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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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7.06.09 12: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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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김주미 기자] 널리 회자되는 감동적인 시, 함석헌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가 가만히 떠오르는 요즘이다.

혹자는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한 우주가 내게 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 엄청난 무게감을 잘 담아낸 표현이라고 느낀다.

기자의 나이를 나타낸 숫자가 ‘3’으로 시작된 지는 몇 해가 됐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4’자로 시작될 날도 한번씩 미리 그려보며 마음의 준비를 하곤 한다.

결코 짧다고 할 수는 없는 여러 해를 살아오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본 결과, 각 사람이 주는 무게감은 다 다르더란 생각을 갖게 됐다.

그렇기에 함석헌 시인이 말하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란 것을 절감하고 있다.

함석헌 시인은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통해 이런 사람을 그려내고 있다. 만 리 길 가면서 내 가족을 맘 놓고 맡길 사람,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린다고 생각될 때도 믿어지는 단 한 사람,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나보단 네가 살아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이 세상을 위해 꼭 존재해야 되는 사람, 그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로 위안이 되는 사람, 온 세상이 부추겨도 그가 아니라고 하면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런 사람...

물론 이런 사람을 ‘가진다’는 것은 혼자 호감을 갖는 차원이나 몇 번 대화해 본 관계와는 다르다. 그 사람과 내가 마음이 맞는 정도를 이를 것이다. 그러려면 나 역시 그런 사람을 가질 만한 자격이 돼야 함은 당연하다.

대학 신입생 때 이 시를 처음 접하고 여러번 거듭 읽어내려가면서 기자가 가졌던 생각은 ‘이런 사람과 친구가 되려면 나부터 속이 여물어야겠구나’였다. 나아가 ‘누군가에게 나도 이런 사람으로 생각되고 싶다’는 열망까지 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 주와 어제, 멘토링 행사 취재를 다녀왔다. 지난 주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로 열린 여성 선후배 변호사 간 멘토링 행사를, 어제는 한국법학원이 주최하는 선후배법조인 만남 행사가 열린 강원대 로스쿨에 다녀왔다.

이런 자리가 감동인 이유는 당사자들에게 굉장한 기회가 주어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웬만해서는 자신과 연령대가 비슷한 사람들과만 교류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또 처한 환경이 비슷하고, 생각이 엇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어울린다.

멘토에게든 멘티에게든, 선배에게든 후배에게든, 살아온 궤가 많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는 그 현장은 앞서 인용한 혹자의 표현대로라면 ‘다른 우주와 만나는 자리’다. 어찌 굉장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하지만 로스쿨 재학생 신분에게는 어쩌면 그 행사의 의미가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시험의 부담이 더 막중하기 때문이다.

몇몇 로스쿨생들이 법조 선후배와의 만남에서 학점 관리법이나 공부했던 기본서, 공부시간이나 과목별 전략을 중요하게 물었던 것도 그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특별한 연결고리 없는 후배들을 위해 열린 가슴으로 다가온 대선배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일면식 없는 사람들의 멘토로 자처하고 나선 사람들로부터는 당장 필요한 소소한 팁을 얻는데 그치기보다 인생의 인연을 만난다는 기쁨으로 임할 때 그 의미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법조계는 대체적으로 이런 만남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생들이나 청년법조인들은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만나게 될 때 함석헌 시인이 말하는 ‘그런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나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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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는거야 2017-06-10 22:43:02
무슨 소리를 쓰고 있는거야 도대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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