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차근욱의 'Radio Bebeop'(141) - 한 번뿐 이니까.
차근욱  |  gosilec@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6.13  13:46:1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차근욱 공단기 강사

전에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 한동안 유행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YOLO(you only live once)’가 많이 유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뭐, 유행이란 금방 바뀌니까.

‘이생망’은 윤회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겠지만, YOLO는 현세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윤회에 그리 큰 믿음을 주고 있지 않아서, ‘전생’이나 ‘후생’같은 개념은 살면서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개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 본인의 무식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변치 않고 있다고나 할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되도록 확인한 것의 우선순위가 아주 조금 높을 뿐이다.
 

   

YOLO를 이야기할 때 지금만을 생각하며 당장의 즐거움을 추종하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한데, 아마 그런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요즘 YOLO가 전에 없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며 무조건 참을 것을 무언중에 강요해왔던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글귀가 있는데, 그 중에 ‘당장 한다’라는 메모가 있다. 경험상 ‘나중’은 기약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인데, 어찌 보면 그 메모를 적어 놓은 마음이 아마도 YOLO와 좀 유사하지 않나 싶다.

우리네 인생에서 마주하는 매 순간이 사실 우리가 경험하는 처음이지 않나. 모든 역할과 모든 기회가 익숙할지는 모르지만, 사실은 처음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한번 지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인생이 애닯기도 무섭기도 한 것이 아닌가. 지나버린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므로.

그래서 사람을 대할 때는 항상 이 생에서 마지막 만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일을 할 때에도 다시는 할 수 없을 것으로 각오한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떠 세상과 마주할 때도 내 삶의 마지막 순간으로 생각한다. 유서도 매달 한 통씩 쓰고 있다. 인생사 혹시 모르는 것이니까.

어두운 이야기는 아니다. 유서라고 해 봤자 얼마 되지 않는 소지품들을 누구에게 줄지, 어떤 분께 어떻게 감사드리는지에 대한 이야기 정도이다. 혹시 유해가 남아있다면 유해는 화장한 뒤, 수목장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과 함께.

주어진 시간도 소중하고 만나는 사람도 감사하고. 인생이라는 것이 워낙 빨리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욕심내어 무엇 하겠나. 금방 다 놓고 다시 가야 할 텐데. 그래서 살면서 한 순간이라도 더 후회 없이 살자는 뜻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감사하려 노력한다.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더 한계까지 노력하고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내게 YOLO는 그런 의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즐기는 것이 게으르거나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은 한번 뿐이고 지금 이 순간도, 이 젊음도 한 번 뿐이니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애써야 한다. 하지만 반면에 그렇게 매 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만큼 다가올 앞날을 준비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금방 나이 들고 금방 기력은 쇠할테니 미리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고단해 질지도 모르니까.

YOLO란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 보다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지금 더 고민하고 지금 더 감사하고 지금 더 도전하고 지금 더 준비하기 위한 삶의 태도로서.

지금 재미있는 것도 좋고 지금 더 많은 체험을 하는 것도 좋고 지금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의 범위 내에서. 나는 YOLO를 그렇게 이해했다. 그래서 신나고 재미있게 인생을 즐기는 것만이 YOLO적 삶이 아니라 더 고민하고 더 준비하는 모습도 YOLO라고.

그렇게 보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꼭 YOLO와 다르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인생은 한번 뿐이니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더 준비하고 지금 더 노력하라는 말씀이야말로 세월을 겪어내신 분들의 체험담이니, 그야말로 귀 기울여야 할 말씀이랄까.

요즘 ‘세대갈등’이니 ‘불통’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다를 리 있나. 그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이지. 그러니 우리는 더 경청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더 궁금해 하고 서로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해야 하지 않을까.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자세, 나이가 많든 적든 그러한 인생에 대한 예의가 담겨 있는 말이 YOLO일 테니까.

차근욱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이산 2017-06-13 17:59:25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올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개똥철학과 다름없다.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의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기존의 과학이론을 모두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아무도 반론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수학으로 복잡한 자연을 기술하면 오류가 발생하므로 이 책에는 수학이 없다. 올바른 과학이론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신고 | 삭제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