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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박사의 형법 사례형 판례정리-1
신호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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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1  13: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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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사례형 판례정리”의 연재에 즈음하여....
변호사시험의 사례형 문제들은 판례를 기초로 하여 그것을 약간 각색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사례문제에 대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사례문제의 기초가 된 판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이에 본 원고에서는 사례형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중요하고 기본적인 판례들에 대해서 정확한 사실관계와 논점, 그리고 그 논점에 대한 학설과 판례의 태도를 정리하여 연재를 하고자 한다. 물론 실제의 답안은 이보다 훨씬 압축하여 서술해야 할 것이다. 
 

   











신호진 법학박사, 한림법학원 강사, 고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사례형 판례-1

【사안】 N개발 주식회사 소속 건축기사인 甲은 대표이사인 乙의 포괄적 위임에 따라 아파트 건축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자신의 책임하에 아파트 공사의 시공 전반을 지휘·감독하는 과정에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시공의 순서와 방법을 그르쳐 아파트가 기울어졌다. 구 건축법 제57조는 위와 같은 경우에 법인 이외에 건축주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었는데, 판례는 건축주를 법인의 대표자로 해석하다가, 위 사건에서는 건축주 이외에 당해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도 포함된다고 하여 종래의 해석을 변경하였다. 甲을 건축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가?

<구 건축법>

제54조(벌칙) ①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제5조 제1항 본문, 제31조, 제39조, 제40조, 제41조 또는 제41조의2의 규정에 위반하여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대수선하는 건축주(법인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57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자연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자연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4조 내지 제56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자연인에 대하여도 각 본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태만히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1] 문제의 제기

1. 양벌규정에 의한 수범자 영역의 확대 문제

구 건축법 제54조의 벌칙규정은 건축주 등 일정한 업무주만을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고, 법인의 경우에는 그 대표자가 건축주가 된다. 따라서 본 사건에서 건축공사를 실제로 한 현장소장 甲은 건축주가 아니므로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양벌규정인 건축법 제57조에는 “행위자를 벌하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여기서의 “행위자”를 실제의 위반행위자인 현장소장 甲으로 보아 甲에게도 벌칙규정의 적용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2. 판례의 변경과 소급효금지원칙의 적용 문제

양벌규정에 의하여 벌칙규정의 수범자의 범위를 건축주 이외에 실제의 위반행위자인 현장소장 甲에게도 확장하는 것으로 판례를 변경하는 것은 행위자에게 불리한 판례의 변경이다. 이처럼 판례가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 변경된 판례를 행위시에 소급적용하는 것이 소급효금지원칙에 반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2] 양벌규정에 의한 수범자 영역의 확대

1. 학 설

⑴ 긍정설

양벌규정은 대개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을 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 행위자를 벌하는”이라는 문언에 의하여 종업원 등 실제위반행위자에 대해서도 행위자로서의 신분을 부여함으로써 처벌의 흠결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⑵ 부정설

양벌규정은 행위자를 처벌하는 경우에 법인이나 그 대표자를 처벌하기 위한 규정인데, 독일형법과 같은 명문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벌규정을 근거로 처벌의 공백을 보충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벗어난 유추적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견해이다.

2. 판 례

판례는 ‘양벌규정은 업무주가 아니면서 당해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가 있는 때에 벌칙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적용대상자를 당해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게까지 확장’한 것으로 보아 긍정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3. 결 어

생각건대, 합목적성이 강조되는 행정형법의 경우에는 부정설과 같이 처벌의 흠결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부실공사에 대처할 필요가 있으므로 긍정설이 타당하다. 긍정설에 의하면 업무주는 아니지만 실제의 위반행위자인 현장소장 甲에게도 벌칙규정이 적용된다.

[3] 판례의 변경과 소급효금지원칙

1. 학 설

⑴ 소급효부정설

판례 그 자체는 성문법이 아니지만 사실상 구속력을 갖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 판례에 대해서도 소급효금지원칙을 적용해서 소급효를 부정해야 한다는 견해이다(다수설).

⑵ 소급효긍정설

헌법 제13조 제1항 전단과 형법 제1조 제1항은 제정법을 통한 소급효를 금지하고 있는데 판례는 법원(法源)이라고 볼 수 없고, 대륙법계에서는 선행판례의 기속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법관은 법해석을 본질적 임무로 하기 때문에 판례에 대해서는 소급효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따라서 소급효를 긍정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⑶ 금지착오원용설

소급효긍정설과 같은 이유로 판례에 대해서는 소급효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지만, 다만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존의 판례를 신뢰한 행위자는 금지착오를 이유로 그의 형사책임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⑷ 이분설

판례의 변경이 법적 견해의 변경 때문인 경우에는 법률을 보충하는 법창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만, 판례의 변경이 객관적인 법상황의 변경에 기인한 경우에는 법해석 내지 법발견에 불과하므로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2. 판 례

판례는 ‘판례의 변경은 그 법률조항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로써 그 법률조항 자체가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소급효긍정설을 취하고 있다(大判 97도3349).

3. 결 어

1) 소급효긍정설은 국민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침해한다는 문제점이 있고, 2) 금지착오원용설은 형법 제16조는 법률의 착오를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경우”라고 하고 있는데, 판례를 법령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있으며, 3) 이분설은 법창조와 법해석을 구별하기가 어렵고, 법관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법창조를 한다는 것은 불리한 유추해석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문제점이 있다.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는 데 그 의의가 있는 현대적 의미의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을 고려할 때 소급효부정설이 가장 타당하다.

이에 의하면 비록 양벌규정에 의한 수범자 영역의 확대를 긍정할지라도 변경된 판례를 甲에 대해서 적용할 수 없으므로 甲은 행위 당시의 판례의 입장에 따라 무죄라고 해야 한다.

[4] 문제의 해결

1) 현장소장 甲은 업무주는 아니지만 양벌규정의 수범자영역의 확대기능을 긍정함으로써 실제의 위반행위자인 현장소장 甲에게도 벌칙규정이 적용된다. 그러나 2) 이러한 판례의 변경은 현장소장 甲에게 불리한 변경이므로 이 경우에도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어 불리하게 변경된 판례의 소급적용은 부정된다. 따라서 甲은 불가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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