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 유럽소국 몰타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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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 유럽소국 몰타 ④
  • 제임스리
  • 승인 2017.05.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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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시간이 다되어 고조 섬 관광을 마친 후 크루즈는 고조 섬 인근에 있는 코미노 섬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바다 빛깔이 푸르다 못해 코발트 색깔을 뿜어내는 천혜의 섬이라 그런지 수영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 수도인 발레타 전경

크루즈 선장은 약 두 시간의 여유를 주면서 이 섬에 크루즈 승객들을 내려 놓았는데, 바닷가 쪽으로 눈을 돌리니 이미 다른 크루즈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따가운 지중해 햇빛을 만끽하면서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 역시 이런 기회를 놓치기 싫어 급히 가판대에서 수영복과 타월을 구매한 후, 바위 틈에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지중해에 몸을 담갔다. 그 동안 그 수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이런 여유를 느끼기는 수 년 전 쿠바에 갔을 때 카리브 해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잠시 여유를 부렸던 적 말고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 코미노 섬의 모습

오후 늦게 크루즈 여행이 끝나자마자 나는 숙소로 바로 달려가서 옷을 갈아 입고 부지런히 시내버스를 타고서 역사가 자그마치 3천년이나 된 몰타의 고도였던 엠디나로 향하였다. 지금 늦게라도 이곳에 가지 않으면 어쩌면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차창 밖을 보니 벌써 가는 길이 어둑해지면서 바깥은 이미 컴컴해졌다.

약 한 시간 걸려 도착한 엠디나는 육중한 성곽으로서 물샐 틈 없는 구조로 세워져 있었는데, 이슬람 문화가 살짝 섞여 있어서 그런지 묘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곳은 기사단이 발레타로 입성하기 전 로마 통치하에 있던 몰타의 수도로서, 몰타 섬 한 가운데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 성 요한 교회 전경

1700년경 ‘성 요한 기사단’에 의해 발레타가 형성된 이후 모두 엠디나를 떠나 신도시인 발레타로 가버리는 바람에, 이 도시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 해서 ‘고요한 도시(Silent City)’라는 별명이 붙었던 곳이다.

9세기에 건설된 석회암 성벽이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묵묵히 서있었다. 컴컴한 성곽 안으로 들어서니 좁은 골목길들이 미로처럼,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는데, 이렇게 만든 이유는 성으로 적이 침입했을 경우 적으로부터의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천년의 시간 동안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과 바람을 견디기 위해 외벽에 덧칠한 올리브기름이 라임 빛깔 석회암에 스며 은은한 광택을 발하기에, 밤에 비치는 야간 불빛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엠디나 성곽 주변으로 자리잡은 라밧은 서민들의 거주 공간으로서 몰타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동네다. 라밧 시내에 있는 ‘성 바울 카타콤’은 바울이 라밧에 사는 동안 머물렀던 지하 동굴로서, 이후 사람들은 로마의 기독교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이곳에 숨어살다 생을 마감하여 묻혔다고 전해진다.

미로와 같은 성 내부의 골목길들을 이리저리 다니다 이내 길을 잃게 되는 그러한 시행착오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밤이 너무 깊어 결국 발레타 시내로 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칠까봐 버스 정류장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 발레타 버스터미널의 분수대

정류장에서 겨우 잡아탄 버스는 꾸불꾸불한 도로를 따라 약 한 시간 정도 걸려 다시 발레타 시내로 무사히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성당에서는 마침 성대한 결혼식이 열려 잠시 결혼식을 지켜 보았는데, 모두들 이방인인 나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환대를 베풀었다.

다음날은 새벽에 ‘에어 몰타’로 이곳을 출발하여 로마-비엔나-도쿄를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가는 머나먼 비행 일정이 아직 남아 있었기에, 일찍부터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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