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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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8)
  • 박준연
  • 승인 2017.04.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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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과 생활비

NYU 로스쿨 밴더빌트 건물 앞 뜰에 핀 목련도 지기 시작하면서 기말고사 준비로 바빠지는 시기가 왔다. 또 로스쿨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이제 입학 허가를 받고 학교를 정하고, 로스쿨 생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어느 지역에 있는 로스쿨에 다니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주거 관련 비용이다. 특히 뉴욕처럼 렌트가 비싼 도시라면 살 곳을 정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NYU 로스쿨의 경우, 학교가 위치한 그리니치 빌리지는 뉴욕 맨하탄에서도 렌트가 비싸기로 악명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비용 절약을 위해 학교에서 먼 곳에 살게 되면 통학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기도 한다. 나는 로스쿨 진학 전엔 뉴욕은 물론이고 미국 다른 도시에서도 생활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로스쿨 3년에다 바 시험 준비기간까지 연장하여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학교와도 가까운 만큼 편리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대신, 주거 공간도 적고 룸메이트가 있으면 생활의 불편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주변의 미국인 동기들은 첫 학년은 기숙사 또는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지역에서 살다가 2,3학년때부터 학교에서 좀 멀지만 좀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생활비를 어느 정도 쓰는지는 해당 지역 물가뿐 아니라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대부분의 로스쿨 웹사이트에서 평균적인 생활비 정보를 게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생활비 중 식비의 경우, 로스쿨 첫 학기에는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이나 행사가 많고 외식을 할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식비 지출이 그리 크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또 생활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교재 구입 비용이다. 수업마다 한 권에 100-200불, 혹은 그 이상의 교과서에 추가로 부교재도 있기 때문에 꽤 큰 부담이다. 1학년 첫학기는 당연히 그래야 하나 싶어서 학교 서점에서 수업 교재를 일괄 구입했다. 그리고 학기말에는 학교 서점에서 교과서 상태를 확인한 후 일정 금액을 주고 되사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분했다. 그 다음 학기부터는 요령이 생겨 로스쿨 내에서 전에 해당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로부터 구입한 후 학기가 끝나면 되팔기도 했다.

또 바 시험 준비 비용도 있다. 바브리(BarBri)를 비롯한 바 시험 준비 프로그램은 로스쿨 재학중에 등록을 하면 졸업 후 프로그램 수강 비용을 조금 할인해준다. 이런 프로그램 수강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고, 이런 프로그램 없이 바 시험 합격이 전혀 불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로스쿨 졸업 후 2-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준비하는 시험의 성격상 거의 대부분이 바브리나 다른 준비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을 준비한다. 또한 많은 로펌에서 신규 채용 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시험 준비 수강 비용과 시험 준비 기간의 생활비를 보조해준다.

이런 지출에 비해 로스쿨 재학 중에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제한적이다. 여름방학 기간동안 서머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그 기간동안 수입이 있을 수 있다. 공익 업무 (public interest) 기관의 서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반드시 수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PILC라고 줄여서 부르는 로스쿨의 공익 법무 센터(Public Interest Law Center)의 지원을 통해 생활비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로스쿨 재학중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은 학업에 특히 긴 시간이 필요한 로스쿨 공부 특성상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재판소에서 익스턴(extern, 수업과 별개로 학점은 받을 수 없고, 보수도 없는 경우가 많아 경험을 쌓기 위해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하거나 회사의 법무 담당 파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어느 정도의 보수도 받는 경우는 없지 않다. 다만 유학생이 학교 밖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고, 로스쿨 졸업 후 취업 비자 신청 기간 중 일을 하는 기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보수의 면에서는 크지 않지만 유학생도 큰 제약 없이 학업에 대한 지장도 최소화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수업 조교(TA)나 연구 조교(RA) 활동이다. 나는 시간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긴 3학년때부터 두 프로젝트의 RA로 일하고, 이 인연으로 졸업 후 회사 시작 전까지 RA로 계속 일하기도 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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