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06 19:05 (금)
신희섭의 정치학-시민들은 문재인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상태바
신희섭의 정치학-시민들은 문재인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 신희섭
  • 승인 2017.05.12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경쟁이 끝났다. 봄에 치른 대선 경쟁은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결론이 났다. 사전투표율이 26%나 나오면서 20년 만에 80%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못내 아쉽게 투표율은 77.2%에 머물면서 경쟁은 끝이 났다. 5명의 다자 경쟁구조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인 면도 있지만, 누구 하나 딱 맘에 들지 않고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도 애매하여 투표장으로 오는 것을 막기도 한 듯하다.

5자 경쟁의 결과는 문재인후보가 당선되었지만 2002년 대통령선거이후 대통령들이 받았던 40%후반대의 득표율에서 추락하여 41.1%로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는 다자경쟁에서 의미있는 득표율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2007년 선거결과와 유사하나 득표율을 가지고 보면 1위 이명박 후보가 48.67%로 거의 과반수에 준하는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2007년 선거의 5자 구도와는 다르다. 이때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26.14%, 무소속의 이회창 후보가 15,07%,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5.82%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3.01%를 확보하였다.

민주화이후 선거에는 다자 경쟁이 주를 이루었다. 양자 경쟁으로 치러진 2012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경쟁을 제외하면 항상 제 3의 후보가 있었다. 1987년 김영삼 후보(득표율: 28.03%)와 김대중 후보(27.04%)와 김종필 후보(8.06%)가 경쟁을 하면서 4자 구도를 이루었다. 1992년 선거에서는 정주영 후보(16.31%)가 3위를 하였고 박찬종 후보(6.37%)가 4위를 하였다. 1997년 선거에서는 이인제 후보(19.20%)가 제3의 후보였고 미미하지만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민승리 21의 권영길 후보가 1.13%를 얻었다. 2002년 선거에서는 권영길 후보가 3.89%를 확보해 제 3 의 후보 중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그간 대선의 결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의 대선이 양자보다는 다자적 경쟁이 주를 이루었다. 둘째, 민주화 이후 박근혜 전대통령이 51.55%로 득표하기 전까지는 어떤 후보도 50%이상의 절대적인 과반수를 넘기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대 대선은 이런 결과들의 종합판이다. 1위 문재인 후보가 41.1%, 홍준표 후보가 24.0%, 안철수 후보가 21. 4%, 유승민 후보가 6.8%, 심상정 후보가 6.2%를 득표하여 5자 경쟁을 보여주면서 1위가 41.1%로 당선되었다. 게다가 득표 내부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경북, 경남, 대구지역에서만 홍준표 후보에게 밀리고 다른 모든 지역에서 1위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지역주의도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니 1987년 선거에서 지역주의 다자경쟁과도 달랐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의 이념 스펙트럼을 쭉 늘린 결과를 보여준다. 수구정당에서 보수정당과 중도정당과 진보와 급진정당들이 현저하게 구분되면서 선명한 경쟁을 했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 당이 민주당 호남인사들을 영입하여 교섭단체를 구성한 다당제를 만든 것과는 다르다. 물론 이번 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어찌 될지는 알기 어렵지만 민주화 이후 가장 특이한 다당제와 정당간 경쟁을 보였다.

이 결과들에 기초하여 볼 때 들게 된 질문이 있다.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한국 시민들의 요구는 무엇일까? 유권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50%를 넘기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과 대표성이 약한 대통령이라는 구조적 제약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탄핵을 이끈 거리의 정치 열기를 감안할 때 선거라는 제도정치에서 보여준 투표율 77%는 대선과 제도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높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문대통령에게는 장애물이다. 진보와 보수가 선명성경쟁을 하면서 대선 끝까지 완주했다는 것은 이념 간 타협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표이다. 그런데 박전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 77%의 지지자들이라는 수치는 새로운 대통령이 수행할 정치에 대한 기대는 높다는 지표이다. 게다가 비선과는 정치를 하면서 참모들에게는 대면보고도 받지 않았던 외로운 전임대통령의 이미지는 문대통령이 소통을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결론. 유권자 기대는 높다. 그런데 제약조건은 많다. 여기에 오작동을 한 청와대와 정부를 고쳐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러니 문대통령은 참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돌아오는 유권자들의 평가는 짤 것이다. 아주 특별한 정책을 만들지 않는 한 좋은 평가로 역사에 남기 힘들 것이다. 물론 전임자가 깔아둔 판이 있어 기본 이상의 평가는 받겠지만.

문대통령은 급한 판에 소방수가 되었다. 그래서 이곳 저곳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 상황을 개혁할 것이다. 지지자와 반대파들 모두 여러 가지 요구를 할 것이다. 통합이 시대화두로 되어있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들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지워지지 않는 노무현전대통령의 그림자까지 따라다녀 적대적인 세력들을 설득해가려면 할 일의 부담이 크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5년이라는 주어진 역사에서 정확히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너무 외연을 넓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통합은 지향해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소통은 겸손함을 가지고 그리고 진실함을 가지고 다루어야 하지만 다양한 세력사이에서 소통이 특정 정치적 결과까지를 강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너무 많은 공약은 기대가 높은 유권자들에게는 사탕처럼 달콤하겠지만 임기후반기로 가면 지도자 자신에게 돌아올 부메랑의 날카로운 칼 끝이 될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에 다시 국가 체계를 구성하는 것 만도 쉽지 않다. 차기 정부가 운영할 국가의 그림을 다시 그리거나 그 논의를 구체화하여 새 틀을 넘겨주는 것만으로도 이번 정부가 역사에서 수행할 역할은 충분하다. 이 단순한 목표는 미국과 중국사이의 외교적 입장정리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제약식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한국의 경제 시계를 빨리 돌리고 있는 상황도 큰 제약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복이 많은 사람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이 주어진 많은 일들 앞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 말고 정확히 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고 그것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5년 뒤 우리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쓴 이야기의 아름다운 결론을 보고 싶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