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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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82)
  • 박준연
  • 승인 2017.05.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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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과 로펌

다른 전문교육과정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 로스쿨에 대해서도 실무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대학 졸업 후 다른 사회 경험 없이 로스쿨에 진학한 후 졸업 후 바로 로펌에 취직한 신입 변호사의 경우에는 법학 교육뿐 아니라 업무 연락을 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등 반드시 변호사에 한정되지 않는 일반 실무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신입 변호사의 진로는 다양하고, 취직 후 공식적, 비공식적 직무 훈련이 필요불가결하다는 것, 로스쿨 본연의 목적을 고려하면 로스쿨은 학문적인 훈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로스쿨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 아니든 로펌 생활의 "미리보기"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험상 로스쿨 생활은 저글링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종종 된다. 처음 로스쿨에 입학하고는 공부만 충실히 하면 되겠구나 싶은 시기가 있다. 물론, 유학생의 경우에는 미국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과제가 추가된다. 하지만 1학년 가을학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1학년 봄학기가 끝난 후 여름방학 때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그 일이 졸업 후의 진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하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봄학기가 끝나고 두 번째 기말고사를 마치고 한숨돌릴만 하면, 로스쿨 로리뷰와 로저널 편집에 참여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여 지원을 할 마감 기간이 다가온다. 그리고 방학의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내고 일하는 기간을 마치면, 다음 학기 준비뿐만 아니고 2학년 여름방학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많은 경우 2학년 여름방학 기간 중에 실시되는 학내 인터뷰(on campus interview)를 통해 2학년 여름방학의 일자리를 찾고, 이는 졸업 후의 취업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로펌 업무에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안건 하나만을 담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은 이 일에 집중해서 완성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다른 업무 연락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클라이언트 안건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도 회사의 행정 업무 등 다른 신경 쓸 일도 있다.

따라서 로스쿨도 로펌도, 주어진 다수의 과제를 그 중요성과 긴급한 정도를 고려하여 처리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즐겁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로스쿨 졸업 후 시간이 꽤 흐른 선배 변호사들도 다들 로스쿨 생활이 힘들었다고 치를 떨지만, 유학생에게는 추가적인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예전 회사의 선배 변호사와 2-3주 밤늦게까지 재판 준비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로스쿨이나 로펌이나, 다들 똑똑한데다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책망을 듣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변을 봐도 이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가지가지이다. 취미활동에 몰입하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반대로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 또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로스쿨에선 기말고사를 마치고 짧게 한숨 돌릴 시기이다. 다른 과정에 비해 긴 로스쿨의 여름방학도 한숨 돌리면 바로 다음 과제가 찾아온다. 짧지만 달콤한 휴식의 시기, 그리고 다음 단계를 준비할 시기이다.

*법률저널 창간 19주년을 축하드립니다. 흔히 10주년, 20주년을 성대하게 축하하지만, 19라는 숫자는 앞으로의 더 큰 발전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합니다. 외무고시 준비를 하며 신림동에서 접했던 법률저널에 매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연재를 잘 읽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만큼 법률저널의 독자층이 두텁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독자들의 다양한 관심과 요구에 부응한 법률저널의 계속되는 성장과 발전을 기대합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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