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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시준비 최적화된 ‘로스쿨 법전 앱’ 개발자 송유진 씨
김주미 기자  |  hova@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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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9  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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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운영하며 충남대 로스쿨 2년 재학 중
‘손바닥 헌법책’ 대신할 ‘대한민국 헌법 앱’도
“IT기술․법지식 접목해 법 대중화 일조하겠다”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두꺼운 법전을 팔로 받쳐 든 채 이 교실 저 교실 옮겨 다니며 강의를 듣는 풍경이란 법학도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

법학도의 필수품이자 상징이던 이 법전은, 반 뼘은 족히 되는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소(小)법전’이라는 다소 억지스런 이름이 붙어있다.

법전 제작에는 얇고 질긴 인디아 페이퍼가 쓰인다. 종잇장을 넘길 때면 차랑차랑 소리와 함께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따라온다.

전국의 25개 로스쿨에서 최근 이 법전 넘기는 소리가 잦아들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대신 학생들은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을 켜두고 어느 어플에서 필요한 법령을 찾아본다고.

화제의 앱은 바로 ‘로스쿨 스마트 법전’이다. 특별히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로스쿨생들에게 맞춤형인 이 법전은 공법편, 형사법편, 민사법편 등 총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로스쿨 스마트 법전’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집계를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월 단위 접속자수가 4천명에 이른다. 전국의 로스쿨생 중 절반도 넘는 인원이 이 앱을 사용하는 셈이다.

어플의 개발자는 충남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송유진 씨다. 지난 23일, 막 1학기 기말시험을 마쳤다는 그를 만나기 위해 둔촌동에 자리한 그의 회사를 찾았다.
 

   
 ▲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로스쿨생들에게 맞춤형인 이 법전은 공법편, 형사법편, 민사법편 등 총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어플의 개발자는 충남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송유진 씨다.

IT 회사 운영하며 학업 병행

회사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송유진 씨의 말에, 막연히 그의 회사가 IT 계열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전공은 전혀 예상치 못한 신학이었다.

지난 2012년, 송유진 씨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의 친형과 함께 공동창업을 한 후 지금까지 5년 넘게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전공이 시너지를 이룬 이 사업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미혼 남녀를 연결해주는 이른바 ‘소개팅 앱’이다.

‘크리스찬 데이트’라는 이름의 이 어플에 채팅 기능은 없다. 실제 소개팅 주선자들이 가운데서 쌍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연락처만 전달하는 것처럼, 이 어플 역시 그 정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선을 정했다.

“연결이 이루어지는 데 커피 한 잔 값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수익성만을 바라고 하는 사업은 아니예요. 보통 교회는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성을 만나도록 하는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면 또 교회는 ‘얼른 결혼하라’고 권하죠. 가족 중에 목회자가 계셔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잘 알고 있던 상황에서, 상당 부분은 사명감과 보람으로써 해내고 있는 사업입니다.”

사업을 하는 덕에 앱 개발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갖추고 있던 송유진 씨는 로스쿨 스마트 법전 앱을 2015년 6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 법전 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써보니 ‘내가 이거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는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로스쿨 학생들이 쓰는 법전은 활용도가 일반 사용자와는 다른 부분에서 나타나니까, 변시를 준비하는 로스쿨생들에게 특화된 법전 앱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죠.”

그렇게 시작된 당초의 구상을 보완하고 또 보완하기를 8개월, 지금과 같이 최적화된 형태의 앱으로 출시된 것은 지난 해 2월이다. 그 때는 로스쿨 입학이 결정된 예비 로스쿨생들이 한참 선행학습에 몰두할 시기였다.

버튼의 위치나 제공하는 정보, 화면 구성까지 그가 직접 써보면서 끊임없이 개선을 한 덕에 이 앱은 유저들로부터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료여도 기꺼이 구매해 사용하겠다는 주변의 반응이 많았지만, 그는 무료제공 방침에 변함이 없을 거라고 했다.

“헌법은 국민과 가까워야”...
‘대한민국 smart 헌법 앱’도 제작


‘동시에 8개 법전까지 한 번의 클릭으로, 한글-한자 변환 기능에 인터넷 연결 불요, 조문 번호 검색이나 키워드 검색도 가능하고 법령 개정 시 신속 업데이트!’

로스쿨 스마트 법전 앱에는 이처럼 손이 많이 간 흔적이 역력했다. “이렇게 공을 들였는데 유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추겨 봐도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상업화를 전혀 생각 안 했던 것은 아니예요. 그런데 제가 수익성에 집착했다면 이 정도로 사용자 친화적인 앱을 제작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유저들이 불편함 없도록 ‘잘 만들자’는 일념으로 접근했기에 이만한 완성도가 나왔다고 봐요. 상업화로 쓰려면 광고를 덕지덕지 붙이는 등의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사용자들이 불편해 지죠.”

계속 말을 이어가던 그는 그가 품고 있는 조금 더 큰 그림을 보여줬다. IT 기술을 접목해 일반 대중에게 법을 더 잘 알리는 일이 그의 비전이라는 것. 향후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법 강의 등의 활동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쿨 스마트 법전 앱’은 그런 그의 비전을 실현하기에 앞서 로스쿨 재학생인 주변 사람들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로써 시도해 본, 소위 ‘첫 걸음’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법전 앱은 ‘로스쿨 스마트 법전 앱’ 외에도 ‘대한민국 smart 헌법 앱’이 있다. 이 헌법 앱은 지난 2월 어지러운 시국에서 반짝 유명세를 탔던 ‘손바닥 헌법책’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어플이다.

“헌법제정권자이자 개정권자는 국민이잖아요. 그런데 헌법은 국민 가까이에 있지 않죠. 헌법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국민들이 참 많아요. 손바닥 헌법책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헌법 알리기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점에서 제 생각과 방향성은 같아요. 그러나 제가 봤을 때 방법적인 면에서 아쉬움은 좀 있죠. 스마트 폰 하나만 들고 다니는 요즘, 아무리 손바닥만 하더라도 책자는 휴대의 불편이 따르는 거거든요.”

이 헌법 앱에는 1919년에 제정된 임시정부 헌법부터 역대 헌법까지 모조리 담았다. 헌법전 8개를 동시에 펴놓고 비교할 수 있으며 조문번호 검색이나 키워드 검색 역시 가능하다.

송유진 씨는 개헌 논란이 한창 불붙고 있는 이 때, 헌법전 앱이 대중에 보다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헌법전 앱 역시 무료다.

한편 송유진 씨는 공인중개사 자격도 갖고 있다. 공인중개사를 비롯한 기타 자격사 시험 준비에 있어서도 법령의 중요도는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뿐 아니라 세무사, 노무사 등의 자격사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로부터 ‘우리한테 특화된 법전 앱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거든요.(웃음) 다른 자격사 준비생들을 위한 법전 앱도 제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로스쿨 입시 ‘얼떨결에?’
사법시험 준비 경험도 3년


그가 법학적성시험(이하 리트)에 응시한 것은 2014년이다. 그 때 그는 국방부에서 군복무 중이었다. 2014년 당시는 전역이 한참 남아있던 때라 그 해 리트에는 응시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1년 정도 준비하고 2015년 리트에 응시할 계획이었다고.

그런데 굳이 2014년 응시를 강권하는 친구가 있었다. 송유진 씨는 그 친구의 권유가 내키지 않아 듣고만 넘겼는데, 접수 마지막 날 그 친구가 전화해 “응시비용 때문이라면 내가 내주겠다”고까지 이야기하는 바람에 끝내 접수를 했다.

접수 후 시험일까지 한 달여 정도의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처음 풀어본 리트는 그와는 도무지 안 맞아 보였다. 시간 내에 반도 풀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그는 먼저 짧은 기간 동안 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겨질 전략을 세웠다. ‘풀 수 없는 문제는 과감히 버리고 풀 만한 것들은 반드시 맞히자’는 다짐을 했다는 것이다.

“한 달 간 계속 그 연습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문제를 딱 봤을 때 10초 안에 내가 풀 수 있는 문젠지, 넘겨야 할 문젠지 구분하는 거죠. ‘다 맞아야지’라거나 ‘몇 개 안 틀려야지’라는 마음을 갖기보단 ‘아는 거 하나라도 더 늘려야지’라고 생각한 것이 잘 한 일인 것 같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런 마음자세가 수험가에서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권유하는 좋은 자세라고 하더라고요. 짧은 기간에 로스쿨 진학이 가능한 정도의 점수를 맞을 수 있었던 원인은 거기에 있었던 것 같아요.”

학부에서 법학을 부전공으로 했던 그는 사법시험 준비 경험도 3년 가량 된다. 그런 그에게 2년 차에 접어든 로스쿨 생활이 어떨지 물어봤다.

“동기들 중에는 로스쿨에 와서 처음 법을 접한 사람들도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1학년 땐 제가 성적도 좋았고 조금 여유도 있었죠. 수강도 학원강의나 학부에서 들을 수 있었던 강의 같은 것은 피하고 ‘로스쿨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라고 여겨지는 것만 골라 들었어요. 지금은, 하하. 이제는 턱 밑까지 압박이 와있단 걸 느껴요. ‘내가 그 때 뭘 했나’싶은 생각도 살짝 드네요.(웃음)”

요즘은 로스쿨 교수들이나 학생들이나 ‘로스쿨생에게 변시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송유진 씨에 의하면, 여전히 전국의 모든 로스쿨에는 실무나 변시와는 상관없이 이론 교육을 중요하게 추구하는 교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의외로 그는 이에 대해 포용적인 시각을 보였다. “아직은 과도기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50년 넘게 이어져 온 법학 교육이 단기간에 완전히 방향을 달리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누구나 예상했을 거라 보고요. 이론을 중시하는 교수님들도 당신의 시각에선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그러실 거예요. 악의가 있으실 리는 없잖아요?(웃음) 과도기를 벗어나면 로스쿨도 실무가 양성에 모자람 없는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되어 있겠죠.”

청년의 패기로
암울한 변호사시장에 대한 걱정을 걷어내다


어렵다는 아우성이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변호사시장이다. 이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물었다. “걱정을 했었고, 그래서 관련 정보도 많이 찾아보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보기도 했어요. 그 결과 지금은 걱정할 것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당찬 그의 생각을 꺼내보였다. “현재 ‘송무시장은 레드오션이니까 새로 진입할 신입 변호사들은 블루오션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들 이야기 하잖아요?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저도 사업을 하니까 시장에 대한 감각은 있다고 보는데요. 블루오션을 찾는 정도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젊은 변호사들이 할 일이 아니라 자본력과 경험 탄탄한 대형로펌들이 할 일이죠. 젊은 변호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경쟁력으로 충분히 송무시장에서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그는 최근 국민의 열망으로부터 시작된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변호사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중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전관이 특혜받기 어려워지고 변호사들이 누구나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이 몰리고 수임료가 세지던 풍토가 사라지면 그 자리를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신입 변호사들이 차지할 수 있을 거예요.”

이쯤에서 그가 자신 있게 말하는 젊은 변호사들의 ‘경쟁력’이란 게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대뜸 최근 자신의 회사가 그 동안 일을 맡겨왔던 세무사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게 된 이야기를 했다.

“이전에 업무를 해 주신 분은 경험 많고 연세 많으신 분이었어요. 이번에 새로 일을 맡긴 세무사는 제 나이 또래죠. 서비스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친절하고 세심하게 살펴주는 사람에게 내 일을 맡기고 싶은 마음은 고객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자격사들이지만 이들이 일정 경력을 지나면서부터는 서로 간 실력 차이가 미미해진다고 봐요. 그 다음에 남는 건 ‘사람’의 차이에서 나오는 경쟁력이죠. 변호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권위의식과 독단, 자기 프라이드가 가득한 사람이 고객을 대하는 자세는 아직 신입이라 그런 것들이 덜 스며든 젊은 변호사들의 자세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거예요. 고객들은 그 차이를 세심하게 고려할 거고요.”

같은 맥락에서 그는 변호사 협회 차원에서 주장하는 ‘변호사 배출 수’ 문제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숫자에 큰 의미가 없을 거라는 시각이다.

다만 무작정 변시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시험을 대충만 해도 되는 수준으로 해 놓으면 변호사로서의 생명은 로스쿨 3년의 학점으로만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그 점을 우려하는 로스쿨생들이 제법 있는 것 같아요”라며, 솔직한 말을 전했다.

인터뷰 김주미 기자, 사진 조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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