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사법연수원 변호사 멘티·멘토 화합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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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사법연수원 변호사 멘티·멘토 화합의 장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7.06.01 14: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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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변호사회, 선후배 매칭 프로그램
멘토 29명, 멘티 81명 총 110명 연결 돼
이찬희회장 “알면 사랑한다, 어우러지자”
이은경 여변회장 “지식, 경험 많이 쌓길”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지난 달 31일 오후 2시,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선배 변호사들과 새내기 변호사들을 멘토와 멘티로 매칭하는 멘토링 행사를 가졌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현성 사무총장은 “신입변호사들이 점점 변호사로서 자리잡기 힘들어지는 요즘의 상황에서, 먼저 그 시기를 지나온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버팀목이 되기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의 의의를 설명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지난 달 처음으로 시작, 당시 60여명의 멘토와 멘티가 매칭된 바 있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상당한 유익과 만족을 얻었다며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길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한 달만에 프로그램을 다시 개최, 이번에는 여성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했다.

멘토로는 연수원 19기부터 39기, 변시 1,2회 합격자들로 총 29명이 참여했고, 멘티는 변시 6회 합격자들이 주를 이뤘으나 변시 4,5회 합격자 뿐만 아니라 사법연수원 45기 수료생도 포함하여 총 81명이 참여했다.

매칭은 멘토 한 명 당 두세명의 멘티로 연결됐다. 미리 배정된 장소에서 각 그룹 혹은 두세 그룹이 결합하기도 한 소그룹 모임 형식으로 자유로운 대화를 가졌다.

▲ 매칭된 멘토와 멘티들이 그룹별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 김주미 기자

취재 결과 이 날 참석한 멘토와 멘티들은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으며, 이 행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멘토로 참여한 조현욱 여성변호사회 수석 부회장은 “그 동안은 학생이면서 로스쿨생이었을 멘티들이 이제는 스스로 서야 하는 변호사가 되었다. 이들의 앞길이 앞으로는 각자의 선택과 결정대로 만들어질 것이기에 멘토로서 이들이 신중하게 인생을 잘 펼쳐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울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녀는 또한 “신입 변호사들이 IQ, EQ 뿐 아니라 무엇보다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높지 않은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변호사시장”이라며 진심어린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이사인 김지영 변호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조언만 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더 잘 알아가기 위해 참여했다”며 “갈수록 참 우수한 분들이 변호사시장으로 나오는 것 같다. 멘토로 참여했지만, 오히려 제가 멘티분들께 배워갈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임지영 변호사는 “이 자리에 오니 제가 신입변호사로서 막 첫발을 뗐던 시기가 생각난다. 여성변호사는 여성이기 때문에 더 고충을 겪게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그래서 더 의지할 대상을 필요로 한다. 그 때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 그 때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말해주고 싶어서 준비를 많이 해왔다”며 “이런 자리에서 후배 변호사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쁘고,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뜻을 전했다.

한편 멘티로 참여한 한 신입변호사는 “일단은 제 얘기를 하기보다 선배들의 말을 잘 들으러 왔다”며 “아직은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이지만 이렇게 도와주시려는 선배들을 보니 큰 힘이 된다”며 웃어보였다.

이찬희 회장 “분열로 얼룩졌던 변호사회, 모일수록 하나될 것”

이 날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과거에 비해 그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여성변호사들은 이제 변호사회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의 업무와 사회활동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이며,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도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여변 관련 화두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날 멘토링 프로그램이 특별히 여성변호사들에게 집중된 것도 이러한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인사말을 전하는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 사진 강미정 기자

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개업변호사 2만여명 중 24%인 4,700여명이 여성회원이다. 서울회 1만 4천명의 회원 중에서는 여변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숫자는 연수원 1기부터 19기까지 전국적으로 여성 개업 변호사수가 16명으로 전체의 0.7%, 서울회에서는 개업한 여성변호사가 단 3명으로서 전체의 0.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급격한 증가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 뿐 아니라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많은 노력들이 여성변호사 전체의 발전에 기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찬희 회장은 지난 4월 26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 북콘서트에 연사로 나선 ‘통섭의 과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말을 인용·재해석해 ‘알면 사랑한다’는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간에 ‘로스쿨의 아버지’라고 불리우기도 했던 이찬희 회장은, 사법시험 존치 대립이 극에 달한 때 로스쿨 일원화를 주장하며 전면에 나서 상대측으로부터 심한 공격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기존의 법률가들에 비하면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어 여린 순 같았던 로스쿨 변호사들은 분명히 약자였다. 힘으로도, 수적으로도 우세한 선배변호사들이 후배들을 향해 근거 없는 멸시와 야유를 퍼붓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분열을 매듭짓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멘토링 프로그램도 그 일환이다. 연수원 출신이든 로스쿨 출신이든 서로를 알면 사랑하게 돼 있다. 서로 더 잘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만나고, 모이고, 대화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 계획이다”라는 뜻을 전했다.

이은경 여변 회장 “정확히 보고 정확히 알기 위해 스스로 낮아지자”

이 날 본격적인 멘토링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이은경 여성변호사회 회장이 신입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법과 인권’을 강의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이기도 한 이은경 회장은 1991년 임관돼 11년 간 판사생활을 했던 재조 출신이다.
 

▲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법과 인권'을 강의하고 있다. / 사진 강미정 기자

이은경 회장은 “이보다 더 내려갈 수 없다고 이야기할 만큼 법조인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추락해 있다. 신입 변호사들 중에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해 왔는데 이런 대접을 받아야해?’라는 생각에 울분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땅에 떨어져 있으니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이 때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역할과 의미가 완전히 새롭게 정립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그녀는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 데 시선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는 개개인의 노력 이상으로 법조인들이 대우를 받던 시대며, 그것은 막 신분제 사회를 벗어나 아직까지 국민 의식에 신분제적 사고가 남아있던 점과 근대화에 접어든지 얼마 안 됐던 시대상황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즉 합당한 대우가 아닌, 과도한 대우였다는 것.

이 회장은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보면 대충만 볼 뿐 구석구석 자세히 볼 수 없다. 우리가 정확히 보고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우리 스스로 낮고 겸손한 자세를 취할 때 사회가 바라보는 법조인의 모습은 새로 쓰여질 것이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편 이은경 회장은 요즘의 시대를 ‘인권 인플레이션, 권리 인플레이션 시대’라고 표현했다. 인류는 점차 법 이전에 당연하게 존재한다고 생각됐던 인간의 권리 영역인 자연법적 권리를 부인하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을 실정법에만 온전히 맡기려는 경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그녀는 2002년 독일에서 일어난 인육 광고 사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나에게 먹힐 사람’이라는 피고인의 광고에 430명이 지원했고, 실제로 먹히기 위해 그의 집에 찾아간 4명 중 3명은 도망치고 한 명이 살해돼 인육이 됐던 사건(일명 아르민 마이베스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독일의 법원이 내린 첫 판결은 8년 6개월에 불과한 징역형이다. 일방적이 아닌 촉탁살인이라는 시각에서다.

이은경 회장은 이 대목을 집중 비난했다. “기계적인 법적용과 기계적 인권개념만 있고, 진정한 인권에 대한 고찰이 없는 대표적 사례”라는 것.

그녀는 “인공지능이 법률가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가 논의되는 이 시점에, 진정한 인간의 가치와 인권을 지키는 역할은 우리들이 스스로 하며 지켜나가야 한다. 변호사로서 법이 허용하는 많은 권리들을 주장하며 의뢰인을 위해 싸우게 되겠지만, 기계적인 법적용에만 매몰되지 말고 늘 ‘무엇이 진정 옳은가’를 탐구하는 변호사들이 되어야 한다.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시점부터 변호사들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 회장은 신입 변호사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많이 쌓기 위해 ‘닥치는 대로’ 찾아다니며 배우라”고 조언했다. “보고 듣고 겪어서 생긴 경험이 많아야 통찰이 생기고 변호사는 그 통찰에서 실력이 나온다”는 것.

“다만 그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통찰이 생겼을 때에는 역설적으로 경험을 비워나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절대성을 부여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그 때가 바로 폐쇄적이고 편협한 사람이 되어가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 사진 김주미 기자

특별히 여성변호사들에 대하여는 “다이아몬드가 최고로 여겨지는 이유는 금이 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남의 평가와 비난 등에 쉽게 상처받는 사람이 아니라, 다이아몬드처럼 상처 나지 않으면서 내면이 아름답게 빛나는 여성변호사들이 되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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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17-06-01 18:58:02
표를 받기위해 한쪽 법조인들의 편에서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오신분이 화해화합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까 로스쿨을 없애자는 것도아닌데 사시존치 반대하는것까지는 뭐 백만번 양보해서 개인의견이라 그럴수있다고 쳐도 ,그러면서 로스쿨이 더 우월한제도라는 모순된 소리는 그만하시길 ㅋㅋㅋㅋㅋ"로스쿨은 사시보다 우월한제도지만 사시와경쟁하면 망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 2017-06-01 16:32:29
어떻게 로스쿨 입학한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많은걸 가르쳐 주시네요.

그렇게 음서로 들어간 이들에게 뭘 가르쳐서 얻으시려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급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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