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발칸반도의 시작, 알바니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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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발칸반도의 시작, 알바니아②
  • 제임스리
  • 승인 2017.06.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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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둘째 날, 오늘은 알바니아 위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로 가기 위해 일찍 서둘러야 했다. 알바니아는 그저 거쳐가는 경유국가로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이번 여행에서는 그리 많은 관심을 쏟지 않았다.

일단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 시내를 한번 둘러 보았는데, 반나절이면 충분할 정도로 규모가 작고 도시 전체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보였다.

무엇보다 먼저 당황한 것은,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반듯한 종합 버스터미널이 없는 점이었다. 버스는 행선지 별로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길거리 정류장에 잠시 정차했다가 시간표에 따라 그냥 떠나 버리기에, 나는 버스노선을 알아보기 위해 시내에 있는 여행안내소를 간신히 찾아갔다.

이곳에서 A4사이즈 용지로 만든 버스시간표를 구해, 정확히 어느 버스는 어느 곳에서 타는지를 몇 번이나 확인한 후 해당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갔지만 도무지 버스를 찾을 길이 없었다.
 

▲ 티라나 시내 건물 벽화

영어로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행인들에게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버스정류장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삼삼오오 모여 내 앞을 지나가던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있어서 그 여학생들 도움으로 다행히 버스 타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정말로 지루하게 차도를 달리던 버스는 약 2시간 정도 털털거리면서 달린 후에 북부에 있는 제 2의 도시인 ‘슈코더’에 도착했다. 이곳은 오히려 수도인 ‘티라나’ 보다 좀더 활기차 보였다.
 

▲ 슈코더 카페거리 모습

마침 지나가는 20 대 청년에게 다음 버스 편을 알아 보았는데, 영어가 통하는 김에 이번 알바니아 여행에서 궁금했던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물어 보았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알바니아의 부패한 현 정권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래서 알바니아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것이었다.
 

▲ 슈코더 시내의 모스크 전경

그 청년과 헤어진 후, 시간관계 상 ‘슈코더’ 버스정류장에서 가까운 곳부터 찬찬히 탐방했다. 몬테네그로로 넘어가는 버스 편을 알아보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시간표를 확인 해보니 지금으로부터 약 6시간 후에나 버스가 있었다.

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정류장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택시기사들과 한 시간 가량이나 흥정을 했는데, 마케도니아 국경까지 40유로를 달라는 것을 20 유로에 합의를 한 후, 그가 모는 벤츠 택시를 타고 겨우 국경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택시기사와도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 그가 핸드폰으로 자기 대학생 딸을 바꿔 주어 그 딸이 중간에 영어로 통역을 해 준 덕에 겨우 흥정을 한 결과였다.

국경으로 가는 길은 제법 아스팔트가 잘 깔려 있어서 지금까지 다녔던 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편안한 느낌이었다. 택시로 이동했는데, 잠시 후 멀리 몬테네그로(‘검은 산’이라는 뜻)란 이름 그대로, 실제로 검은 산들이 산맥을 형성하면서 내 앞에 광활하게 나타났다.

택시는 약 40분 정도 달려 알바니아-몬테네그로 국경에 도착했다. 문제는 택시기사는 나를 내려 주면서 떠나기 전에 약속한 20유로가 아닌 40 유로를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마음이 약해지면서 40유로를 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고 택시를 타기 전에 합의한 20유로를 주면서 단호한 표정을 지었더니, 그가 마지못해 지폐를 뒷주머니에 넣고는 오던 반대방향으로 택시를 되돌려 돌아갔다.

이곳 국경지역은 다른 유럽국경보다도 더 쓸쓸하게 마음에 와 닿았는데, 나는 정신을 차리고 일단 몬테네그로로 넘어가는 몇몇 차량들과 함께 약 10분 정도 국경검문소에서 한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 몬테네그로 국경을 향해 가는 길

검문소 직원은 내 여권을 쫙 펴서 사진이 나오는 부분을 인식기에 대고 조회한 후, 이상이 없으니 바로 통과하라고 손짓을 해서 나는 마치 영화장면처럼 터벅터벅 걸어서 국경을 통과했다.

국경을 통과하면서 고개를 돌려 알바니아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문득 스쳐가는 생각은 영화팬들은 잘 알겠지만, ‘알바니아 마피아’가 영화 ‘007 시리즈’나 ‘Taken(테이큰)’에 악당으로 단골 등장한다는 점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에서 직접 겪었던 순박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괴리감에 왠지 모를 짠한 감정부터 먼저 느껴졌다.

마피아의 나라? 천만에…그것은 영화를 만들어 내는 미국 ‘할리우드의 상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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