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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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9)
  • 박준연
  • 승인 2017.04.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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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의 문화

회사마다 사풍이 있듯이, 로펌마다 로펌 문화(law firm culture)라고 불리는 회사마다 다른 분위기가 있다. 이 로펌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취직시 해당 로펌의 문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조직 내부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른 한편으로는, 로펌은 결국 비지니스라서 정작 중요한 시기에는 로펌 문화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2008-09년의 미국발 전세계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 로펌들의 대응에는 각 로펌이 외부에 내세우는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보다는 어떠한 사람들과 어떠한 팀에서 일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까지 여러 회사에서 근무한 것은 아니고, 두 로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지만, 회사를 옮긴 직후에는 두 회사의 분위기 차이를 실감했다. 예를 들면 업무 이메일을 쓰는 방식의 차이이다. 뉴욕이 본사인 예전 회사에서는 다소 건조하게, 필요한 내용만을 간결하게 쓰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팀 구성원이 같은 뉴욕 오피스에 있었기 때문에 필요하면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른 한편, 지금 회사에서는 한 안건에 여러 오피스의 변호사들이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고, 또 직접 얼굴을 본 적은 없어도 자주 함께 일하는 변호사들이 많아서 짤막하게라도 안부인사로 이메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 회사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경우는 한 클라이언트를 다른 로펌과 함께 공동 대리(joint representation)할 때이다. 드물지만 공동 대리를 하는 다른 로펌 변호사들과 함께 회의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변호사들간의 관계, 특히 파트너 변호사와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의 대화를 들으면 회사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이제 "본사 (head office)" 개념을 따로 두지 않고 글로벌 로펌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오피스는 뉴욕이다), 원래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회사인 만큼, 미국 서부해안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회사 분위기에도 반영되어있다는 설명을 많이 한다.

회사별로 다른 문화가 있다면, 그런 문화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특히 전세계에 오피스가 있는 글로벌 로펌에서 회사 문화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하는 것은 흥미로운 문제이다. 큰 로펌의 경우, 오피스별로 상당한 독립성을 유지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우리 회사는 전세계에 통용되는 하나의 회사 문화 ("one firm" firm)를 중요시한다. 큰 조직인데다가 끊임없이 변호사가 채용되고 또 그만두는 와중에서도 회사 문화가 유지되는 데에는 일을 하면서 보고 배우는 부분이 크다. 즉,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동료와 선후배 변호사들과의 관계가 어떠한지, 대면 회의나 이메일은 어떤 식으로 쓰는지를 보고 그걸 무의식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되면서 회사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취업을 고려할 때 그 로펌 분위기가 나한테 맞는지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가. 많이 참고하는 것이 볼트(Vault)사의 조사이다. 지역 및 업무 분야별로 랭킹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로펌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 설문조사를 통해 회사 분위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최신판 볼트 조사의 우리회사 관련 항목을 보면 "구성원들의 친절함(kind people)"을 특징으로 꼽고 있다. 또 면접 과정에서 직접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도직입적으로 그 회사의 문화가 어떤지를 물어볼 수도 있고, 에둘러서 물어보는 표현이지만 회사에서 느끼는 좋은점과 나쁜점에 어떤 것이 있는지, 또 회사를 옮긴 경험이 있는 변호사라면 예전 회사와 비교하여 어떤 부분이 다른지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오피스별로 독립성이 큰 회사라면 보다 중요한 것은 오피스의 분위기, 또 자주 함께 일하게될 팀의 분위기일 것이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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