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15)-권력생존의 비밀(權力生存의 秘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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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15)-권력생존의 비밀(權力生存의 秘密)
  • 강신업
  • 승인 2017.06.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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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맹자(孟子)는 좋은 정치는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하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역사 속에서 훌륭한 인물을 찾아 그들의 삶과 학문을 연구하여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그들을 모르고서 어찌 훌륭한 사람이 되려 한단 말인가. 훌륭한 역사적 인물이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그가 처해 있던 시대를 고찰해서 자신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얼마 전 퇴임한 미국 44대 대통령 오바마는 2008년 취임 때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을 닮으려 했다고 한다. 오바마는 링컨에게서 통합의 리더십, 케네디에게서는 변화의 리더십, 킹 목사로부터는 평등의 리더십을 배우고자 했다. 오바마는 퇴임을 앞두고 “힘들고 고립감을 느껴 연대감을 얻고 싶을 때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마틴 루터 킹,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의 책을 읽으며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역사를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가 중에서는 프랭클린 루즈벨트(미국 제32대 대통령)를 좋아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에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루즈벨트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뉴딜(New Deal)로 대공황을 극복한 루즈벨트의 과감한 개혁정책에 매료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공무원을 대거 채용해서 청년 실업을 해소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상은 루즈벨트가 공공사업을 벌여 실업을 구제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일 수도 있다. 모르긴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좋아하는 정치인은 루즈벨트 외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책을 수행하다가 힘들고 어렵고 답답할 때가 오면 오바마처럼 루즈벨트든 다른 누구든 존경하는 정치인들의 책을 찾아 읽는다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라는 자리는 일순간도 편한 자리가 아니다. 청나라의 강희제(康熙帝)는 “역대 황제들 중에서 간혹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을 두고 역사책에는 지나친 방탕에 빠져 기력이 쇠했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방탕해서 그랬다기보다 정무를 보는 일이 너무 힘들고 벅차 수명이 짧아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집안의 가장노릇 하기도 벅찬 데 하물며 한 나라의 수장 노릇을 하는 것이 어찌 그리 만만한 일이겠는가.

대통령은 정치를 잘 하기 위해 책에서는 역사상 위대한 인물을 만나야 하듯, 현장에서는 국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려야 한다.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를 알기 위해선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까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비결도 결국은 국민들과의 소통이다. 오바마는 ‘어린아이들의 아빠요 오빠’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아이들과도 소통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외국 정상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어찌 보면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과의 만남과 소통이다. 다만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모든 사람을 만날 수도, 모든 사람의 말을 들을 수도 없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이나 내각의 각료들과 수시로 만나 격의 없이 토론하고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빌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야당의 지도자나 야당 국회의원들과도 자주 만나 비판적인 의견을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대통령에게 가차 없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의 존재다. 중국 최고의 군주로 일컬어지는 당태종은 태자로 책봉되고부터는 당대의 학자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책에 묻혀 살았고, 황제가 된 뒤에는 자신이 혹시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가차 없이 지적하도록 간언을 장려했다. 위징(魏徵)은 당태종에게 가장 신랄하고 적절한 간언을 하여 소위 ‘쓴소리의 황제’라 불렸다. 당태종이 ‘정관의 치(貞觀의 治)’라 불리는 선정을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위징 같은 비판적 조언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인물과의 소통, 국민과의 소통, 그리고 충실한 비판자와의 소통은 대통령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또 그것이 오바마가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오바마 만큼만 소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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