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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무부의 탈검찰화 필요하고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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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5  19: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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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무부의 탈(脫)검찰화’의 요구가 거세다. 법무부 주요 보직을 행정관료로 대체해 법무부를 탈검찰화·문민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가 법무부 고위직을 장악하면서 검찰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현재 현직 검사 또는 검사장들이 법무부의 실·국장급 이상의 주요 직책 10개 중 9개를 독식하고 있다. 과장급 이상 직책도 전체 64개 가운데 32개를 검사들이 차지한다. 검찰 등에 대한 감사를 맡는 감찰관을 비롯해 기획조정실장, 법무실장, 검찰국장 등 주요 요직과 검찰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인권국장,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 등도 검사 출신이 들어간다. 검사가 아닌 실·국장급 공무원은 교정본부장 한 명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검찰을 관리·감독해야 할 법무부의 요직을 검사들이 차지하고 있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독과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의 법무부 장악의 문제는 우선 법무행정의 비(非)전문성, 비(非)연속성을 꼽을 수 있다. 파견 검사들은 법무부에서 1∼2년만 근무하다 검찰로 복귀하게 돼 전문성을 쌓거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법무행정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행정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부서장의 근무 기간이 짧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저하된다.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들이 승진이나 주요 보직 이동을 위한 경력관리 수단으로 여기는 동안 국가의 법무행정은 제자리걸음만 하게 되는 꼴이다. 결국 검찰 인력들이 핵심 보직을 차지하고 중요한 결정을 대신한 탓에 내부 역량도 제대로 축적하지 못한 것이다.

또 법무부 내 주요 요직을 모두 검사가 차지하다 검찰로 복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법무부는 검찰의 이익을 위한 ‘이익집단화’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얼마전 있었던 ‘돈봉투 만찬사건’이 검찰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법무부의 검찰화는 일반직, 전문직 공무원의 기회를 박탈하는 문제점이 있다. 검사들이 주요 보직을 모두 꿰차고 있다보니 일반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는 다른 부처에 비해 현저히 적다. 심지어 법무부 과장까지도 대부분 검사들이 맡고 있어 과장으로 승진할 기회가 거의 없고, 게다가 국실장으로 승진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같은 고시로 행정직 공무원으로 법무부에 들어가도 파견 검사들이 모두 고위직으로 가는 바람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법무부 내에서는 과장 이상 승진이 불가능한 것은 심각한 불공평 구조다.

검찰을 견제하고 지휘·감독해야 할 법무부가 검찰과 청와대를 잇는 매개 역할을 하면서 정치검찰을 양산했고, 국정농단을 방조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제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일이다. 법무부 탈검찰화는 그동안 검찰개혁 현안 가운데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보다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다. 법무부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지만, 검사 파견 형태로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한 탓에 이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한 상황에서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더욱 긴요한 현안이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여러 검찰개혁 과제 가운데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가장 먼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다행이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 직후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강조한 데 이어, 지명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이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안경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인권 정책 최고 전문가로서 소신과 추진력, 그간 법무·검찰 개혁 참여 경험 등을 토대로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국정과 우리 국민 생활에 법치주의와 인권존중 정신과 문화를 확산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자 발탁은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 탈검찰화’ 약속을 이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 현직 검사의 파견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다. 하루속히 법무부에 불필요한 검사들의 보직을 없애고 원래 취지에 맞게 국민을 위한 법무행정의 부처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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