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윤의 로스쿨 이야기 21 / 변호사시험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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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의 로스쿨 이야기 21 / 변호사시험편 6
  • 문덕윤
  • 승인 2017.05.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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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시험에는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합격자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합격이라는 사건이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야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여, 혹은 상황이 좋지 못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인생은 깁니다. 단단한 마음을 가지신 사람은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해도 거기서부터 스스로를 점검하고 다스리는 계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번의 도전에서는 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시험의 초시 합격률이 80%에 가까운 반면, 재시 이상의 합격률이 30%대로 내려가는 것은 두 번째 도전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고문을 작성해주신 B씨는 그 30% 대의 확률을 뚫은 과정에서 많이 성장했고, 더욱 단단해지셨습니다. 이 글을 읽는 재도전자들 모두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는 법률저널의 창간 19주년이기도 합니다. 19년의 역사는 신문사에게도 긴 시간의 기록일거라 생각됩니다.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이 인생이었을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전문지로서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좋은 언론이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제6화 : 변호사시험에 재도전자를 위한 응원과 조언

OOO 변호사
제4회 변호사시험 낙방,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 당신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얼마 전 2017년도 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발표가 있었다. 올해의 합격률은 작년과 비슷한 50%대 수준에서 머물렀다. 반대로 말하면 나머지 50% 정도의 사람들은 올해 변시를 응시하고 합격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칼럼을 읽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변호사시험을 떨어지는 것이 이전보다는 더 어렵지 않아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7년도 시험을 응시한 후 약 3달간의 휴식기를 가지고 있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합격을 하지 못한 좌절감은 상당히 클 것이다. 주변에서의 실망스러운 시선, 혹은 그러한 시선에 대한 두려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염려, 심지어는 왜 내가 로스쿨을 들어왔을까하는 후회, 경제적 고민 등 다양한 생각이 합격발표 이후로 재수생들을 괴롭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인해 너무나 크게 작용해서 공부를 할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실의에 빠져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고민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당신 혼자이거나 소수가 아니라 무려 전체 응시자의 50% 정도의 사람들이며, 아직 당신에게는 기회가 남아있다. 최선을 다했으니 충분하다는 자기위안과 합리화에만 빠지는 것도 물론 위험하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좌절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내년에 변호사시험을 같이 치르게 될 경쟁자들은 당신과 같은 변호사시험 재수생뿐이 아니라, 로스쿨 내에서 공부에 정진 중인 재학생들도 포함되어 있기에, 빠른 좌절 극복은 결국은 당신의 내년의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첫 시험에서 비교적 큰 점수 차이로 좌절을 맛보았으나, 두 번째 시험에서는 총점 기준 100점이 넘는 점수가 상승하여 안정적인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다. 이는 비교적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시점이 빨랐던 덕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분들 중 내년에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할 분들이 좌절을 빠르게 극복하고 일어나기를 바라며, 다시 치를 2018년의 변호사시험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2.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심도 있게 분석하고, 부족했던 과목부터 시작해보자.

좌절을 하는 분들과는 달리, 이번에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한 것이 단순히 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심정적으론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고, 자신의 멘탈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다음 변호사시험에서 또다시 다른 운과 같은 요소가 작용할 여지를 배제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실패한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종합적으로 실력이 부족해서 합격이 실패하였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한 두 과목이 당신의 점수를 당신의 합격을 좌절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합격하지 못한 원인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당신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당신의 올해 변호사시험 성적표이다. 어떤 과목이 부족했는지, 그리고 그 과목의 선택형(객관식), 사례형, 기록형 중 어떠한 파트에 대한 대비가 특히 부족했는지 당신의 점수를 통해서 분석해 보고, 어떤 과목부터 공부할 지에 대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필자가 처음 실패한 변호사시험의 성적은 총점에 비해 30점 가까이 부족한 점수였기 때문에 사실 총점만 놓고 보면 아쉽다고는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필자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랜 명언에 따라,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분석부터 확실히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처음 치른 제4회 변호사시험에서 여러 과목 성적이 고루 좋지 않았지만, 특히 선택 과목의 점수가 좋지 않았다. 선택 과목 점수만 놓고 보면 간신히 과락을 면한 정도의 점수였기에, 그러한 선택 과목 점수만 평균이상의 점수를 맞았다면 잘하면 합격을 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기에 다시 치르게 될 변호사시험에서는 선택 과목에서 괄목할 만한 점수의 상승을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마음을 잡고 변호사시험 공부를 시작할 무렵 선택 과목 공부부터 조금씩 시작했다. 참고로 필자는 제5회 변호사시험에서는 선택 과목에서만 전년 시험 보다 3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이 점수의 상승은 다시 치른 변호사시험에서의 합격을 이끌어 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점수를 잘 받지 못했던 과목들 중 가장 큰 점수의 성장이 기대되는 과목부터 먼저 공부하는 것은 당신의 합격을 위한 좋은 접근 방법이라고 본다. 참고로, 필자 뿐 아니라 시험을 치른 많은 분들이 느끼는 바겠지만, 선택과목 점수가 생각보다 적은 점수가 아니기에, 이 부분의 점수 상승은 당신의 합격을 이끌어 내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또한 선택과목의 경우 대부분 다른 과목에 비해서 유형도 사례형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범위도 적은 편이기에 가장 짧은 시기에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한편, 선택과목의 공부가 상대적으로 적어보인다고 생각하다가 뒤로 미루게 되면, 결과적으로 막판에 가서는 다른 과목 공부에 바빠 선택과목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선택과목 점수가 좋지 않았다면 아직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지금 이 시기에 선택과목부터 먼저 천천히 준비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3. 어떤 책으로 공부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합격을 위해서는, 실력과 요령(소위 말하는 ‘스킬’)이 모두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실력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당연한 말이지만, 실력을 기르기 위해 공부를 하려면 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당신의 책장에는 너무나 책이 많다. 혹시나 재시를 하게 될 것을 대비해서, 혹은 합격을 하더라도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고 남겨둔 책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냥 일단 버리지 않고 쌓아둔 책이 너무 많은 경우가 많다. 그 중에 어떠한 책으로 공부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 책으로 대비하고자 하는 부분이 특히 어떠한 부분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기본서를 선정할 것인지, 어떠한 요약서를 선택할 것인지를 정하면서 동시에 유형별로 선택형과 사례형, 기록형은 각각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한 것이다.

우선 기본서인데,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어떤 기본서가 좋은가를 떠나서 기본서 자체가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 공부하는 성향이나 효율에 있어서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를 수 있는 문제기는 하지만, 필자가 재수생 합격자 분들과 이야기 해 본 결과 공통적으로 나온 결론은 확실한 기본서를 정해 놓고 그 기본서를 반복 학습하는 것이 좀 더 안정적이고 편한 마음으로 변호사시험에 임할 수 있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너무 두껍고 작은 글씨로 이루어진 기본서보다는, 가독성이 좋은 기본서가 눈의 피로도에 있어서 더 장시간 학습하기에 편하기에 이러한 기본서를 추천하고 싶다.

기본서를 몇 번 정도 훑어보았더라도, 막상 시험에 가려면 떨리기도 하고, 시험을 치르는 동안 두꺼운 기본서를 챙겨가서 그것만 보고 있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부족하고 마음도 급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수험생들에게 요약서가 필요하다. 필자도 마지막에 가서는 결국 요약서를 샀고, 시험장에 요약서를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우선 민사법의 경우, 연수원에서 제작한 요건사실론 교재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유용한 요약서라고 생각한다. 요건사실론 각주에 있는 판례들은 선택형에도 자주 지문으로 등장하지만, 사례형이나 기록형 준비에 있어서도 어떠한 문제가 나오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요건사실과 항변사실을 떠올리고 이를 풀어낼 수 있도록 반복하여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법과 형사법의 경우에는 민사법의 요건사실론 교재와 대비될만한 교재는 없어서 결국 학교에 특강 오시는 분께서 나눠주시는 특강 교재를 요약서로 삼았다.

4. 유형별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앞서 기본서와 요약서 등 공부할 책을 선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과목별·유형별로 어떠한 유형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그런데 과목별 공부방법의 경우, 앞서 어떠한 책으로 공부할 것인지를 정하는 문제가 결국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으므로, 책을 잘 선정하는 것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고, 재시생이라면 졸업을 위해서라도 지난 3년간 각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하여야 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였을 것이라고 보고 생략하고, 필자가 생각하는 유형별 공부 방법에 대해 작성해 보려 한다.

선택형 문제의 대비에 있어서는 기본서를 공부하면서 동시에 진도에 맞춰서 선택형 기출문제를 풀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선택형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첫 시험 때에는 3학년 2학기에 들어서야 기출문제를 모두 풀어보았는데, 그것은 선택형 기출에 있어서 기출 지문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한 탓이었다. 재시 때에는 선택형 문제를 진도별로 모두 풀어보고 틀린 문제들을 하나하나 비교하면서 풀고 모범답안과 비교하다 보니, 어떠한 지문이 주로 선택형 시험에 주로 출제가 되는지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선택형의 경우 출제되는 지문 중 상당수가 중요한 판례로서 어느 정도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에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선택형 기출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풀어보고, 헷갈리거나 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선택형 문제의 경우에는 최신 판례가 지문화되는 것을 자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올해 후반기에는 최신 판례를 요약한 책을 사서 최신 판례에 대해서도 학습할 필요가 있다.

사례형의 경우 별도로 사례집을 사서 볼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지금까지 총 6회의 변호사시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쌓인 기출문제들과 함께 모의고사 사례형 해설서들을 보면서 주요한 쟁점들이 무엇이었는지 한 번 검토해보고, 이러한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직접 써보면서 학습하는 것이 사례집을 고르는 것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변호사시험의 사례 문제의 경우 최단시간에 쟁점을 추출하여 작성해내는 요령은 물론 문항별 배점을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인 시간과 분량의 안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시간을 정해두고 써보고 모범 답안과 비교해 보는 방법으로 연습을 해볼 필요가 있다.

기록형의 경우에는 다른 어떠한 유형보다도 특히 기출문제 학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례형 대비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정해두고 직접 시간을 재서 작성해보고, 모범 답안과 비교해 보는 연습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특히 기록형이 점수를 올리기에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보고, 이 부분 학습을 재시 준비 기간 초반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몇 명의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구성하여 시간을 정해두고 목차부터 구성해보고, 실제로 써보는 시간을 가지고, 모범답안과 비교하는 등으로 연습을 거듭한 결과 기록형을 임하는 데에 있어서의 시간 관리나 메모 방법을 체득할 수 있었다.

5. 맺는말

필자가 제안한 공부 방법들은 필자가 변호사시험을 두 번을 준비하면서 실제로 체험하고 주변의 경험과 비교하여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에 대하여 작성한 것이지만,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재시생이라고 해서 초시생과 합격의 방법이 특별히 다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재시생들이 유의해야 할 것은 이번 실패의 경험을 단순한 좌절의 대상이나 끔찍한 기억으로만 남겨두지 말고, 다음의 성공을 위한 자산으로 삼아, 일어설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변호사시험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변호사시험 기간이 실제로 어떠한지를 경험하였다는 점만으로도 중요한 자산이다. 이 글을 읽은 재시생들을 포함한 수험생들이 2018년도 제7회 변호사시험을 잘 치르고 내년 이맘때에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활짝 웃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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