도 이와 비슷한 역효과가 있다.

비주거용 공시제도 도입을 기다리기 지친 시점, 가장 손쉬운 조치는 최소 예산으로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다. 매일, 숫자 그것도 자산의 가격과 관련된 숫자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이면, 거래 신고가액의 적정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최적임자다. 대한민국의 감정평가사는 매일같이 자산의 거래가격을 검색하고, 임대료를 확인하며, 조성비용을 따지면서,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일을 한다. 거래 데이터가 쌓은 추세는 비정상 신고 즉 세금 탈루를 위한 축소신고나 대출을 더 받아내려는 뻥튀기 신고사례를 ‘이상 신고’로 뽑아내는 기능을 한다. 무지나 부주의로 비정상적인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추세에서 벗어난 매매사례는 감정평가사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사람에게 거래 신고가액의 검증을 맡기자는 것이다.

토지의 공시가격은 감정평가사의 손을 거치고,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은 한국감정원의 산정 절차에 의해 공시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 기능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도 이런 가격 결정 절차에 참여하고 있는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래데이터가 형성한 추세는 비전문가라도 이상치를 발견할 수 있는 최소 기능은 수행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공시가격의 부재로 그리고 인력과 예산문제로 오피스텔, 상가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정상적인 거래금액의 적정성을 확인해 달라고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감정평가사는 지가변동률 조사·평가 업무를 수행했었고, 임대사례 조사 업무에 참여했었다. 표준지공시지가 평가와 개별공시지가 산정 업무는 수 십 년 본업이다. 그보다도 매일 같이 부동산 가격 탭을 붙이고 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검증 전문가가 어디 있을까. 이 업무를 위해 어느 정도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지는 담당자가 고민할 문제고, 제안하는 입장에서는 제도 탓 인력 탓 그만 하고, 검증 업무를 감정평가사에게 맡기자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말하는 것이다.

3천2백 만 원의 시장가에 정상적으로 취득한 오피스텔의 취, 등록세를 4천 5백만 원의 과세표준액에 맞춰 납부한 필자가, 지방세법의 조항과 관련 판례를 뒤적이고 실거래가 검증 기관에 한참 하소연하다가 답답해서 두 번에 걸쳐 적어 본, 일종의 시민 제안으로 봐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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