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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최고위직의 변호사 등록 막으면, 전관예우 근절?
김주미 기자  |  hova@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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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6  18: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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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있다” 지배적, 해법마련 ‘고심’
등록·개업 제한에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
“헌법가치 지켜지도록 제도설계 잘 해야”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사법계의 고질적인 숙제로 여겨지는 전관예우에 대한 해법으로 ‘법원·검찰 최고위직의 변호사 등록 및 개업 제한’을 논의·검토하는 자리가 열렸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 15일 오후 3시, 법원·검찰·변호사협회 등 법조 삼륜과 학계, 시민단체 인사를 초청해 이 같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대한변협 공보이사인 이율 변호사가 ‘최고위직 퇴직공직자 등록 및 개업 제한 방안’을 주제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서울고등법원 이종기 판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김기훈 검사, 대한변협 전 인권이사 민경한 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노명선 교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좌혜선 변호사가 참여했다.

대한변협은 지난 2015년 3월 차한성 전 대법관의 개업신고를 반려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4월 신영철 전 대법관, 2017년 2월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개업신고를 반려한바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하여는 ‘사회적 요청에 따른 합당한 제한’이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법적인 근거가 없어 방법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견도 적잖이 제기됐다.

대한변협 김현 협회장은 이 날 개회사를 통해 “그동안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다양한 제한을 규정하고 시도해 왔지만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의 법조비리사태는 끊이지 않아 기존의 방법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제는 ‘전관(前官)’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원·검찰 최고위직들의 변호사 등록·개업을 제한하는 방안만이 남은 상태에서 위헌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조계 전체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현 협회장 / 사진 김주미 기자

이율 변호사, 가능한 안 4가지로 제시

이율 변호사는 지난 2014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전관예우에 대한 설문조사결과를 인용, “설문조사에 응답한 변호사 1,101명 중 89.5%가 전관예우는 존재한다고 답했고, 법원·검찰 출신 변호사 176명 중 64.7% 역시 전관예우는 존재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도 일각에서, 특히 법원에서 ‘전관예우가 없다’고 말을 하지만 최고위직 출신이 사건의 대리인으로 출석했을 때 담당 판사나 검사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 있을 거란 건 자명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위직 퇴직공직자가 보통의 변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정·부당하게 사건을 수임해 법조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가 발표문에 인용·제시한 표에 따르면 한 로펌의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대법원 상고심 사건 수임 건수는 2014년 214건, 2015년 108건, 2016년 4월까지 39건이다.

두 번째로 많은 건수를 기록한 또다른 로펌 소속 전 대법관은 2014년 46건, 2015년 63건, 2016년 4월까지 23건을 수임했다.

평균적으로 건 당 330~440만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는 최근의 변호사 수임료에 비하여 이들의 상고심 사건 수임료는 고액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월 평균 1.69건을 수임하는 것으로 나타난 보통의 변호사들과는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상황을 짚어본 후 해결방안 모색 단계로 넘어갔다. 그는 먼저 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2015년 5월에 발의했던 ‘전직대법원장 등의 공익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살펴봤다. 이 법안은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법안에는 △전직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보수연액의 90% 지급 △전직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에 5급 비서관, 9급 비서 등 인력 지원 △전직 대법원장 등은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사기업체 취업 및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되 공익목적의 법률사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이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있으며 대한변협이 추진하는 최고위직 개업제한과 상이하고 공익활동의 범위 또한 의견이 다르다”며 대신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안을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법원·검찰 최고위직 퇴직공직자에 대해 일정기간 자격등록신청을 제한하는 방안 ▲개업신고를 제한하는 방안 ▲현행 변호사법상 수임제한 조문을 개정해 일정기간 수임을 제한하는 방안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의 판사, 검사장급 이상의 검사 직에 있던 자에 대해 차등을 두는 방안 등이다.

이율 변호사는 “법조계가 이 같은 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전관예우 척결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해결하고 공정·투명한 사회로 나아갈 입법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 김주미 기자

이종기 판사, “등록·개업 제한보단 해당 비리변호사를 강하게 처단해야”

서울고등법원 이종기 판사는 이율 변호사의 주제발표 내용 중 “일부 외국에는 전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부분에 대해 “‘전관 자체가 없다’와 ‘전관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조사한 자료에 따라 반론을 제기했다.

즉 이율 변호사가 ‘전관이 없는 국가’로 예시한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전관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은 전관 자체가 없어서가 아니라 굳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제도적 정비가 잘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판사는 또한 이 변호사가 ‘퇴직 대법관의 로펌 취업 및 수임 건수’ 자료를 제시한 데 대하여 “올해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중 퇴직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고, 이제는 퇴직한 고위법관이 다시 1심법원으로 가서 소액사건을 맡도록 하는 제도를 시작했으므로 그런 현상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판사는 “세간에서 문제되고 있는 전관예우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전관이 관련된 경우는 반도 안 되고, 오히려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그것을 이용한 경우”라며 “해당 변호사들에 대해 변호사협회는 단순 징계를 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전관예우 근절의 의지로 이런 변호사들이 더 이상 활동을 못하도록 강하게 처단한다면 (전관예우 근절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기훈 검사, “등록·개업 제한, 헌법과 충돌 여지 커”

서울동부지검 김기훈 검사는 고위직의 등록·개업 제한이 헌법적 가치와 충돌할 여지가 크다며, 문제될 소지가 있는 부분들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먼저 그 같은 조치는 판검사 아니면 변호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직업 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넘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김 검사는 “퇴직 2년 내 변호사개업을 금지했던 구 검찰청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헌재의 입장을 생각할 때 이 같은 제한 역시 위헌적 소지가 있다. 이런 제한을 두는 쪽보단 본인이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문제가 되도록 제도를 잘 정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자격제도의 본질을 훼손할 염려다. 변호사법 제4조는 법에 의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가 변호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퇴직 공직자라는 이유로 이를 막으면 자격제도를 둔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는 시각이다.

다음으로는 판검사의 직에 있던 변호사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택권을 제한받는다는 것.

끝으로 그는 “변호사법 제27조가 변호사일 것을 조건으로 공익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는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촉진하는 조항인데 법원·검찰의 퇴직자들이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음으로 인해 공익활동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사진 김주미 기자

민경한 변호사, “3년 간 개업신고 제한이 가장 현실적”

전관비리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한 변호사로 소개된 민경한 전 대한변협 인권이사는 이율 변호사가 제시한 안 중 두 번째인 ‘3년 간 개업신고 제한’에 동조의 뜻을 보였다.

그는 그 안(案)에 대해 제기되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가능성에 대하여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변호사법 제31조에 의한 수임제한,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의한 취업제한 등과 비교해 볼 때 과잉금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변호사법 개정으로 이 같은 제한을 둠과 동시에 퇴직 공직자 스스로가 명예를 지키며 그 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후배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일익을 담당케 하거나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제공하는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한 기회로는 발제자가 제시한 조정센터장, 공증인 근무, 인권옹호 단체의 공직취임 이외에도 시군 판사, 상임 조정위원, 대학 석좌교수, 시민단체 법률상담, 판례 평석 및 법관련 책 저술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민 변호사는 퇴직 공직자들에게 퇴직 후 생계와 기본적 품위유지를 위한 비용을 지급하자는 주장에는 반대했다.

다른 부처 장관 및 최고위직 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면서 별도의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것과 형평에 맞지 않고, 대법관 포함 판사 34년 근무시 연금 실수령액이 480만원이라는 점, 퇴직 후 마련된 기타 직책을 수행하면서 약간의 보수를 수령할 수 있는 점 등을 생각하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노명선 교수, “전관예우, 사람이 문제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이자 법조윤리협의회의 등록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검사 출신 노명선 교수는 변호사의 등록이나 개업신고 제한보다는 더 큰 틀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전관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이들의 선택을 제도나 법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변호사 등록·개업보다 더 보람있게 여겨질 결정을 스스로 하게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

그는 또한 일찍부터 ‘서초동 0.917’이라는 공저를 통해 지적해 온 바 “전관예우는 제도적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는 인식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변호사의 재산목록 1호는 ‘인맥’이어서, 그들이 자랑하는 인맥이 빙산처럼 사법부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더 이상은 부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하여 노 교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법조윤리가 학문영역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히 변호사법을 해석 보완하는데 그치는 과목이 아니라 법조인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법조윤리과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법조윤리협의회에 몸 담은 입장에서 법조비리의 원인 및 관련데이터 수집에 대한 체계가 미비한 점을 지적하며 법조윤리협의회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토로했다.

따라서 그 동안 이루어진 법조비리의 유형과 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데이터 분류 기준 및 체계를 마련, 법조비리의 패턴을 분석·모델링하여 법조부조리 경고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좌혜선 사무국장, “전관 출신 변호사의 지식·통찰은 공공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좌혜선 사무국장은 “전관예우는 그 뿌리가 연고주의라는 점에서 비단 법조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판사들은 성실하고 공정하게 판단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전관예우를 있다고 믿는 점, 또 그에 편승해 이득을 누리려는 변호사들이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법조계라는 특성상 그 폐해가 가벼울 수는 없다고.

좌 변호사는 한편 “전관에 대한 고액의 수임료와 성공보수 등은 실제 사건의 품이 그만큼 많이 든다거나 전관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서는 아니라고 본다”며 “‘전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인식이 그렇게 지나친 대가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좌혜선 변호사는 이율 변호사가 제시한 안 중 세 번째인 ‘변호사법상 수임제한 조문을 개정해 일정기간 수임을 제한하는 방안’에 동조의 뜻을 보였다.

또한 독일, 중국, 러시아, 노르웨이 등에서 두고 있는 ‘법왜곡죄’를 신설해 재판을 집행함에 있어 일방에 유리하게 한 판사들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좌 변호사는 변호사 선임계 미제출이나 사기에 의한 수임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법조윤리협의회의 권한 강화 및 인적 구성의 다양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녀는 “솔직히 내가 속한 단체에도 전관 출신 변호사가 와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국민 대다수가 같은 입장일 텐데, 전관 출신 변호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훌륭한 사회적 자산”이라며 “이러한 공공재를 사회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퇴직 이후 이들의 진로를 사회가 다양하게 고려하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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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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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래 2017-06-16 23:39:16

    일목요연한 기사, 법에관해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인 제가봐도 이해가되네요
    이율 변호사님이 언급하신 네가지 방안도 무척 관심이 가구요! 다만, 연금을 받으시는 최고위직까지 가진 법조인분들은 전관, 대형로펌에 입사하는것을 5년정도(1개 정권기간) 제한하는대신 개인 변호사사무실 개소는 2년정도뒤 가능, 정도는 어떨지...하는 그냥 일반 국민으로서의 생각이 듭니다. 연금,급여등 고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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