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8)- 대통령성공방정식(大統領成功方程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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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8)- 대통령성공방정식(大統領成功方程式)
  • 강신업
  • 승인 2017.04.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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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선거는 국민을 대표해서 나라를 운영할 자, 국민이 낸 세금을 운용할 자를 정하는 일종의 경기다. 선거는 폭력에 의한 권력의 쟁취라는 전 근대적 방법의 평화적 대체물이라는 속성을 아울러 갖는다. 선거는 또한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승자 독식의 서바이벌 게임(Survival Game)이기도 하다.

선거에서 승리한 자들은 사실 아주 많은 것을 얻는다. 대선 승리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승리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승리를 만끽하며 논공행상(論功行賞)을 행하고 승리에 조력한 자들 역시 적지 않은 전리품을 챙긴다. 선거의 승리자들은 심지어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자신들의 주인인 국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모든 것을 자기들 맘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는 사이 국민은 승리자와 패배자로 편이 갈린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지지자들에게 자리나 이권, 또는 적어도 승리감을 나눠주는 방법으로 자기편을 철저히 챙긴다. 반면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반대했던 세력을 철저히 무시하거나 소외시키고 심지어 개혁에 반대하는 반동세력으로 내몰아 불이익을 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 때 블랙리스트나 화이트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최악의 경우 소위 반대편 부역자들에 대한 보복도 시작된다.

사실상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대선이 끝나면 국민들은 더 이상 평등한 국민이 아니다. 국민은 정권의 전리품을 실제로 나누어 갖는 중심세력, 선거에서 이긴 후보를 계속해서 지지하면서 정신적 친위대가 되는 주변세력,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낙선한 후 원통한 패배자가 되어 5년간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반대세력으로 분화된다. 그리고 이들 세력 간에는 5년 내내 갈등과 반목이 계속된다. 승리한 쪽은 승리의 대가로 얻은 권력으로 소위 자신에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하려들고 패배한 쪽은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복수를 엿본다. 이 때 대통령이 내가 선거에 이겨서 그 전리품을 나를 도와준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데 그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식의 사고를 갖게 되면, 야당이나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여당이나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까지 등을 돌리게 된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국민 모두를 포용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반대 세력까지도 끌어안는 관용의 정치, 반대편 인사라도 능력이 있으면 과감하게 기용하는 대탕평책(大蕩平策)을 펴야 한다. 새 대통령은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큰 산을 이뤘고, 강과 바다는 작은 개울물도 가리지 않았기에 깊어졌다(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불양토양 고능성기대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는 옛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은 대통령 맘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명령은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하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만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특히 국정을 쉽게 운용하기 위해, 또는 자신을 지지해준 일파에 빚을 갚기 위해 편을 가르는 식의 국정운영을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을 반대했던 쪽에 먼저 손을 내밀고, 능력 있는 인사라면 선거에서의 행보와 관계없이 과감히 발탁해서 쓰는 등 당파를 초월한 정책을 펴야 한다. 인재를 두루 구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국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좋은 정책이라면 다른 후보가 냈던 것도 과감히 채택해야 한다. 반면 오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미래를 저당 잡히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지속가능성이 없는 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표를 얻을 목적으로 내 건 포퓰리즘(Populism) 공약도 폐기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일시적으로 채용된 '국민의 제일가는 머슴(First Civil Servant)'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국민이다. 대통령은 이 사실을 한 시도 망각해선 안 된다. 대통령은 국민이 자신에게 맡겨준 권한을 적법하게, 그리고 적정하게 행사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이 성공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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