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 기고] 로스쿨의 현안과 개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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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기고] 로스쿨의 현안과 개선 과제
  • 이형규
  • 승인 2017.05.19 15:5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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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먼저 법률저널 창간 1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인터넷 매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하여 대규모 일간지의 경우에도 ‘종이신문’의 발행이 어려운데, 법조 직역에 관한 시사뉴스와 각종 고시정보의 전문지로서 꿋꿋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법률저널’에 찬사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법조 직역의 현안에 관하여 독자들에게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최근에 법률저널에서 많이 다룬 기사 중의 하나가 로스쿨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에 설립된 전국 25개의 로스쿨들은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을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학전형의 공정성, 고액의 등록금, 로스쿨교육의 적정성,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합격인원 및 변호사의 취업문제 등이 자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안 중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고액의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하여는 상당한 수준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변호사시험과 관련 선택과목 시험제도, 합격률 및 실무교육 강화 등에 대하여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은 입학전형과 관련하여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2017학년도 입학전형부터 모든 로스쿨이 철저하게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했습니다. 우선 법학적성시험, 학부성적 및 외국어성적 등 정량평가의 비중을 강화하고, 평가요소별 실질반영률과 환산방법을 공개하여 수험생이 지원한 로스쿨 입시에서 자신의 점수가 얼마인지 스스로도 알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특히 논란이 되었던 서류평가와 관련 입학서류에 부모와 친·인척 등의 신상 기재를 금지하고, 무(無)자료 면접을 실시하도록 했으며, 선발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로스쿨은 등록금이 비싸서, 돈 없는 사람은 다니기 어렵다는 비난이 있었습니다. 이에 로스쿨은 2016년 기준으로 사립대 등록금을 15% 인하하고, 국공립대의 등록금을 5년간 동결하였으며, 모든 대학이 등록금 총액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였습니다. 로스쿨에서는 특별전형을 통해 의무적으로 선발하는 경제적 취약계층 및 장애인 학생들이 매년 130여명씩 입학하고, 이들을 포함하여 전체 로스쿨생 6000여명 중 약 900명이 전액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한 푼도 안 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로스쿨에 입학하면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장학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로스쿨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우선 변호사 시험과목 중 선택법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시험과목은 민사법, 형사법, 공법 및 선택법입니다. 선택법은 국제법, 국제거래법, 노동법, 조세법, 지적재산권법, 경제법, 환경법 등 7개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과목 간에는 난이도, 출제범위와 학습분량 및 응시자 수 등 현저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특정과목의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사회적 수요에 따른 법률전문가의 양성과는 동떨어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변호사시험에서의 선택과목 평균 응시자 현황을 보면, 국제거래법이 40.3%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환경법 23.8%, 노동법 17.5%, 경제법 9.9%, 국제법 3.3%, 지적재산권법 3.1%, 조세법 2.1% 순이었습니다. 이것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분야의 법률가 수요와는 무관하게 어느 과목이 시험공부에 유리한지에 따라 결정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로스쿨 학생들이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분야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택과목을 시험 대신에 이수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으로서 로스쿨 교육과정에서 배운 법률지식과 실무능력을 검정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고, 일정한 점수 이상을 취득하면 합격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변호사 시험은 정원제 합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합격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체 응시자 대비 합격률 추이를 보면 1회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87.15%였지만, 그 후 점점 감소하여 올해 시행된 6회 합격률은 51.44%로 하락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로스쿨생들이 시험과목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로스쿨 도입 취지가 변질되고 있습니다. 로스쿨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응시자 대비 60% 수준의 합격률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변호사업계가 포화상태이므로 로스쿨의 정원과 변호사합격자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은 것이지, 취업을 보장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송무 위주였던 변호사의 업무영역을 앞으로 다양하게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사법연수원 출신들보다 실무능력이 뒤진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도적인 차이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려면 4년 이상 법학을 공부하고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체계적인 실무연수교육을 받기 때문에 수준 높은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법연수원 운영비용은 연수원생의 급여를 포함하여 500억원 이상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왔습니다. 그러나 로스쿨생들은 3년의 로스쿨 교육과정 중에 스스로 ‘실습과정’을 이수하고 변호사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로스쿨 졸업생의 실무경험은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로스쿨생들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에서 체계적인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실무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면 관계로 로스쿨의 모든 현안을 다루지 못하여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 로스쿨은 제도적 개선과 함께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충실한 법이론 및 실무교육을 통하여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법률저널 창간 1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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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안되는소리네 2017-06-03 13:32:56
어차피 로스쿨 개혁은 로스쿨 내부에서 실현불가능하다
개혁이란건 내부적으로 할수있는것이 아니다
그저 변시 합격률이나 올려달라고 떼쓰는 로스쿨 교수들은 변호사의 직업적 가치가 어찌되든말든 자기네 에게 유리한 방안만 주장하는것뿐이다

결국 변호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추고 경쟁력을 갖추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11 2017-05-22 19:42:32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도 로스쿨은 대한민국의 교육 역량을 소모시키는 명백한 정말 말도 안되는 제도라는 겁니다.

법학적성검사를 실시해서 학생들을 선발한다고는 하면서, 정작 법학적성검사 점수가 높은 학생이 로스쿨 졸업후 변호사 시험은 더 낮은 점수가 나온다는역상관관계 통계수치를 보고서도, 갖10년밖에 안됐으니 엉망인거라고 핑계댈겁니까?사시생들이 법학적성이 낮아서라서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지 않으면 로스쿨 입시 자체가 허물어지는 지금의 현실이부끄럽지도 않은겁니까? 그냥 노래잘하는 순으로 뽑아도 역상관은 안나올겁니다

kkk 2017-05-22 16:51:25
로스쿨 재학생들 힘내세요.
로스쿨 학교운영 및 교육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일반국민들에게 로스쿨 홍보가 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로스쿨에 관심만 있으면 사시 보다 월등 재정부담 없어 좋고, 서민들에게 좋은제도로
무상장학금 많이 지원되고 기숙사등 혜택만은데 로스쿨 졸업하고 변호사 활동하시는분들
혜택받았으면 사례 많이 알려주세요 일반인들도 알지

DD 2017-05-22 16:40:35
정부가 수급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잘못되었습니다. 자격시험화로 운영한다고 했으면, 자격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합격시켜줘야 하고, 그렇게 되면 학교도 정상화되고 시장에서도 법률서비스가 더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시장에서는 고액변호사 수임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크고, 면단위에서는 아직도 변호사가 없는 실정인데 변호사 수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기득권 층의 방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로스쿨 협의회 회장하시면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형규 이사장님 팬입니다. 더 힘내세요!

- 로스쿨 재학생

DD 2017-05-22 16:37:40
실력만 있으면 돈 한푼 없이 다닐 수 있는 로스쿨이라 사시보다 낫네요. 돈 없어서 로스쿨 못 다닌다는 건 풍문인거 같습니다.

로스쿨 교육과정 개선보완을 통해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완화하고 다양한 선택, 특성화 과목을 활성화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말씀은 동의합니다. 법을 개정해서 조속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경우 정부가 2,000명을 인가해줬으면 더 높은 합격률이 되어야 하나, 50%까지 떨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의사고시의 경우 90% 이상으로 합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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