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중도포기 없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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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중도포기 없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 정인영 기자
  • 승인 2017.06.07 10: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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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정인영 기자] 기자가 고시생일 때 마음만큼 실력이 붙지 않아 낙담하고 좌절할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 것들이 있었다.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운동도 하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면 귀갓길, 일부러 돌아가는 노선의 버스 뒷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들으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효과(?)도 좋고 공부를 하지 않는데서 오는 죄책감이 덜 했던 것은 좋은 시나 글귀들을 찾아 읽고 필사해보는 것이었다.

시험에 임박해 긴장이 극에 달해 망쳐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포기하고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마다 ‘포기만 안 해도 중간은 간다’, ‘중간만 가면 합격이다’ 이 말을 주문처럼 외며 근근이 버텼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합격해서, 진정어린 합격수기를 써서 많은 수험생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리면서 수험기간을 보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수험생으로서는 실패했지만 다른 형태로 지면을 통해 작은 바람을 이룰 수 있게 돼 어느 한 켠 기쁜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부끄럽고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은, 나약한 스스로를 마주하며 시시때때로 시험에 들기도 한다.

이렇게 수험생일때나 지금이나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은 습성은 여전한 걸 보니, 그것이 처한 상황 때문이 아닌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이란 것을 절감하게 된다. 이렇게 ‘어리석고 부족하고 나약한’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위로하기 위해 또 여러 글귀들을 찾아 읽다가 중용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오늘 두 번째로 이 글을 원문 그대로 수험생들에게 소개하려 한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필사해서 독서실 책상에 붙여놓아도 좋을법한 그런 글이다.

준비하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초조하고 불안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왔는데 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 나와서, 또는 올해 시험에 불합격했는데 다음 시험을 준비하려고 보니 막막해서, 또 다른 여러 가지 불운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찾아오는 등 수험기간 중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올 때마다 중용의 글귀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정진하기를 바라본다.

‘포기만 안 해도 중간은 간다’, ‘중간만 가도 합격이다’ 시험을 마치는 순간까지 이 말을 되뇌며 중도포기 없이 끝까지 해내 꼭 합격의 열매를 맺길 기원한다.

널리 배우십시오. 자세히 물으십시오. 신중히 생각하십시오. 분명하게 사리를 분변(分辨)하십시오. 돈독히 행하십시오.

배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배울진대 능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묻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물을진대 알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생각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생각할진대 결말을 얻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분변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분변할진대 분명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행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행할진대 독실하지 못하거든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십시오. 과연 이 호학(好學)역행(力行)의 도에 능하게만 되면, 비록 어리석은 자라도 반드시 현명해지며, 비록 유약한 자라도 반드시 강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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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지 2017-06-07 11:19:03
비도 오고 시험도 얼마 안 남아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했는데 힘이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귀가길(X) -> 귀갓길(O)입니다. 공시생 직업병이니 이해해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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