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수험생에 가장 필요한 건 ‘강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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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 수험생에 가장 필요한 건 ‘강제력’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6.27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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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기자는 시험장 취재 시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빠져나가는 응시자들을 보며 가끔씩 “저 학생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질문을 던져보곤 한다.

사실 시험 종료 벨이 울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문제를 풀면서 응시자 스스로가 ‘아 이번은 느낌이 좋다 혹은 이번엔 조금 힘들 것 같다’라는 판단을 할 것이다. 그리고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아마도 오만가지 생각과 만감이 교차할 것이고, 집에 가는 도중 그런 생각을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응시자들이 시험을 마친 후 허탈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전에서 느낀 점을 감안해 자신의 공부 방법을 약간 수정하거나 마음가짐을 고쳐보거나 하는 등 개선점을 향후 수험계획에 반영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는 이 과정이 적잖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리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실전과 같이 모의고사를 수차례 풀었다고 해도, 진짜 시험을 보는 것과 실전처럼 해보는 예행연습은 실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대충 이럴 것 같다’와 ‘이렇다’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본 시험을 한 번 치러본 후 수험생이 느끼는 것, 그것을 수험계획에 반영하는 과정은 참 중요하다는 게 기자 생각이다.

수험생들이 어련히 알아서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해서 수험계획을 잘 세우겠냐 만은, 기자가 한 가지 참고 될 만한 글을 적고자 한다. 

요즘 수험생 대부분이 학원 강의(실강)보다는 인터넷 강의(인강)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다. 수험생 70%이상이 인강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은 본지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이 됐고, 실제 수험생을 대상으로 물어도 10명 중 최소 6명 이상이 인강 위주의 공부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인강은 알다시피 장단점이 분명하다. 가장 큰 장점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보니 구속력이 약해 의지가 부족한 수험생들은 끝까지 꾸준히 듣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실강의 장단점은 인강의 장단점을 바꿔 말하면 될 것 같다.

실강보다 인강 선호가 높은 건 수험생들이 인강의 장점에 보다 무게를 둔다는 것인데, 인강을 활용한 수험생 상당수가 결과는 오히려 미미해 인강 위주의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은 자신이 이에 맞는 유형인지 잘 살펴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게 수험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수험관계자는 “인강을 처음 신청하고 완강하는데까지 신청자 중 약 14%만이 살아남는다”고 전했다. 즉 처음에는 의욕에 차 인강을 많이 듣지만 끝까지 완강하는 수험생은 100명 중 10명 남짓이라는 것이다.

지금 노량진 수험가 어느 한 학원의 경우 7‧9급 모든 인강을 2년간 듣는데 드는 비용이 150여만원이라고 한다. 150만원을 24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6~7만원 꼴이다. 한 달 6~7만원으로 7,9급 모든 과목에 대한 강의를 2년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참 합리적인 비용이다.

또 주목할 것은 그 학원은 인강 수험생이 100일간 매일 인강 로그인만 해도 30만원을 환급해준다고 한다. 인강을 듣지 않고도 100일간 매일 인터넷 강의 로그인만 해도 돈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환급받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고 한다. 이 말은 곧 인강을 듣는 수험생 경제적 부담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100일, 3개월도 채 인강을 꾸준히 듣는 수험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학원에서 인강 로그인만 해도 돈을 돌려준다는 마케팅을 했을까.

인강을 선호하는 수험생들은 많은데 완강은 커녕 3개월도 못가 인강 듣기를 나몰라라 한다니, 이게 진짜 수험생들의 실태라고 생각하면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험생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 물으면 공부할 돈, 합격권 점수, 힘이 되어줄 멘토, 공부할 의지 등 여러 답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강제력’이 아닐까 싶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정말 의지가 굳건해 공부를 하는 수험생은 극히 소수다. 100명 중 10명도 안 된다. 하지만 수험생 다수가 자신은 남과 다르기 때문에 그 소수에 속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수험생을 공부 하도록 하는 외부 강제력, 공부를 시작한 후 합격할 때까지, 끝까지 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강제력이 수험생에게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할까 말까 간만 보는 수험생들은 제외하더라도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는 각오를 확고히 하고 뛰어든 수험생들에게는 강제력이 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이다.

강제로 공부를 시킨다는 것에 숨이 막힐 수 있지만 최근 엄격한 관리를 지향하는 학원의 스파르타 반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수험생 상당수가 “나 공부할 수 있도록 누가 좀 통제해줘요!” 오히려 소리 없이 바라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1대 1일 사람을 붙여서 하루 종일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수험생들이 강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건 학원 수업, 실강이 아닐까 한다. 일단 나 말고도 공부하는 수험생들, 경쟁자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자극이 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어쨌든 싫더라도 꾸역구역 수업을 들으려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외부 강제력의 한 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학원을 안 다니고 혼자 공부를 한다고 하면, 집이나 독서실에서 하지 말고 공부하는 사람들을 훤히 볼 수 있는 도서관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은 참 많다. 하지만 뜬금없이 그 음식을 먹고 싶다고 외치는 일은 많지 않다. 티비에서 그 음식이 선전되고 있거나, 누가 먹고 있거나, 책에서 봤거나, 그 음식으로 유명한 곳에 놀러갔거나, 하물며 비가 온다거나 하는 등 주위에서 그 음식을 먹고자 어떤 동기를 제공해줬을 때 ‘아 나도 저거 먹고 싶어’ 혹은 ‘아 저거 비슷한 거 먹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강하게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혼자하기보다 주위 수험생들은 보면서 공부하면 동기부여가 더 강하게 생기고 적극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막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수험생 또는 몇 년째 좋은 소식을 맞지 못하는 수험생 모두 조금 더 자신을 강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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