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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프랑스 결선투표제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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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프랑스 결선투표제의 명암
  • 신희섭
  • 승인 2017.06.23 12: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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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지난 월요일인 6월 19일 프랑스에서는 총선 2차 투표가 있었다. 프랑스의 총선은 지역구에서 과반수를 넘는 후보가 없을 때 12.5%를 넘는 후보들만으로 2차 결선투표에 들어간다. 1차 투표 1주일 후에 2차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12일에 있었던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소속 정당인 앙마르슈가 28.2%를 득표했지만 2차 투표에서 높게는 80%에 육박하는 의석을 가질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결과는 아주 높은 의석수를 가지게 나오지는 않았다. 앙마르슈는 전체 하원 의석수 577석 중에서 308석을 얻었다. 정당연합을 하고 있는 민주운동당의 42석과 합치면 전체 350석의 의석을 획득한 것이다. 전체 60%정도의 의석을 가지게 되어 여당의 안정적 운영기반을 장악했다. 신생정당으로 의석수가 하나도 없던 친목단체성격의 정당이 대통령의 인기를 후광으로 하여 50%가 넘는 의회권력을 가진 것이다.

프랑스 정치를 주도해온 공화당은 제 1 야당으로 체면치레는 하였지만 전체 의석의 20%가 안되는 11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또 다른 대표정당인 사회당은 전체의석의 5%를 가까스로 넘기는 29석을 얻어 말 그대로 몰락하였다. 마크롱 대통령과 2차 대통령선거에서 경합하며 34%의 지지를 받은 마린 르펜이 속한 국민전선(FN)은 8석으로 교섭단체구성도 실패하였다.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준 1차 투표에서의 진실한 선호를 기준으로 할 때 에마뉘엘 마크롱 지지자는 23.7%이고 마린 르펜 지지자는 22%였다. 그런데 총선의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 소속정당과 민주운동당의 연합이 60%의 의석을 보유하였고 르펜 소속정당은 5%의 의석을 보유한 것이다. 지난 시간에 소개한 대로 프랑스의 정당별 지지율은 공화당이 20.9%,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3.1%, 전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를 보였다는 점과 비교해도 정당의 지지율과 의석율에는 차이가 있다. 이것은 만약 프랑스가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사용하여 정당이 받은 지지율을 그대로 의석으로 계산해주었다면 완전히 다당제가 되어 대통령 소속정당은 분점정부에서 고생을 해야만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프랑스 정치에서 한 가지 더 볼 것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42.64%에 그쳤다는 점이다. 48%라는 1차 투표 투표율보다 낮은 수준인 것이다. 여기에 백지투표(Blancs)가 2.95%이고 무효표(Nuls)는 1.25%로 나왔다. 그래서 유효투표율은 38.43%에 불과하다. 국민 3명 중 한명만이 자신의 정치지도자를 선출했다는 것이다. 이 지점은 결선투표제도라는 제도 역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많은 프랑스인들이 아웃사이더 대통령을 선출하고 신생정당에 힘을 더해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치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며 미래 역시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선거에서 대통령에 대해 부과된 조작된 지지율이 총선에서도 후광을 발휘하여 그나마 여당이 과반이상의 의석을 가지게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프랑스의 정치 운영이 과연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

문재인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에 대한 국회의 특위가 6월 12일 구성되었다. 그리고 2018년 2월까지 구체적인 안들을 논의하여 결론을 내리겠다고 하였다. 특위에서 논의과정을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개헌에서 논의될 사안 중 하나가 대통령선거에서 결선투표제를 사용해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지역주의가 아직도 강하기 때문에 프랑스처럼 총선에 결선투표제를 사용해도 특정 지역에서는 1/2의 지지를 넘는 후보들이 많아 결선투표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다만 많은 권력을 가진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는 정당간 지지의 이전, 정당연대, 정당연합을 구성할 수 있게 해주어 현재의 다당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2017년 대선과 총선은 한국 개헌논의에 중요한 반면교사이다. 제도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정치가 진절머리가 난다고 생각하거나 정치세력 내에서 대안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결선투표는 대통령에게 인위적인 권력구성을 가능하게 하겠지만 실제 대의민주주의에서는 점차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민주주의. 참 어렵다.

◈ 연재 400회를 작성하면서...

2007년 8월. 법률저널에서 다시 쓰기 시작한 칼럼이 이제 10년이 되었고 횟수로는 400회가 되었다. 개인의 시간으로는 제법 긴 시간이다. 첫째가 태어나고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들어가면서 칼럼을 시작했는데 이제 첫째는 4학년이 되었고 박사학위를 받은 지 4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한국과 국제무대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보니 계속 칼럼을 만들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해주어 지금까지 다른 주제로 글을 만들 수 있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는 독자 분들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하면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달려왔다. 그리고 몇 분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 글의 스타일도 달라졌다.
400회를 빌려 독자 분들과 애정 어린 조언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과거 원고를 보는 것이 부끄럽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뭘 모를 때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살면서 생각이 자라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넓어져 글쓰기를 주저하고 체계적인 정리를 필요로 했다면 칼럼을 만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400회는 필자 개인에게는 생각을 키워가는 시간이었고, 무모했지만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이었다는 점을 부끄럽게 밝힌다. 그래서 더욱 부족한 이 칼럼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약 2년간의 시간을 열심히 준비하면서 500회를 맞이하겠다.
그간의 졸고들에게 대한 보답의 마음을 담아서.

                                                                                           - 신희섭 -

 

‘신희섭의 정치학’ 400회 연재를 이어온 신희섭 박사님에게 독자와 함께 축하드리며 감사드립니다.                                                                                        - 법률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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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2017-06-24 20:47:00
선생님 특강 들으며 공부했고 지금은 연수원에 있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들어와봤는데 칼럼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보실지는 모르겠는데 지난 시간 제 답안지 채점해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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