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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심위 “5급공채, 면접시험 양성평등 미적용은 위법”
이성진 기자  |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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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5  15: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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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시 기술직 면접탈락자, 행정심판 통해 합격구제
올해 시험부터 각 단계별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적용시행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2차 시험 점수가 합격선보다 ‘높았다’는 이유로 제3차 시험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을까? 실제로 지난 해 이러한 사례가 발생했다.

2016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기술직 시험에 응시해 제1,2차 시험에 합격한 A씨(여). 그는 2차 시험에서 면접을 치를 수 있는 1.2배수 합격선인 76.95점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해 합격했고 면접도 무난하게 치렀다. 더구나 A씨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는 성소수자에 해당됐다. 그러나 뜻밖에도 A씨는 3차 최종합격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 국가공무원시험(지방공무원시험 동일)에서는 「국가공무원법」 제26조 및 「공무원임용시험령」 제20조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공무원 임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여성 또는 남성이 시험실시 단계별로 선발예정인원의 일정 비율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선발예정인원을 초과하여 여성 또는 남성을 합격시키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실시대상 시험의 종류, 채용목표 비율, 합격자 결정방법, 그 밖에 시험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균형인사지침」(인사혁신처예규)에 따라 선발예정인원이 5명 이상인 모집단위 직렬에서 어느 한 성(性)이 시험실시단계별로 합격예정인원에 30%를 곱한 인원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추가로 더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의 문제는, 이후 제3차 면접시험에서의 구 「균형인사지침」 적용 과정에서 발생했다. 구 균형인사지침에 따르면 3차 면접시험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제2차 시험에서 추가 합격자가 발생해야 하는데, A씨는 점수가 높아 추가합격자에 해당되지 않았고, 그 외 해당 직렬은 제2차 시험의 합격선의 일정 범위 내의 소수 성별의 응시자마저 없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적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A씨는 제2차 시험에서 합격선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고 해당 직렬에서 양성평등고용목표제에 해당하는 추가 합격자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3차 면접시험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적용될 수 없다며 최종 합격자 산정 과정에서 예비 순번을 받은 A씨를 불합격시킨 것.
 

   
▲ 지난 6월 13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공무원시험에서의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1,2,3차 각 단계별마다 적용해야 한다며 한 수험생이 제기한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에서 청구인에게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5급공채 면접장 모습 / 법률저널 자료사진

■ 기묘한 상황...누군 점수가 낮아서 합격, 누군 높아서 탈락

결과적으로 A씨는 제2차 시험에서 합격선 평균점수를 넘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불합격한 셈이 되고 말았다. 얄궂은 것은 A씨가 제2차 시험에서 합격선보다 단 1점만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면 ‘양성평등고용목표제’의 적용을 받아 추가 합격의 적용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A씨와 같은 전형 과정을 거친 다른 직렬들에서는 제2차 시험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적용을 받아 합격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응시자 2명이 추가 합격했고 제3차 시험에서도 이 제도를 적용받아 최종 합격했다.

특히 지방공무원 임용 과정에서는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합격자 최종 산정 과정에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규정 취지를 고려하여 합격시킨 바 있다. 그에 따라 행정자치부에서는 2016년 8월 관련 규정을 사전에 정비했다. 지방공무원임용시험에서 어느 한 성이 각 시험 실시 단계별로 합격 예정인원에 30%를 곱한 인원수가 되도록 하기 위해 제1, 제2, 제3차 시험 모든 단계마다 각각 양성평등고용목표제를 적용하도록 지방공무원 균형인사 운영지침(행정자치부예규 제62호)을 개정한 것이다.

인사혁신처 역시 이러한 규정의 흠결을 인지하고 2016년 12월 30일 제1, 2차 시험에서 추가합격자가 없더라도 최종합격자 결정에서도 양성평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균형인사지침’을 개정해 올해 시험부터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이 사건이 발생한 뒤였다.

이에 대해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2017년 6월 13일 국가공무원시험, 특히 5급 공채시험에서 제1, 2차 시험에서만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적용하고 제3차 면접시험에서 적용하지 않아 특정 수험생을 불합격처리 한 것은 위법하다는 원고 청구 인용재결 결정을 내렸다.

A씨의 손을 들어주어 A씨의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 것이다. 이는 인사혁신처가 관련 유사 분쟁에서 진 첫 번째 케이스이기도 하다.

■ “관련지침 일찍 고쳤어야...” 인사혁신처의 뒤늦은 후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해당 규정은 전 단계 시험에서 어느 한 성의 추가 합격자가 있고 없음에 따라 다음 단계시험의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 어떤 사람의 임용 여부가 같은 성의 사람이 추가적으로 합격하였는가 등 그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사정에 영향을 받게 돼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결여했고 정당화할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어느 한 성의 채용을 늘림으로써 양성평등의 공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므로 청구인을 합격시키는 것은 청구인 개인의 사적 이익 보장뿐만 아니라 공익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특히 일률적으로 시험 실시 단계별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는 공무원 임용시험령 규정의 취지에도 어긋나며, 이미 지난해 8월 지방공무원 균형인사 운영지침이 개정된 만큼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임용시험에서 이 제도를 달리 적용할 하등의 합리적 사유도 없음에도 국가공무원시험에 대한 개정과 그 적용이 늦어짐으로 인해 실질적 불이익이 야기된 결과 또한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재결에 대한 이유를 덧붙였다.

이번 행정심판 청구를 대리한 법률사무소 IB의 김용욱 변호사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에서 각 단계별로 적용하게 한 지침이나 조건을 설정한 것은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좀 더 내실 있게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그 규정 취지는 충분히 선해할 수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혁신처가 면접시험 내지 최종 합격 결정 단계에서 종전의 규정에 얽매여 최종 합격자 단계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중앙행정심판위위원회의 균형잡힌 판단”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같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이 소수 성별이 제2차 시험을 통과만 하면 합격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 면접에서 ‘미흡’ 판정을 받게 되면 불합격처분은 적법한 것”이라면서 “최근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좀 더 많이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남성 수험생에게 보다 의미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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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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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2017-07-06 00:10:07

    1.2배수 선발하는 면접에서도 그 양성인가 뭔가 적용하면 면접 성적이 무의미하게 여자는 무조건 되는거 아닌가요? 피셋컷도 훨씬 낮은데 적당적당히 헤쳐먹어야지.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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