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과목과 대동소이..13일까지 원서접수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헌법, 민법, 형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상법, 부동산등기법 등 법학을 전공하는 이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과목들이다.

이는 법원에서 근무하는 5급 사무관을 선발하는 법원행정고등고시의 시험과목이다. 여기에 영어능력검정시험(토익 기준 700점 이상), 한국사능력검정시험(2급 이상) 성적만 갖추면 응시할 수 있다.

지난 60여년간 법조인 선발 역할을 해 왔던 사법시험이 올해 12월 31일을 끝으로 폐지되면서 실력있는 기존의 법학전공자들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통한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거나 5급공채 법무행정직, 검찰사무직, 국회 입법고등고시, 법원행시, 법무사시험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실무분야 전문가를 꿈꾸는 법학도들에게는 법원행시가 유난히 주목된다. 타 공직에 비해 법원사무관은 이론을 바탕으로 실무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데다 법원 근무환경에도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까. 과거 사법시험 준비생들도 대거 응시했던 것이 법원행시였고 일부는 사시, 법행 양과 합격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이 때,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친 후 법원사무관으로 근무한 뒤 변호사로 나서는 진로는 꽤나 이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로서도 법원행시는 5급 법무행정직과 마찬가지로 구미가 당기는 시험이다. 설령 변호사시험을 합격하더라도 취업난이 가로막고 있고 공무원 변호사경력채용도 계약직 6급이 현실이다. 사무관으로서의 첫 출발은 분명 경쟁력 우위에 서게 된다.

본보 취재에서도 로스쿨 출신 중 5급 법무행정직 합격 후 공직으로 진출한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법학적성시험(LEET)와 유사한 공직적격성평가시험(PSAT)에 익숙하고 여기에 한국사능력만 가미하면 승산 있는 시험이라는 인식이다.
 

로스쿨생들에게 법원행시가 오히려 더 매력적이고 합격가능성도 높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사 대체시험을 제외하고는 1, 2차 시험 모두 변호사시험에 포함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법무행정”, 연중에는 “법행이나 응시해 볼까”라는 의지를 다지는 로스쿨 재, 졸업생들을 자주 접하게 하는 이유다.

실제 한 로스쿨 재학생은 “동료 학생들 사이에서도 행시 법무행정직, 법원행시가 오르내리고 있다”며 “몇몇 학우들은 몰래 준비하는 것 같지만 학사과정을 따라가느라 워낙 바빠서 집중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 것으로 안다”면서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고시촌에 만난 로스쿨 졸업생 김 모(31)씨는 “변호사시험에 2번이나 불합격해서 대안으로 이번 법행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 변호사시험 응시 후에는 곧바로 5급 법무행정직에도 응시해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금년 법원행정고등고시의 응시원서 접수가 2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유효 영어능력과 한국사능력시험 성적을 갖고 있으면 지원, 응시해 보는 것도 향후 진로 설정에 후회없는 선택이 될 듯싶다. 준비가 덜 된 로스쿨 저학년, 또는 졸업생이라면 내년 시험에의 도전을 기약해 보는 것도 좋다.

한편 이번 법원행시는 법원사무직 8명, 등기사무직 2명 등 10명가량을 최종선발할 예정이다.

원서접수에 이은 1차시험은 8월 26일 시행되며 합격자는 9월 14일 발표된다. 이어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2차시험이 치러지며 11월 28일 합격자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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