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통령 선거, 수험생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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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 선거, 수험생 민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5.01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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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북부경찰청 여경 공채 순경 재시험이 치러졌다. 공무원 재시험 취재는 처음이라 기자도 약간은 “이게 뭐지..당초 없던 시험일정이 다 생기고 일복이 터진건가..” 하는 심정으로 취재 길에 나섰던 것 같다.

재시험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이뤄졌는데 기자가 거주한 곳과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취재에 나서기 전 한숨부터 났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내 소풍간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하나하나 옮겼다.

기자는 취재를 가면서 공무원 재시험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공신력, 공정성을 가장 우선시하는 공무원 시험에서 재시험이 이뤄진다는 게 말이 되나 싶다가도 그럴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 볼수록 기자는 전자에 많이 기울어졌다. 그러면서 수험생들은 재시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궁금해졌다.

기자는 사실 수험생들이 재시험에 대해 매우 반색할 줄 알았다. 어쨌든 지난 시험에서 못 본 수험생들이 훨씬 많았을 것이고 이들이 다시 시험 볼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당연히 재시험 실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취재 후 결과는 기자의 생각을 엎었다.

지난 번 시험을 잘 본 수험생이든, 못 본 수험생이든 수험생 다수가 재시험 실시 자체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생각을 내비쳤던 것이다. 지난 번 시험을 잘 본 수험생들은 당연히 재시험 실시가 못마땅하겠지만 못 본 수험생마저 재시험이 반갑지 않다는 말에 기자는 자못 놀라기도 했다.

재시험을 보면 지난 번 시험을 잘 본 수험생들은 뭐가 되는 것이냐 하는 게 그 이유였는데 기자는 수험생들이 자신보다 상대방을 생각해보는 그 마음이 컸다는 데에 상당히 의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 상대방 말도 들어보지 않고 내가 또 결론을 미리 단정 지었었구나.. 기자는 취재 끝나고 약간의 머쓱함을 안고 귀가 길에 올랐던 것 같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영화의 명대사가 그럴싸해 보여 그저 여기저기 대입만 했지, 사실은 이미 다 결론을 단정 짓고 그 단정 지은 결론이 맞나 안 맞나 관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곧 있을 대통령 선거 결과도 섣불리 예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수험생, 취준생들의 생각을 들어본 후 더욱 그러했다. 이들의 대선 민심은 어떠할까.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적잖은 이들이 아직 후보들 공약도 잘 보지 못했고, 누굴 뽑을지 결정도 못한 모습이다. 하지만 어쨌든 투표는 꼭 할 기세인 듯 싶다.

한 수험생은 “아직 누구를 뽑을지 결정 못했다. 이제 정하려고 한다. 누가 더 많이 공무원을 뽑아줄 것인지, 아무래도 공무원 증원계획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다른 수험생은 “누구를 뽑을지 후보를 정했다. 공무원 증원계획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사회 일자리창출과 경제정책을 수행하는 데 누가 좋을지 그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수험생은 “뽑을 후보가 원래 정해져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바뀌고 있다. 두 명 중에서 고민이다”고 갈팡질팡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당장 공무원시험을 위해서는 이 얼굴을 뽑는 게 맞는데 또 멀리 봤을 때는 다른 얼굴을 뽑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누구를 뽑을지 결정을 못 내렸다는 한 수험생은 “아직 후보들 공약도 제대로 훑어보진 못했다. 후보들 이념이나 성격 같은 건 고려하지 않는다. 취업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었다.

공무원 수험생들은 일자리정책에 민감한 모습이지만 같은 또래인 대학생들의 민심은 약간 달랐다. 한 대학생은 “일자리정책도 중요하지만 다문화,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도 중요하다. 후보들이 대학교를 돌면서 유세를 하고 있는데 언론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 유세현장에서 본 이미지는 많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다른 대학생은 “학교 강당에서 유세 후 학생과 일문일답을 하는데 불리한 질문에는 답을 회피하거나 보좌관들이 말을 잘랐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태도가 불성실해서 친구들끼리 저 후보는 뽑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기자는 이런저런 의견을 들으면서 참 의외라는 생각을 또 했던 것 같다. 뒤도 안보고 무조건 몰아주기식 투표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 말을 들어보면 나름 따질 거 다 따지고 투표를 할 예정인 것이었다.

기자는 이에 또 한 번 결론부터 단정 지은 마인드를 반성했던 것 같다. 여하튼 공무원 수험생, 대학생들의 민심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대선후보들은 남은 기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세하고, 수험생 등 유권자들은 끝까지 숙고해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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