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의 용어 (jargons)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로펌에서도 외부 사람들이 들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있다. 블룸버그 로(Bloomberg Law)에서 이런 용어들만 모아서 한 문단을 완성하고 해설한 동영상을 보고 그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보았다.
암 로 100(Am Law 100): 월간지 The American Lawyer가 로펌의 총 수입, 파트너 변호사 1인당 수익, 변호사 1인당 수입을 기준으로 매년 선정하는 100위까지의 로펌을 가리킨다. 볼트 (Vault)의 랭킹과 함께 업계 내에서도, 로스쿨 학생들의 취업시에도 많이 참고하는 순위이다. 같은 월간지에서 발표하는 200위 까지의 로펌 리스트는 ‘Am Law 200’라고 부른다.
매직 서클 펌(magic circle firms): 처음 들었을 때 로펌을 가리킨다는 것 외에는 도무지 의미를 짐작할 수 없는 용어였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오피스를 운영하며 특히 기업 법무와 금융 분야에 주력하는 5개의 로펌, 즉 알렌 앤 오버리(Allen & Overy),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 프레시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Freshfields Bruckhause Deringer), 링크레이터스(Linklaters), 슬로터 앤 메이(Slaughter & May)를 지칭한다.
화이트 슈 펌 (white shoe firms): 이 용어는 로펌뿐 아니라, 미국 동부에 본사를 두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로펌, 은행, 회계법인, 컨설팅 회사 등을 가리킨다. 흰색 더비 구두를 즐겨신는 백인 남성들이 주로 일한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화이트 슈 로펌의 경우는 클라이언트가 다양해지면서 구성원의 다양성(diversity)을 증진시키는 과제가 특히 중요해졌다고들 한다. 로스쿨 진학 중에는 여러 로펌의 로스쿨 학생 대상 홍보자료를 많이 받았는데, 화이트 슈 로펌 중 한 회사에서는 흰색 구두 이외에 운동화, 펌프스 등 다양한 구두를 홍보자료에 넣어 구성원 변호사의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을 보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부틱 펌 (boutique firms): ‘부틱’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션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소규모의 상점을 떠올리겠지만, 로펌의 경우에는 소규모로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를 가리킨다. 반대로 대부분의 분야에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은 풀 서비스 로펌(full service law firms)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대형 로펌(biglaw)이 풀 서비스 로펌인 경우가 많다.
AFA(alternative fee arrangements): 미국 로펌의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수임료 부과 방식은 변호사들이 해당 안건의 업무에 쓴 시간에 따라 수임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2008-09년 미국발 전세계 금융위기 이후, 클라이언트가 수임료 절감을 요구함에 따라 시간당 수임료 외의 다양한 부과방식도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 유명한 성공 보수(contingent fee) 외에도, 고정 수임료, 최대 부과 수임료 설정, 성공시 보너스 지급, 이들 보수 지급 방식의 결함 등 다양한 방식을 포함한다.
연공 보수(lockstep compensation): 로펌의 보수 지급 방식 중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나 평가는 보너스에 반영되지만, 기본급은 이와 무관하게 변호사의 연차에 따라 결정하는 방식이다. 금융 위기 이후, 몇몇 대형 로펌이 평가에 따라 연차가 같아도 보수가 달라지는 보수 지급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몇 년이 흘러 다시 연공에 따른 보수 지급으로 복귀한 로펌도 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